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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서 품질 높일 대책 vs 국정교과서 환원 수순

바른사회시민회의 회원들이 9일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교학사 한국사 교과서 채택과 관련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들은 이날 “좌파세력은 역사 교과서 채택 문제를 정치쟁점화 하지 말라”고 말했다. [뉴시스]


서남수 교육부 장관이 교육부에 교과서 편집과 수정을 담당하는 편수(編修)조직을 만들겠다고 밝힌 데 대해 정치권 등에선 첨예한 시각차를 드러냈다. 교학사 교과서를 다른 교과서와 함께 학생들이 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힌 서울디지텍고에는 항의 전화가 쏟아지는 등 갈등이 지속되고 있어 교과서 논란의 해법 마련이 시급하다.

교육부 '편수조직' 논란 격화
전교조 "정부 입맛대로 하려는 것"
교육부 '역사연구위원회' 신설
견해 다른 학자들도 함께 연구



 민주당을 비롯한 진보 진영에선 “국정교과서로 되돌아가려는 수순”이라고 공격했다. 민주당 김한길 대표는 10일 최고위원회의에서“국정교과서를 검토하다 여론의 질타를 받자 역사교과서 검정 과정에 직접 개입하겠다는 것인데, 몰염치한 교육부 장관”이라고 말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정부 입맛에 맞게 교과서를 뜯어 고치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교육부는 해명자료를 내고 “ 전문인력 부족으로 교육과정이나 교과서의 질을 높이는 데 한계가 있어 보완이 시급하다”고 설명했다. 교육과정을 총괄하는 과에서 직원 4명이 8개 교과 260개 과목을 담당하는 형편이라는 것이다. 교육부는 현행 검정체제에는 변함이 없다고 했다.



 이번 교과서 논란이 커진 것은 부실한 교과서 제작 시스템도 한 원인이다. 집필진이 쓴 교과서 자체에 오류가 너무 많고 검정과정에서 제대로 걸러지지 못했기 때문이다. 현재 교과서 검정심사위원은 전·현직 교원, 교육전문직, 전문 연구기관 연구원 등으로 자격이 정해져 있지만 정작 교과서 집필자에 대해선 자격 기준이 없다. 출판사가 아무에게나 맡길 수 있는 것이다.



 윤현진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선임연구위원은 “교과서의 정확성과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선 교육 경력이나 전공 전문성, 이념적 성향 등 관련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서울교육단체협의회와 중구용산시민모임 회원들이 10일 오전 서울디지텍고 앞에서 교학사 한국사 교과서 복수 사용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들은 결정 철회를 주장했다. [뉴스1]


 교육부는 편수조직을 만들면 교육과정 연구·개발 단계에서부터 역사 전공 전문직을 투입할 계획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교육과정은 외부 기관에 연구를 의뢰해 교육부가 확정하는 수순이었는데, 앞으로는 교육부 직원이 참여할 수 있을 것”이라며 “검정 과정도 상시 모니터링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지난해 한국사 교과서 논란이 일었지만 담당 과에 역사교사 출신이 없어 교육부에 두 명뿐이던 전공 교사 출신을 차출해 맡겨야 했다”고 전했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 관계자는 “교육부가 갖추려는 편수조직은 일본식 모델과 유사하다”며 “일본은 검정시스템이지만 인력과 예산을 정부가 대고 검정 과정에 개입하는 것으로 국정교과서와는 다르다”고 했다. 일본의 교과서 검정제도를 연구한 이충호 전 주일한국대사관 교육관에 따르면 일본은 교과서 집필과 검정에서부터 제작·공급까지 4년이 걸린다. 출판사가 교과서를 제출하면 교육정책 책임자인 문부과학성 대신(장관)의 자문기관인 교과용도서검정조사심의회가 자문하고, 문부과학성 조사관이 조사한다. 조사관은 2012년 4월 기준으로 약 50명이 있는데 상근 전문직원으로, 대학교수나 중·고교 교사 중에서 선발된다.



 오류에 대해 조사관들이 의견서를 작성하면 이를 근거로 심의회를 열어 검정 합격·불합격을 가린다. 체계적인 일본과 달리 이번에 오류가 무더기로 발견된 한국사 교과서들은 실제 개발 기간이 6개월이 채 되지 않았다.



한편 교육부는 ‘역사연구강화위원회’(가칭)를 만들어 고대사부터 근현대사에 이르기까지 주요 쟁점을 추려내 통일된 시각을 도출하는 작업에 나서기로 했다.



 서 장관은 지난 7일 이배용 한국학중앙연구원장, 유영익 국사편찬위원장, 김학준 동북아역사재단 이사장, 이걸우 한국연구재단 사무총장 등과 모임을 갖고 이 같은 방안을 마련했다고 교육부 고위 당국자가 이날 전했다.



 특히 역사연구강화위는 이념 성향 등에 따라 해석이 엇갈리는 사안을 연구하면서 역사연구기관 전문가들과 함께 서로 다른 입장을 가진 연구진을 동시에 참여시켜 의견을 조율한다는 복안이다. 서 장관은 “지난해 한국사 교과서 문제가 불거지면서 느낀 점은 역사 연구를 대폭 강화해야 한다는 점”이라며 “역사 교육은 확인된 사실에 입각해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선 제대로 된 역사 연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국내 최고 전문가들이 포진한 역사연구기관이 모두 참여하고 견해가 다른 학자들까지 팀을 이뤄 연구 결과를 내놓은 뒤 공청회를 거쳐 역사 논란을 정리해가겠다”며 “고대사부터 논란이 첨예한 근현대사까지 단계적으로 연구를 진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성탁·천인성·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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