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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아시아, 일본 우경화를 경고한다

천하이(陳海)
주한 중국대사관 대리대사
서울 도로에서 운전하다 보면 가끔 손가락 잘린 장인(掌印)을 유리창에 새긴 자동차를 본다. 안중근 의사의 것이다. 독립을 위해 몸을 바친 안중근 의사에 대한 한국인의 존경과 사랑을 느낄 수 있다. 외교관으로 일하고 있는 이방인의 가슴도 절로 뭉클해진다.



 중국은 안중근 의사가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한 하얼빈역에 기념물을 건립 중이다. 그러나 일본 우익 정권은 안 의사를 ‘범죄자’라고 지목하면서 기념물 건립에 반대하고 있다. 심지어 정부 차원에서 불만을 표하기도 한다. 일본 우익 정권이 이웃나라 국민의 정서를 무시하고, 군국주의 침략을 부인하려는 속셈을 그대로 드러낸다.



 그들의 언행은 날로 심각해지고 있다. 아베 신조 총리는 ‘침략의 정의는 정해진 게 없다’고 역설하면서 ‘도쿄재판(전범 재판)’의 합법성을 부인한다. 침략 죄행에 사죄의 뜻을 표명한 ‘무라야마 담화’를 수정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기도 한다. 그는 침략지 양민을 대상으로 생체 실험을 했던 ‘731’ 부대의 번호가 선명한 전투기에 오르기도 했다. 침략에 시달렸던 동아시아 각국 국민의 마음속 한계에 도전하는 행위다. 결국 지난해 12월 26일 일본 침략의 A급 전범들이 합사된 야스쿠니 신사에 참배를 강행했다. 그렇지 않아도 복잡한 동북아 지역 정세는 더욱더 위기 국면으로 치닫고 있다.



 일본 군국주의 침략은 아시아 각국 국민에게 크나 큰 재난이었고, 그중에서도 중국과 한반도 국민이 가장 큰 피해자였다. 일본이 중국을 침략하는 동안 3500만여 명이 희생됐고, 경제적 손실도 6000억 달러에 달했다. 야스쿠니 신사에 합사한 14명의 A급 전범 중 13명이 중국 침략전쟁에 직접 참여했거나 계획을 세웠다. 특히 마쓰이 이와네(松井石根)는 난징대학살을 일으킨 주범이다.



 한·중 양국은 모두 평화를 사랑하며, 도량이 넓은 민족이다. 중국은 역사를 거울 삼아 미래를 향해 일본과의 우호관계를 발전시키려 노력해왔다. 하지만 소수 일본 우익 인사는 과거 침략 역사를 부정하며 전후 국제 평화질서에 도전하고 있다. 이러한 행동은 당연히 국제사회의 비난을 받을 것이다. 일본 내 양심 세력을 포함한 세계 각국의 뜻있는 사람들은 모두 궁금해한다. 일본 우익 정치인들의 진정한 의도는 무엇인가. 그들은 도대체 일본을 어디로 끌고 가려는 것인가.



 일본이 침략의 역사를 부정하고, 역사의 흐름을 되돌리려 한다면 지역 평화와 안정에 심각한 위기를 초래할 것이다. 평화를 사랑하고 정의를 옹호하는 모든 국가와 민족은 이제 21세기 평화로운 아시아 공동 발전을 위해 하나된 목소리를 내야 한다. 역사의 정의와 인간 양심을 짓밟는 행동을 멈추도록 일본 우익 세력에 경고해야 한다. 일본이 올바르게 역사를 마주할 때라야 일본과 주변국 간 관계에 밝은 미래가 있을 것이다.



 인간의 정도(正道)는 순리다. 역사는 침략에 저항하고, 정의를 수호하기 위해 몸 바친 용사들을 영원히 기억한다. 하지만 역사의 조류에 거역하는 어릿광대들은 한때 권력을 잡을 수 있을지 몰라도 결국은 끊임없이 발전하는 역사의 수레 바퀴에 깔려 부서질 뿐이다. 역사에 내포된 풍부한 시대적 의미를 이해해야만 역사의 비극을 막을 수 있다.



 안중근 의사는 옥중에서 ‘동양평화론’을 써 동아시아의 평화와 협력을 호소했다. 하지만 그는 이 저술을 완성하지도 못한 채 비참하게 생을 마감해야 했다. 동아시아의 평화와 협력을 위해 노력하는 모든 사람은 다 함께 시대의 조류를 거역하는 행동에 대해 장엄한 판결을 내려야 할 것이다. 나쁜 짓을 많이 저지르는 자(多行不義者)는 반드시 역사 속 치욕의 기둥에 못박힐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천하이(陳海) 주한 중국대사관 대리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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