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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 환자 낮 동안 돌봐드려요" 비용 월 2만원, 대구시의 실험

“내 반지 네가 훔쳐 갔지. 집에 도둑이 들었어.” 이복순(74·가명) 할머니가 엉뚱한 말을 하기 시작한 건 지난해 초였다. 주변에서 ‘멋쟁이 할머니’로 불렸던 그였지만 치매가 시작된 뒤로는 외출도 피했다. 집에만 머무르는 날이 많아졌고 증세도 갈수록 심해졌다.



4개 구서 경증치매센터 운영

 하지만 할머니는 요즘 아침마다 거울을 보며 화장하기 바쁘다. 대구 달서구에 있는 경증치매센터에 가야 해서다. 또래 할아버지들에게 나눠줄 사탕을 두둑하게 챙긴다. 대구시(시장 김범일)는 지난해 3월 시내 4개 구(수성·달서·동·북구)에 경증치매센터를 열었다. 장기요양보험 대상에 들지 못하는 경증치매환자를 위한 주간 보호시설이다. 센터마다 연간 2억4000만원의 운영비를 대구시가 지원한다. 처음 문 열 때는 1억원씩 기자재 구입비를 지원했다. 이런 센터는 대구가 유일하다.



 8일 오후 달서구 경증치매센터(상록수데이케어센터)에 들어서니 피아노 연주곡이 잔잔히 흐른다. 노인 30여 명이 거실에 앉아 쉬고 있다. 표정이 모두 밝다. 인지력을 높이는 훈련인 숨은그림찾기 놀이를 시작한다. 곧이어 빠른 템포의 아리랑 음악에 맞춰 건강체조를 따라 한다.



 경증치매센터마다 40여 명의 노인이 찾는다. 기억력테스트·퍼즐게임·노래부르기 등으로 뇌의 인지력을 끌어올린다. 단체로 산책을 나가거나 간단한 운동도 한다. 차량으로 이동하기에 길 잃을 걱정이 없다. 비용은 한 달에 2만원. 기초수급대상자와 차상위계층은 무료다. 대구시 달서구 상록수 노인복지센터 김후남 관장은 “인간관계가 단절되고 고립될수록 치매 증상은 악화된다”며 “이곳을 찾는 경증치매 노인들은 자신감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하기 때문에 질병 진행 속도가 확연히 더디다”고 말했다.



 요양시설에서도 인지교육 같은 서비스를 제공한다. 하지만 요양시설에 경증치매환자는 들어갈 수 없다. 경증치매센터는 대구시가 재가노인복지협회의 제안을 수용해 만들었다. 대구시 이강은 사무관은 “경증치매 노인들이 사회서비스를 받고 극한 상태로 가지 않게 한다”고 설명했다. 대구시는 3월에 나머지 4개 구에도 센터를 열 예정이다.



◆특별취재팀=신성식 선임기자, 장주영·박민제·김혜미·이서준·정종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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