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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국 '대박' 신흥국 '쪽박'… 해외주식형 희비 엇갈려

미국·유럽 펀드 웃고, 남미·동남아 펀드 울고.

 지난해 해외주식형 펀드는 투자 지역에 따라 희비가 크게 엇갈렸다. 미국·일본·유럽의 선진국 펀드들이 오랜만에 동반 비상했다. 미국은 지난해 3분기 경제성장률이 4.1%(연율 환산 기준)를 기록하고, 소비도 살아날 조짐을 보이면서 주가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덕분에 북미펀드는 해외주식형 수익률 상위 15위 안에 5개가 올랐다. 일본펀드(7개) 다음으로 많은 숫자다. 유럽도 이제 바닥을 쳤다는 안도감에 강세를 보였다.

 반면에 신흥국 펀드는 동반 추락했다. 남미(-14.54%)·인도(-6.28%)·동남아(-0.98%)가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미국에서 달러를 푸는 속도를 줄일 것이란 얘기가 나올 때마다 신흥국 주식시장이 휘청거린 탓이다. 중국펀드의 수익률도 4.97%에 그쳤다. 국내 주식형(1.23%)보다는 높았지만 투자자들의 기대에는 못 미쳤다. 지난해 2조4023억원이 중국펀드에서 빠져나갔다. 대신 선진국 주식의 비중이 높은 글로벌주식(4055억원)펀드와 유럽(2036억원)·북미(342억원)펀드로 돈이 몰렸다.

 지난해 상반기 큰 인기를 끌었던 해외 채권형펀드도 수익률(2.03%)이 기대만큼 높지 않았다. 미국의 ‘출구전략’에 대한 우려로 금리가 상승(채권 값은 하락)했기 때문이다. 실물경기 침체로 금·원유를 포함한 원자재펀드(-13.46%)도 부진했다. 반면 해외부동산리츠펀드(5.65%)는 비교적 선방했다.

 올해는 어떨까. 상당수 전문가들은 “여전히 신흥국보다는 선진국 펀드가 유망하다”고 말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 문승현 상품전략부장은 “미국의 경기 회복세가 완연해 북미펀드는 올해도 두 자릿수 수익률을 기대할 만하다. 유럽도 북미보다는 한발 느리겠지만 지속적으로 수익을 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신흥국은 아직 불확실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대신경제연구소 김훈길 연구원은 “미국이 돈줄을 죄기 시작하면 신흥국에선 외국인 투자자금 이탈로 금리가 오르고, 통화가치는 떨어지면서 시장이 흔들릴 가능성이 크다. 국가별로 옥석을 가릴 수 있을 때까지는 당분간 지켜보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특정지역에 투자하는 게 부담된다면 세계 경기 회복세라는 보다 큰 테마를 보고 투자하는 것도 방법이다. 지난해 38.87%의 수익을 낸 미래에셋의 ‘글로벌그레이트컨슈머펀드’가 대표적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박원진 리테일마케팅부문 상무는 “마스터카드·나이키·스타벅스·아마존 등 다국적기업에 투자해 위험을 분산시켰다”고 설명했다.

이한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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