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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고서 묵힐 뻔한 갈치·사과·곶감 … 농어민 돕기 '통큰 세일'

서울 중구 봉래동의 롯데마트 서울역점에 9일 시작되는 ‘통큰 세일’을 알리는 안내판이 걸려 있다. [사진 롯데마트]
‘방사능 오염 우려’ ‘풍년의 역설’ 등 불가항력에 고개를 떨군 농어민을 돕기 위해 대형마트가 팔을 걷어붙였다. 롯데마트는 제주 성산포수협, 수협중앙회와 함께 제주 200여 어가의 냉동갈치 20만 마리를 준비해 9일부터 22일까지 40%가량 저렴하게 파는 ‘통큰 SALE’을 한다. 충북원예농협 450여 농가의 사과 300t과 상주원예농협 200여 농가의 곶감 80만 개 물량도 모아 30%가량 싸게 내놓는다. 충북원예농협의 조윤형 대리는 “최근 명절 대목을 맞아 제수나 선물세트용으로 45다이(45개들이 15kg 상자) 이상 되는 것만 나간다”며 “실제 작황이 좋아 물량이 늘어난 것은 이것보다 작은 사이즈인데 소비자가 찾질 않아 농가마다 창고에 쌓은 사과로 고민이 많았다”고 말했다. 예상외로 따뜻한 겨울 날씨 탓에 방한용품 재고에 힘겨워하는 중소제조업체들을 위한 판매대도 마련했다.

 서울 양천구 신월동에 위치한 ‘에이스 H&C’는 대형마트와 동대문 상가에 니트모·방한모 등 모자를 전문적으로 제조해 납품해 왔다. 연간 매출 규모가 10억원 정도인 이 회사는 2012년의 경우 겨울용 모자 25만 장 가량을 기획해 65% 정도를 팔았다. 재고는 8만 장이었다.

 이번 겨울은 더 춥고 길다는 소식에 30만 장을 미리 만들었지만 따뜻해진 날씨 탓으로 현재 60% 이상의 재고(18만 장 이상)가 신월동에 위치한 창고에 쌓여 있다. 정만연(50) 사장은 “내수경기가 많이 안 좋아 필수품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방한모자 등이 더 피해를 보는 것 같다”며 “창고에 가득한 재고를 보면 명절 전 직원들 월급과 상여금을 어떻게 줄지 막막하다”고 한숨을 쉬었다. 정 사장은 재고 소진을 위해 반값행사를 열자는 롯데마트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이 회사의 제품은 22일까지 정상가의 절반 값에 팔린다. 정 사장은 “품질에 이상이 없는 제품을 너무 싸게 팔아 아쉽기도 하지만 재고를 쌓아두는 것보다는 회사에 이익이 된다”고 말했다.

 경기도 안양에 있는 ‘현대 G&F’도 이번 행사에 참여한다. 이 회사 역시 올겨울 추위가 매서울 것이라는 예상에 가죽장갑 8만5000켤레(10억원 상당)를 미리 만들었다. 80% 이상은 거뜬히 팔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절반 이상인 5만여 켤레가 경기도 화성의 물류창고에 그대로 남아 있다. 김용환(52) 사장은 “가죽장갑의 경우 해가 지나면 품질이 크게 훼손되기 때문에 다른 상품에 비해 피해가 크다”고 설명했다. 최춘석 롯데마트 상품본부장은 “이번 행사를 통해 농가와 협력업체의 자금난을 해소하고 명절 임박 시점 물가 안정화를 통해 소비자 가계부담을 낮출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협력업체들은 판매 부진이 단순히 날씨 탓만은 아닌 것으로 분석했다. 한 제조업체 관계자는 “자체 분석 결과 대형마트 의무휴업이 실시된 이후 납품하는 제품의 판매가 20% 정도 줄었다”고 전했다. 대형마트의 평균 판매는 5% 정도 줄었다.

문병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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