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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톡옵션 세율 심각 … 정부, 개선책 검토 중"


“스톡옵션제 개선을 전향적으로 검토하고 있다.”(추경호 기획재정부 1차관) “에인절투자 소득공제를 100%까지 올리는 방안도 생각해볼 수 있다.”(한정화 중소기업청장) 지난 10일 중앙일보에서 열린 ‘벤처창업 생태계 활성화’지상좌담회에서 쏟아진, 주목할 만한 아이디어들이다.

 벤처업계에 2014년은 어느 해보다 특별하다. 2000년 초 정보기술(IT) 거품이 꺼진 이래 줄곧 내리막길을 걸어왔지만 최근 정부·국회가 본격적으로 벤처 살리기에 팔을 걷어붙이고 각종 활성화 방안을 쏟아내고 있어서다.

 지난해 말 국회를 통과한 벤처기업육성에 관한 특별조치법 개정안과 관련 세법 등도 그중 하나다. 그러나 일각에선 여전히 반신반의하고 있다.

 역대 정권마다 벤처 활성화 대책을 쏟아냈지만 흐지부지된 탓이다. 이날 좌담회에선 한목소리로 벤처 생태계가 ‘창업→성장→회수→재투자/재도전’이 이뤄지도록 지원과 대책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좌담회에는 추경호 기획재정부 1차관과 한정화 중소기업청장, 남민우 벤처기업협회장(대통령직속 청년위원장), 이종갑 벤처캐피털협회장, 고영하 엔젤투자자협회장, 하규수 벤처창업학회 명예회장이 참석했다.

 -10여년 전 한국 벤처는 전 세계가 놀랄 정도로 붐이 일었다가 버블이 꺼지면서 이후 악화일로를 걸어왔다. 왜 이렇게 됐을까.

 ▶한정화(이하 직함 생략): 당시 벤처 붐에는 세 가지 문제가 있었다. 첫째, 외환위기 이후 들어선 김대중 정부가 한국경제를 회생시킬 카드로 벤처를 선택한 건 타당했지만 지나쳤다. 정부 관치의 실패였다. 둘째, 전 세계적으로 ‘닷컴 버블’이 최고조에 달하면서 사람들이 과도한 기대 심리를 가졌다. 마지막으로 시장 규모에 비해 자금 공급이 너무 많아져 탈이 났다. 당시 벤처업계에 떠도는 자금을 상대로 하는 사기꾼들이 시장에서 득실거렸다.

 ▶남민우: 하지만 그때 우수 인력이 시장에 들어오지 않았다면, 현재 한국의 핵심 수출제품인 디스플레이·모바일 컨덕터 같은 것은 결코 만들어질 수 없었다. 지금도 삼성·LG의 밑바탕에는 벤처가 있다. 지난해 기준으로 매출 1000억원이 넘는 벤처기업이 416개다. 이들을 다 합치면 대기업 순위로 5위 기업이 된다. 현재 다산네트웍스·네이버의 씨는 그 당시 뿌려진 것이다.

 -지난 연말 국회를 통과한 벤처지원 정책을 평가한다면.

 ▶남민우: 여전히 부족한 것이 많지만 그래도 B학점 정도는 줄 수 있다. 하지만 융자에서 투자 중심으로 전환하기 위한 제도설치와 펀드재원 마련은 여전히 미비하다. 창업·벤처 기업의 자금조달을 돕기 위해 온라인을 통한 소액증권공모를 허용하는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아직 국회를 통과하지 못했고, 모태펀드에 대한 정부재정출자도 1조6000억원에서 중단됐다.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벤처투자는 0.11%로, 미국의 3분의 1 수준이다. 대기업이 인수합병(M&A)으로 벤처기업의 대주주가 되는 경우 계열사 편입을 유예하는 내용의 공정거래법도 다음 국회에서 꼭 통과돼야 한다.

 ▶추경호: 대책에 대한 업계의 체감도는 낮을 수 있다. 펀드 조성에도, 각종 입법 과정에도 시간이 걸렸다. 이제 대부분 제도는 마련됐다. 올 1~2분기쯤 되면 현장에서 서서히 (정책 효과를) 체감하게 될 것이다.

 -왜 그동안 투자는 잘 안 되고 융자로만 돌아갔을까.

 ▶한정화: 투자 생태계가 잘 구축돼 있는 미국은 개인투자자인 에인절투자, 기관투자가인 벤처캐피털, 인수합병이 주목적인 사모펀드가 고르게 형성돼 있다. 반면 우리는 벤처캐피털만 있었다. 회수시장도 코스닥이 유일하지만 규모가 작았고, 가장 중요한 M&A 시장이 아예 없었다.

 ▶남민우: 1990년대 말에는 민간 투자로 시장이 운영됐지만, 거품이 일어나고 코스닥이 무너지면서 모두 무너졌다. 에인절투자자들도 이때 망했다. 이후에는 정부가 인위적으로 시장을 지탱해왔다. 그런데 세금으로 운영되는 정부가 투자를 해주겠나. 그때부터 융자를 한 거다.

 -벤처업계 입장에선 여전히 아쉬운 부분이 뭔가.

 ▶고영하: 에인절투자 소득공제 한도가 300억원에 불과하다. 5000억원 정도까지는 올리는 게 맞다고 본다. 사실 에인절투자의 경우, 100곳 투자하면 한 곳 성공하는 게 일반적이다. 계량적 지표 없이 창업자의 열정만 보고 점치는 수준으로 초기에 투자하기 때문에 성공률이 낮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추경호: 세제지원과 같은 인센티브는 계속 주겠지만, 과거 실패에서 되짚어보면 정부가 시장을 주도하면 항상 실패했다. 사실 정부는 괜찮은 벤처 신생기업을 선별할 능력이 부족할 뿐만 아니라 정부 개입 자체가 시장을 왜곡할 수 있다.

 ▶한정화: 창조경제는 남을 따라 하는 게 아니라 우리 것을 새롭게 만들어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제는 남을 따라 하는 게 아니라 세계 최초 제도를 도입하는 방안도 고민해볼 때다. 사실 이번에 에인절투자 소득공제율을 50%까지 올린 건 미국 제도를 따라 했다. 세계 최초로 공제율을 100%까지 올리는 방안도 생각해볼 수 있다고 본다.

 -그간 창업자 연대보증은 “사업하면 집안 망한다”는 인식 탓이 컸다. 외국에는 없는 한국만의 폐해다. 대폭 폐지해야 하는 것 아닌가.

 ▶한정화: 우수인력이 창업을 하지 않는 이유는 결국 창업자 연대보증제도 때문이다. 하지만 이걸 폐지하는 건 일반 금융권에서 강력하게 반대한다. “우리는 절대 ‘을(乙)’이 되고 싶지 않다”는 것이다. 우선 중소기업진흥공단과 기보·신보의 정책자금부터 풀고, 기업·산업은행 등으로 단계적으로 확대해갈 예정이다.

 ▶추경호: 민간 부문은 정부가 강요할 수 없다. 우선 정부가 직접적으로 하고 있는 부분부터 하겠다. 하지만 이것도 도덕적 해이를 방조하지 않는 범위에선 전향적으로 하겠다고 밝힌다.(*그간 창업주가 법인체의 이름으로 돈을 빌린 뒤 자신이나 가족 명의로 재산을 빼돌리는 경우가 잦았다는 점을 설명한 것이다.)

 -지난 벤처대책에서 스톡옵션 세제 혜택이 빠진 것은 아쉬운 점이다. 최소한 비상장 벤처기업에 대해선 과세를 하지 않아야 하는 것 아닌가.(*현행법상 스톡옵션을 행사할 경우 최고세율인 38%까지 적용받을 수 있다. 반면 로또에 당첨돼 내는 세율은 20%다.)

 ▶남민우: 현재 스톡옵션 대상자 중 90% 정도가 스톡옵션을 행사하지 않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창업가에게 주는 양도소득세와 같이 하면 간단하게 풀 수 있을 것이다. 창업가들은 현재 회사 상장(IPO) 뒤 주식을 팔아서 현금화할 때, 중소기업일 경우 10%, 중소기업을 졸업했을 경우 20%의 양도소득세만 내고 별도의 종합소득세는 내지 않고 있다.

 ▶추경호: 스톡옵션은 돈이 없는 벤처에서 고급인력 유치를 위해 유일하게 쓸 수 있는 유인책이라는 점을 잘 알고 있다. 정부도 굉장히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다. 이 문제에 대해선 개선 여지를 전향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알린다. 과세 방식과 시점 등에 대한 검토를 곧 마무리할 것이고, 바로 알려 드리겠다.

 -창업이나 재도전에 대한 긍정적 문화 확산이 절실하다는 목소리도 크다.

 ▶고영하: 현재 교육시스템에서 창업교육이 빠져 있다. 창의력과 상상력을 키우는 교육이 필요하다. 영국은 고등학교에서도 창업교육을 하고 있다.

 ▶하규수: 미디어의 영향이 크다. 드라마를 보면 다 재벌 2세에 본부장, 실장님만 나온다. 인식을 바꾸려면 문화가 바뀌어야 한다. 이스라엘도 93년 이전만 해도 농업국가였다가 이후 창업교육과 펀드를 통해 IT국가로 급격하게 성장했다.

 ▶한정화: 사실 최근 정책금융기관에서 실패한 경험이 있는 창업자에게 감점을 주는 것을 보고 당황스러운 적이 있었다. 우리 사회에선 실패자에게 낙인이 찍혀 있다. 이런 블랙리스트 제도를 없애야 한다. 미국선 실패해본 경험이 있는 사람에 더 높은 점수를 준다.

 ▶고영하: 가장 큰 문제는 인재들이 고시나 대기업을 원할 뿐 창업은 하지 않으려고 한다는 점이다. 미국은 가장 똑똑한 청년들이 창업에 나선다. 창조경제의 성공 여부는 이 정부가 끝나는 2017년 말 가장 우수한 인재들이 고시를 보지 않고 창업에 나설지 여부에 달려 있다. 이때에도 여전히 안전한 직업을 택하려고 한다면 대한민국에 희망은 없다.

 -벤처자금 회수를 위해 상장요건을 최소화한 코넥스가 출범했는데.

 ▶남민우: 사실 코넥스는 별도로 만들 필요가 없다. 기존 코스닥을 제대로 운영하기만 하면 되는 문제다.

 ▶이종갑: 코넥스는 주식을 사주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 현재 기관투자가만 많은데 자산운용자 등이 코스닥이나 코넥스에 관심이 없다는 게 문제다.

 ▶한정화: 코넥스가 상당히 고전하고 있다는 점에 대해선 인정한다. 코넥스와 코스닥이 본래 목적대로 운영되기만 한다면 투자금 회수 문제의 상당수가 해결될 것이다. 다만 왜 코스닥이 본래 취지대로 운영되지 않았고, 코넥스라는 제 3의 시장을 만들었는지를 생각해봐야 한다. 상장 심사위원들이 너무 보수적인 입장에서만, 안정성을 지나치게 강조해 상장을 허용했기 때문이다.

사회·정리=최준호·김영민 기자, 사진=김상선 기자

◆창업자 연대보증

기업이 금융권에서 돈을 빌릴 경우, 법인 대표(창업자)는 법인과 연대해서 무한한 책임을 지는 금융권 관행이다. 따라서 법인체가 도산할 경우, 창업주가 빚을 대신 갚아야 한다. 이 과정에서 창업주는 신용불량자로 전락하고, 다시 일어서기 힘들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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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