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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70, 벤처 못 하란 법 있나요"

경기도 안산의 사회적기업 ‘은빛둥지’ 회원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이 회사는 영상 콘텐트를 편집·제작한다. 직원은 모두 15명. 막내가 60세, 최고령이 91세다. 1인당 한 달에 100만원 정도 수입을 올린다. 이 회사의 대표격인 라영수(74·오른쪽) 원장은 “노인도 디지털로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말한다. 왼쪽부터 배주은(75), 변영희(91), 오영호(79), 윤아병(75), 이채호(60), 조경숙(85)씨, 라 원장. [최승식 기자]


3일 오전 경기도 안산시 본오동 경로당 건물 2층 사무실 한쪽에서 보랏빛 모자를 눌러쓴 할머니가 헤드셋을 쓰고 뭔가에 열중하고 있었다. 윤아병(75)씨. 전날 안산의 고려인마을에서 찍은 동영상을 편집하는 중이었다. “지금은 초반 작업이에요. 여기에 자막과 내레이션을 넣어야지.” 윤씨는 TV콘텐트·홍보영상물 제작전문 ‘은빛둥지’ 창업자 중 한 명이다. 이 회사는 대표격인 라영수(74) 원장이 노인 5명과 함께 창업해 지난해 3월 사회적기업 인증을 받았다. 지난해 11월 고용노동부 주최 소셜벤처 경연대회에서 글로벌 부문 장려상을 받았다. 이 회사에는 15명의 노인이 일하며 1인당 월 100만원가량의 수입을 올린다. 라 원장은 “10억원보다 귀한 돈”이라며 “디지털 기술의 사용기법이 편리해져 노인이 배우는 데 무리가 없다”고 말했다.

중앙일보 갑오년 어젠다 … 노인이 행복한 나라
'실버 사장님' 68만 명 시대
돈 벌이도 몸 관리도 열심
50대에 은퇴설계 교육하고 60세 이후 창업·취업 도와야



 요즘 노인은 예전 같지 않다. 건강하고 활기차고 전문지식까지 갖추고 일을 한다. 전문가들은 노인을 뉴 실버(60~74세)와 옛 실버(75세 이상)로 나눈다. 뉴 실버는 일에 대해 왕성하다. 옛 실버는 종전과 다른 방법으로 몸 관리를 한다. 닳은 데를 보수(리모델링)한다. 충남 공주에 사는 장모(84·여)씨는 79세에 치아 11개 임플란트 수술을 했고, 지난해에 무릎 인공관절 수술을 했다. 5년 전 피부과에서 기미·잡티 제거 레이저 시술을 받았고 지난해에는 주름제거·점빼기 시술과 하안검(눈밑 지방수술) 수술을 했다.



차흥봉(한국사회복지협의회 회장) 전 보건복지부 장관은 “노후 행복의 원천은 움직임, 즉 동(動)에서 나온다. 뉴 실버는 창업과 일을 하고, 옛 실버는 건강관리를 하며 움직여야 한다”며 “노인이 의존적인 집단이 아니라 돈 벌고 활동하고 자립 가능한 존재로 인식을 전환하게 정책적 지원이 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9일 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60대 이상 ‘실버 사장님’은 2006년 28만7411명에서 2012년 67만5511명으로 2.4배가 됐다. 일부는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한 실버벤처다. 충남 서천군의 협동조합 ‘서툰농부들’은 귀농자들이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활용해 농산물을 직거래한다. ICT를 이용한 민박집·인터넷쇼핑몰 사장님도 있다.



성균관대 정태명(정보통신공학) 교수는 “인터넷 정보를 모니터하고 콘텐트를 만드는 일은 여느 연령층보다 고령층에 잘 맞는다”며 “신체활동이 많이 필요하지 않고 비용 부담·위험이 크지 않은 게 장점”이라고 말했다.



스웨덴·일본 같은 선진국은 ICT를 활용한 실버 창업이 활발하다. 한국은 2012년 16~24세의 인터넷 이용률(99.9%)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위지만 65~74세(25.1%)는 22위로 뚝 떨어진다. 차 전 장관은 “50대 후반이나 60대 은퇴자가 6개월간 ICT를 비롯한 은퇴설계 교육을 의무적으로 받게 하자”며 “노인이 행복해지면 의료·복지 비용이 줄어 사회가 행복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특별취재팀=신성식 선임기자, 장주영·김혜미·이서준·정종문·오경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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