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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지식] 불평등 문제 미국뿐일까 … 이 시대에 대한 우화를 썼다

신작 소설 『이런 만조에(On Such a Full Sea)』로 미국과 영국 독서계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는 이창래 프린스턴대 교수. 대개 영·미권 서평은 박하다. 약점을 주저 않고 꼬집는다. 이창래 작가의 책에 대해선 "치열한 상상력" "독자들을 KO시킨다" 등 찬사를 아끼지 않고 있다. [사진 게티이미지/멀티비츠]


On Such a Full Sea

영·미서 돌풍 『이런 만조에』 이창래
내 작품 중 사회성 가장 짙어
정신과 의사였던 아버지 영향 커
월가서 일하다 소설의 길로

Chang-Rae Lee

Riverhead

368p, $27.95




“오늘날 이창래보다 더 위대한 작가는 누굴까.”



 『이런 만조에(On Such a Full Sea)』에 대한 5일자 로스앤젤레스타임스 서평이 던지는 질문이다. 프린스턴대 이창래 교수(문예창작)의 신작 『이런 만조에』가 미국 독서계를 ‘강타’했다고 해도 어색하지 않다. 미국 뉴욕타임스와 영국 인디펜던트를 비롯해 영·미 신문의 서평난을 휩쓸고 있다는 말도 들린다. 우리말로는 6월 출간 예정이다. 노벨 문학상에 차츰 근접해가고 있다는 평가까지 받고 있는 작가 이창래와 『이런 만조에』에 대한 궁금증을 풀기 위해 7일 전화로 인터뷰했다.



 그는 “사회 현실과 개인적 예술의 추구, 두 가지 모두에 깊은 관심을 가진 작가라고 생각한다. 특히 언어의 아름다움에 대한 흥미가 많다”고 자신을 규정하면서 “지금까지 낸 내 책 중 이번 책이 가장 사회성·정치성이 두드러진다”고 밝혔다.



 - 새 책에 대해 말해 달라.



 “미래를 배경으로 하는 디스토피아 소설이라는 사람들도 있지만, 우리 시대에 대한 우화처럼 읽혔으면 좋겠다. 계급 구분, 소득 불평등 같은 사회 문제를 염두에 두고 쓴 작품이다. 일종의 신화적인 이야기다.”



 - 미국과 중국 사이에 벌어지는 경쟁과도 관련이 있는 것처럼 보인다. 중국 노동자들이 미국을 ‘점령’한 것으로 나오는데.



 “그것도 한 부분이지만 주된 관점은 미국의 쇠퇴다. 이 소설에 나오는 미국은 아주 돈이 많은 사람들, 일하는 중산층, 그리고 가난한 사람들, 이 세 계급으로 나뉜 곳이다.”



 - 지나치게 비관적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비관적이라기보다는 사실적이라고 생각한다. 불행히도 말이다.”



 - 소설 속 미국처럼 유럽·동아시아도 비슷한 사회 분열을 겪게 될 것인가.



 “그렇다. 전 세계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이다. 한국도 보통 사람들이 기회를 잡기 힘든 나라가 됐다는 우려의 말을 지난번 한국에 갔을 때 많이 들었다.”



 - 이전 책들하고 어떻게 다른가.



 “첫 세 책은 이민자의 정체성 문제를 다루고 있다. 정체성 문제를 탈피한 네 번째 책 『생존자』는 전쟁이 인간 정신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것이다. 이번 새 책은 사회적이고 정치적인 색채가 강하다.”



 - 초기 작품은 한국 혈통이라는 배경의 영향이 컸으나 이번 작품은 보다 보편적 문제를 다루고 있다고 보면 되나.



 “그렇다.”



 - 정신과 의사인 아버지의 영향이 컸다는데.



 “다른 모든 정신과 의사들도 그렇지만 아버지는 사람에 대한 관심이 많았다. 소설가도 마찬가지다. 사람들이 어떻게 자신을 표현하며 또 어떻게 살고 있는지 그 다양성에 대한 관심이 있어야 한다.”



 - 예일대를 졸업하고 월스트리트에서 주가 변동을 분석하다 그만두고 전업작가가 됐다.



 “엄청난 리스크를 동반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지만 대안이 없다고 생각했다. 위험을 무릅쓰지 않으면 평생 후회할 것 같았다.”



 - 작가로서 가장 큰 어려움은.



 “매일 집중해야 한다는 점이다. 장편 작가인 경우 주의력이 흔들리면 안 되기 때문에 참을성이 중요하다.”



 - 규칙적인 집필 스케줄을 따르지 않으면 프로 작가가 아니라는 말도 있는데.



 “나도 규칙적으로 쓴다. 아침 7시부터 오후 3시까지 일한다. 일이 끝나면 운동을 한다. 걷거나 뛰거나 골프를 친다. 책을 읽는 시간은 저녁이다.”



 - TV나 영화도 보는지.



 “가끔씩 본다.”



 - 작품의 영감은 주로 텍스트로부터 얻는가.



 “모든 경험이 영감의 원천이다. 책, 신문을 포함해 모든 읽을거리, 세상으로 나가 사람을 만났을 때 등 말이다. 나는 은둔자는 아니다. 젊은 학생들을 가르치는 것도 도움이 된다. 활동적이고 풍성하며 바쁜 삶을 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 작품에 대한 비판을 들으면 어떤가.



 “오해는 늘 있는 것이다. 비판은 자연스러운 것이다. 사람마다 편견이 있고 관점이 다르다. 그래서 비판을 들어도 가슴에 담아두지 않는다.”



 - 한국인 혈통이라는 것은 개인적으로 어떤 의미인가.



 “아주 자랑스럽다. 최근에는 한국에 더 자주 가고 있다. 연세대 언더우드국제대학(UIC)에서 한국 학생들을 가르치는 것도 즐겁다.”



 - 교수 생활이 문학에 방해가 되지는 않는가.



 “방해는 아니다. 물론 집필 시간을 빼앗지만 말이다. 가르치기와 쓰기는 내게 아주 다른, 어떻게 보면 정반대 활동이다. 가르칠 때에는 학생들을 염려한다. 글 쓸 때는 오로지 머리와 가슴속에서 일어나는 것에만 전념한다.”



 - 오늘날에는 한국·미국의 소위 명문대를 나와도 취업이 안 되는 경우가 많은데.



 “프린스턴대는 미국 최고의 대학이지만 여기 학생들도 앞날을 걱정한다. 언젠가는 20대 젊은이들이 세상과 경제에서 제자리를 찾기 위해 겪어야 하는 어려움에 대해 소설을 쓸 생각이다. 지금 기업들은 역사상 최고의 막대한 이윤을 남기고 있다. 그럼에도 노동자들은 기업의 이윤을 충분히 공유하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은 내게 생각거리를 안겨준다.”



 - 작가가 되려는 학생들을 어떤 말로 격려하나.



 “작가로서 생계를 꾸리는 것은 어렵다는 것을 학생들도 잘 안다. 그들에게 글을 쓴다는 것은 사랑의 문제이지 일자리 문제가 아니다. 글쓰기에는 정열·진정성·용기가 필요하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 이창래 작가로부터 노벨문학상을 기대하는 독자들이 생겨나고 있다.



 “(웃음) 그런 말을 들으면 기쁘다. 하지만 어떤 상을 받을 생각은 하지 않는다. 나는 그저 내가 할 일을 할 뿐이다.”



 - 다음 작품은.



 “몇 가지 줄거리를 구상하고 있다. 공개할 단계는 아니지만 어쨌든 나는 항상 일하고 있다는 것을 독자들께 알려드리고 싶다.”



김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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