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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D 프린터로 만든 초콜릿, 달콤한 맛 살아있네

‘소비자가전전시회 2014’에서 공개된 3D 프린터로 만든 기타. 3D프린터로는 악기뿐 아니라 총, 과자, 제트기 엔진까지 만들 수 있다. [라스베이거스 신화=뉴시스]

전자레인지 같은 기계 상단에 초콜릿 분말과 설탕 덩어리를 넣고, 미리 스캔해 놓은 벌집 모양의 설계도를 기계에 연결한 뒤 ‘인쇄’ 버튼을 눌렀다. 약 5시간 만에 커다란 벌집 모양의 초콜릿 공예품이 이 기계에 나타났다. 한 조각 떼서 먹어봤다. ‘인쇄된 초콜릿’이었지만 달콤한 맛은 그대로였다. 미국의 3D 프린팅기업 3D시스템스가 8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소비자가전전시회(CES)에서 공개한 ‘푸드 프린터’인 ‘셰프젯’의 기능이다.

 초콜릿부터 구두, 장난감, 스마트폰 케이스까지 만들 수 있는 3D 프린팅 시대가 성큼 다가온 것을 보여주는 장면이다. 전시장 남쪽인 사우스홀에 위치한 ‘3D 프린팅 테크존’엔 선두기업인 3D시스템스·메이커봇·스컬프테오·폼랩 등 관련 업체 50여 개가 부스를 차리고 저마다의 신기술을 뽐냈다. 주최 측인 미국 소비자가전협회(CEA)는 “올해 3D프린팅 테크존에서 총 100여 가지의 신제품·신기술이 공개됐다”고 밝혔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지난해 5만6000여 대 규모이던 3D 프린터 시장이 올해 9만6500대, 내년엔 19만4600여 대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보고있다.

 올해 CES에서 선보인 3D 프린팅은 ‘정교화’와 ‘보급화’로 요약된다. 우선 3D 프린팅 기술이 눈에 띄게 발전했다. 참가 업체들은 표면이 매끄럽고 내구성이 뛰어난 프린팅 물체들을 내놨다. 3~4년 전 초창기처럼 솔기가 여기저기 돋아나있거나 조금만 힘을 주면 제품이 갈라지던 수준에서 벗어난 것이다. 손바닥만 한 크기의 물체를 인쇄하는 데 10시간 가까이 걸리던 인쇄 시간도 절반가량인 4~5시간으로 단축했다. 삼성전자는 부스 쇼케이스에서 3D시스템스의 프린터를 이용해 ‘나만의 갤럭시노트3 케이스’를 만들어내는 행사도 했다. 3D시스템스 관계자는 “그만큼 3D 프린팅 기술력이 신뢰할 수 있는 수준으로 발전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보급형 3D프린터도 양산되며 가격도 내려가는 모양새다. 미국의 메이크XYZ는 보급형 프린터 ‘다빈치’ 시리즈에 499달러(약 53만원)라는 가격을 크게 써 붙였다. 1000만원을 호가하던 3D프린터 가격이 20분의1 수준으로 내려간 것이다. 사이먼 션 메이크XYZ 회장은 기자간담회에서 “소비자나 기업가 누구나 합리적인 가격에 구매해 어디서나 간편하게 쓸 수 있는 제품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메이커봇은 가정용 보급형 프린터와 개인용·산업용 신제품을 내놨다. 특히 가정용 보급형 제품인 ‘리플리케이터 미니’는 버튼 하나로 조작할 수 있는 ‘원 터치 프린팅’ 기술을 적용하고 무선인터넷(와이파이) 기능도 갖췄다. 메이커봇 관계자는 “3D 프린팅 기술에 대해 잘 모르는 사용자도 쉽게 쓸 수 있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말했다. 가격은 1375달러(약 146만원)다. 실물을 컴퓨터에 3D 형태로 입력하는 스캐너 역시 100만원 가격으로 공급하고 있다. 3D시스템스의 ‘셰프젯’ 역시 5000달러 미만의 가격대가 될 예정이다.

 앞으로 3D 프린팅이 뽑아낼 수 있는 물체의 형태도 현재의 플라스틱 수지에서 금속·세라믹까지 다양해질 것으로 보인다. 3D 시스템스 공동 최고경영자 인 리즈 폰 하슬린은 “다양한 소재를 활용한 3D 프린팅 기술이 상용화되면 음식 부족 문제나 물자 부족 문제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단, 현재까지 여러 소재를 복합적으로 쓸 수 있는 3D프린터는 없다는 점은 한계로 꼽힌다. 산업용 위주라 아직까지 평균 가격대가 높은 것도 걸림돌로 꼽힌다. 시티그룹에 따르면 지난해 평균 3D프린터 가격은 약 8만 달러(약 8600만원)에 이른다.

라스베이거스=조혜경 기자

◆3D 프린팅=컴퓨터에 입력된 3차원(3D) 입체 설계도에 따라 실물로 뽑아내는 인쇄 기술이다. 액체 형태의 플라스틱 소재를 뿌려 층층이 쌓아 올린 뒤 레이저로 굳히는 방식으로 만든다. 층이 얇고 정밀할수록 더 정교한 물체가 나온다. 기존 물체를 컴퓨터에 3차원으로 입력하기 위해서 전용 스캐너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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