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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있는 아침] 아득한 성자

아득한 성자 -조오현(1932~ )

하루라는 오늘
오늘이라는 이 하루에
뜨는 해도 다 보고
지는 해도 다 보았다고

더 이상 볼 것 없다고
알 까고 죽은 하루살이 떼

죽을 때가 지났는데도
나는 살아 있지만
그 어느 날 그 하루도 산 것 같지 않고 보면

천 년을 산다고 해도
성자는
아득한 하루살이 떼


어느 순간 숙연해질 때가 있습니다. 좋은 의자에 앉아 있는 사람을 볼 때는 아닙니다. 좋은 신발을 신은 사람을 볼 때도 아닙니다. 반드시 사람을 볼 때만도 아닙니다. 이렇게 하루살이 같은, 사람들이 괄호 밖으로 밀어내 놓은 작은 생명들의 삶을 들여다보는 순간일 때도 있습니다. 하루살이들은 뜨는 해도 다 보고 지는 해도 다 보았다고 알을 까고 죽습니다. 낳았으면 가지는 것이 인지상정인데 할 일 다 했다고 그냥 죽습니다. 아, 아득합니다. <강현덕·시조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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