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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 칼럼] 인생에 '라스트 콜'은 없다

오대성
동국대 행정학과 4학년
허겁지겁 탑승 구역으로 뛰어간다. 탑승 정보 전광판에는 타야 할 비행기의 ‘라스트 콜’(탑승 전 마지막 호출, 이후엔 탑승할 수 없다)이 붉게 표시된다. 미친 듯 뛰었지만 문은 닫히고 말았다. 땀이 범벅이 된 채 좌절한 얼굴 위로 휴대전화 알람 소리가 울린다. 아, 또 꿈이다.



 며칠 새 악몽까지는 아니지만 유쾌하지도 않은 비슷한 종류의 꿈을 꿨다. 꿈속 공항에선 비행기를 놓쳤고 선착장에선 배에 오르지 못했다. 라스트 콜에 응답하지 못한 것이다. 한 번이라도 탑승시간에 늦어 무언가를 놓친 경험이 없기에 이런 꿈은 의아하다. 약속 장소에는 미리 도착하는 습관도 있다. 그럼 이 꿈은 개꿈에 지나지 않는 것일까?



 꿈을 해석하는 이론으로 크게 두 가지가 있다고 한다. 하나는 활성화-종합이론으로 수면 중 뇌 일부의 활성화가 꿈의 원인이며 해석이 불필요하다고 본다. 다른 하나는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 이론으로 억압된 기억이나 경험이 꿈으로 발현되고 해석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꿈에 관한 프로이트의 이론을 믿는 나로선 최근 꿈들은 현재의 심리를 간접적으로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어머니는 “2014년에는 좋은 곳에 취업하지만 올해를 넘기면 신통치 않을 것”이라는 점쟁이의 말을 옮긴다. 회사원인 친구는 “적성도 중요하지만 일단 아무 일이라도 빨리 시작하는 게 좋다”며 귀띔한다. 조금 늦더라도 좋아하는 일을 하고 싶은 나로서는 무시하고 싶은 말들이다.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려 보내면 될 텐데 그게 쉽지 않다.



 이렇듯 주변에서 전달되는 압박은 여유로운 마음가짐에 균열을 일으킨다. 이번을 놓치면 다음 기회는 없을 듯한 불안감, 라스트 콜의 압박은 공포로 변하고 점점 자아를 조여 온다. 정작 자신은 괜찮은데도 타인들이 조장하는 불안의 증폭은 관심 아닌 폭력으로 기능한다. 사실 우리 사회는 이런 폭력을 일상화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고3 학생에게 ‘재수는 없다’며 가장 빠른 비행기에 몸을 실을 것을 요구한다. 대학생에게는 ‘졸업하면 취업 안 된다’며 부단히 스펙 경쟁에 임하라고 명령한다. 학생들에게만 그런 것이 아니다. 창업 청년과 중년에겐 ‘한 번 망하면 끝’이라고 은행이 말을 한다.



 사회의 라스트 콜이 무서운 이유는 누군가는 실패 뒤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정말 다음 기회는 없는 것일까. 그렇지 않다고 생각하고 싶다. 수능이 전부가 아니듯 취업이 능사는 아니며, 한 번 낙오해도 패자부활전이 있어 다시 시작할 수 있다고 믿는다. 조금 늦은 비행기를 탈지라도 모두가 하늘을 날 수 있으리라 희망한다. 그래서 새해에 듣고 싶은 말은 부지런히 경쟁에 임하라는 충고가 아니다. 대신 인생에 라스트 콜 따위는 없으며 다음 비행기도 충분하다는 따뜻한 말 한마디다.



오대성 동국대 행정학과 4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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