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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가쟁명:유주열] 정국(靖國)과 유취(遊就)

일본의 아베신조(安倍晉三) 총리가 지난 해 말 2차대전 전범이 합사(合祀)된 야스쿠니(靖國)신사를 기습 참배함으로써 한국 중국 등 주변 국가에게 충격을 주었고 동맹국 미국에게는 실망을 안겨주었다.



야스쿠니 신사는 19세기 중엽 메이지(明治) 천황을 위해 도꾸카와(德川)막부와 싸워 전사한 신 정부군의 혼령을 위로하기 위해 도쿄에 건립한 초혼사(招魂社)에서 시작되었다. 메이지 유신(維新)의 성공으로 나라가 안정되자 희생된 혼령들을 존숭(尊崇)하기 위해 야스쿠니 즉 정국(靖國)신사로 개명한다. 정국(靖國)이라는 이름은 중국 노(魯)나라의 학자 좌구명(左丘明)의 춘추좌전(春秋左傳)에 나오는 노희공(魯僖公)이 “과인으로써 나라가 안정되었다 (吾以靖國也)”는 기록에서 따 왔다고 한다.



지금의 야스쿠니 신사에는 청일전쟁, 중일전쟁, 태평양 전쟁 등 해외 침략전쟁에서 전사한 장병들도 합사되어 정국(靖國)의 의미가 많이 희석되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1978년 “쇼와(昭和)시대의 순난자”라는 이름으로 비밀리 합사된 14명의 A급 전범이 문제였다.



합사된 A급 전범들은 나라를 안정시킨 것이 아니라 죄 없는 인근 국 국민과 일본의 국민을 고통 받게 하거나 죽게 하여 사실상 일본을 위난(危難)에 빠트린 장본인들이다. 우선 정국(靖國)에 맞지 않는 전범들부터 신사 밖으로 분사(分祀)해야 야스쿠니가 본래의 모습으로 살아난다.



또한 야스쿠니 신사 안에는 유취관(遊就館)이 있다. 그 유래도 중국 전국시대 사상가 순자(荀子)의 권학(勸學)편에서 따왔다. 순자는 배움에 있어 환경의 중요함을 강조하여 군자(君子)는 머무르는 곳을 반드시 잘 선택해야 하고(居必擇鄕) 교유(交遊)에도 어진 사람을 반드시 만나야(遊必就士) 한다고 주장하였다.



지금 유취관에는 그 이름과 전혀 어울리지 않는 과거 제국일본의 침략전쟁 박물관(war shrine)으로 바뀌어 있다. 앞으로 본래 모습의 정국(靖國)신사에다 이름에 걸 맞는 유취관으로 바뀐다면 그래서 일본이 한국과 중국 등 주변국과의 사이가 좋아지게 되면 이름을 빌려 준 좌구명과 순자도 만족할지 모른다.



유주열 전 베이징 총영사=yuzuyoul@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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