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오바마, 군 지휘부 믿지 못했다"

2011년 3월 3일 백악관 상황실에서 열린 국가안보회의(NSC) 회의. 30명의 미 군사·안보 고위층이 들어찬 방에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씩씩거리며 들어왔다. 오바마는 군 지도부가 자신의 아프가니스탄 철군 일정에 반대한다고 언론에 밝힌 데 분노를 터뜨렸다. “만약 나를 가지고 장난할 생각이라면…”이라며 자신의 정책에 반대하는 사람에게 대가를 치르게 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당시 이라크·아프간 전쟁을 책임진 데이비드 퍼트레이어스 중부군사령관이 NBC방송에 “아프간 철군 시한은 전황 평가에 따라 바뀔 수 있다”고 말한 게 오바마의 심기를 건드린 것이다. 오바마는 2011년 중순부터 아프간에서 단계적으로 철군한다는 계획을 밝혀왔었다.

 오바마 행정부에서 국방장관을 지냈던 로버트 게이츠(70·사진)가 오바마와 측근들을 비판한 594쪽의 『임무: 전시 장관의 회고록』이 오는 14일 발간될 예정이다. 워싱턴포스트는 이 책의 초록을 입수해 8일 보도했다. 게이츠는 『임무』에서 2011년 3월 NSC 회의를 언급하며 “(오바마의 비판은) 퍼트레이어스뿐 아니라 마이크 멀린 합참의장과 나까지 함축적으로 비난한 것 같았다. 그 자리에서 대통령이 군 지도부를 믿지 않고,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간 대통령을 못 견뎌 하며, 대통령 자신의 전략도 불신하고, 아프간 전쟁을 자신의 전쟁으로 여기지 않는다는 느낌이었다. 대통령은 철군할 생각뿐이었다”고 회상했다. 게이츠는 “오바마 행정부 초기에 대통령·부통령과 백악관 고위층이 군 지도부를 불신해 대통령과 군 지도부의 관계를 개선하는 데 어려움이 많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오바마와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정치적 목적 때문에 2007년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이 추진한 미군의 이라크 증원에 반대했다고 밝혔다. 클린턴이 오바마에게 “(2008년 대선 출마를 위한) 아이오와 예비 경선을 앞두고 있었기 때문에 이라크 증원 반대는 정치적 결정이었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게이츠는 “오바마도 비슷한 말을 했다”며 “두 사람이 내 앞에서 이런 발언을 해 실망스럽기도 하고 놀라웠다”고 했다.

 게이츠는 오바마의 국방비 대폭 삭감 방침에 “대통령에게 매우 화가 났다. 대통령은 국방 예산에서 내 믿음을 저버렸다”고 썼다. 또 군대 내 동성애 허용과 관련해서는 “오바마 행정부와의 합의는 백악관이 정치적으로 편리하다고 생각할 때만 유효하다고 느꼈다”고 했다.

 그의 오바마 비판은 과거 평가와는 정반대다. 국방장관 시절인 2010년 게이츠는 “대통령은 매우 사려 깊고 분석적이지만 과단성이 있다”며 “대통령과 나는 안보 이슈에 대해 비슷한 접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한 바 있다.

 게이츠는 조 바이든 부통령과 대통령 측근에 대해서는 더 신랄하게 비판했다. 바이든이 군 지도부를 악담하고 다니고, 오바마 행정부 출범 때 NSC 부보좌관이던 토머스 도닐런은 군 지도부를 불신하고 모욕적으로 대했다는 것이다. 게이츠는 오바마가 도닐런을 국가안보보좌관으로 승진시키려 하자 ‘재앙’이라고 표현하며 반대하기도 했다. 그는 정쟁을 일삼는 의회에 대해서도 “진짜 추잡하다”고 비판했다. 반면 군, 특히 전쟁에 참여한 군인들에 대해서는 깊은 애정을 드러냈다.

 공화당 성향의 게이츠는 조지 부시 정권에서 CIA 국장, 조지 W 부시 정부에서 국방장관을 지냈다. 오바마 정부에서도 국방장관으로 유임됐다 4년7개월 만인 2011년 7월 물러났다.

정재홍 기자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