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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철 연구 20년 … 이젠 칭찬 일색 벗어나야죠

한국불교 전문가인 서강대 서명원 교수. “화두 참선만을 최고로 여기는 경직성에서 벗어나야 한국 불교가 세계화될 수 있다”고 했다. [최승식 기자]
서강대 종교학과 서명원(61) 교수는 자타가 공인하는 ‘성철 신봉자’다. 1983년 조계종 종정(宗正) 수락 법어(法語)인 “산은 산, 물은 물”로 유명한 성철(性澈·1912∼93) 큰 스님 말이다.



『가야산 호랑이의 … 』 펴낸 서명원 서강대 종교학과 교수
화두 참선에 사로잡힌 조계종, 서양 기독교인의 눈으로 비판

 두 사람의 인연은 사소하지 않다. 프랑스인인 서 교수는 원래 예수회 소속 신부다. 사목 활동지로 한국을 택했고,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은 곧 불교로 이어졌다. 그에게 한국불교는 곧 성철이었다. 2004년 프랑스 파리7대학에서 성철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기까지 했다.



 그런 그가 성철에 대해 비판적인 내용을 담은 『가야산 호랑이의 체취를 맡았다』(서강대학교 출판부)를 최근 냈다. 20년간 연구 성과를 담은 논문 6편을 묶었다. 물론 책은 비판 일색은 아니다. 성철 스님의 선(禪)사상, 수행 궤적 등을 전반적으로 되돌아 보면서, 한국 불교가 지나친 성철 중심주의에서는 벗어날 필요가 있다는 반성을 담고 있다.



 지난 2일 서 교수를 만났다. 기독교와 불교를 오가는 ‘경계의 종교인’이자 서양 학자인 그로부터 한국불교 얘기를 들었다.



 -성철 스님에 대한 비판적인 부분 때문에 서 교수에게 배신감을 느낀다는 사람도 있다.



 “고민 많이 했다. 결국 학자적 양심에 충실하기로 했다. 성철 스님에 대한 칭찬은 많다. 칭찬 하나 더 보태는 건 의미가 없다.”



 -성철 스님, 뭐가 문젠가.



 “스님은 단박에 불교의 진리를 깨달을 수 있다는 돈오돈수(頓悟頓修)를 강조했다. 점진적 수행, 즉 돈오점수(頓悟漸修)를 인정한 지눌(知訥·1158∼1210)국사(國師)를 비판해 유명해진 이른바 ‘돈점(頓漸) 논쟁’을 불렀다. 오늘날 한국 조계종은 공식적으로 성철의 입장을 따른다. 그가 승리한 것이다. 하지만 성철의 선사상도 시대의 부산물일 뿐이다. 그런 면에서 상대적이다.”



 -성철 스님을 비판하면서도 책 곳곳에 애정이 녹아 있다.



 “불교 개혁 의지, 구도심, 수행력 면에서 타협이라곤 없는 사나운 맹수 같은 분이었다. 경전 해석과 번역에 있어서도 떳떳했다. 이론적 측면에서도 웬만한 학자보다 나았다.”



 -화두 참선만을 최고로 여기는 조계종 풍토를 비판했다.



 “티베트 불교가 유럽에서 성공한 이유는 화려한 다양성 때문이다. 한국불교는 조선시대를 거치며 과거의 다양성을 잃었다. 세계화의 걸림돌이라고 생각한다.”



 -예수회 신부인데도 참선 수행을 오랫동안 해오고 있는데.



 “예수가 내 생활의 바탕임은 틀림 없다. 그런 면에서 내 종교는 절대적이다. 하지만 기독교는 수 많은 신앙체계 중 하나일 뿐이다. 그런 면에서 상대적이다.”



 -절대와 상대가 공존하는가.



 “진리는 고정시킬 수 없다. 역동적인 것이다. 불교의 핵심 진리인 중도(中道)도 마찬가지다. 너와 나라는 독립된 주체가 있다는 생각이 실은 환상이다. 불교의 대전제인 중도의 의미를 올바로 이해한다면 실은 중도 마저도 고정체가 될 수 없다.”



글=신준봉 기자

사진=최승식 기자



◆화두(話頭) 참선=간화선(看話禪)이라고도 한다. 선(禪)은 명상을 뜻하는 산스크리트어 ‘디아나(Dhy<0101>na)’에서 유래했다. 그래서 참선은 명상 수행법을 뜻한다. 수수께끼 같은 말의 머리, 즉 화두(話頭)에 대한 의심을 심도 있게 밀고 나가 진리를 깨닫는 수행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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