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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특정 교과서 채택했다고 인민재판 당하나

교학사 발행 한국사 교과서를 채택한 고교 10여 곳이 난타당하고 있다. 이들 학교는 전교조의 시·도지부로부터 ‘○○고교는 교학사 교과서 채택 계획을 즉각 철회하라’는 항의를 받고 있다. 학교 이름은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돌아다니며 친일·왜곡 역사 교과서 채택 학교로 매도되고 있다. 학교엔 항의 전화, 시민단체 관계자들의 항의 방문도 이어진다. 벌써 12곳은 채택을 포기했다고 한다.



 이 교과서는 교육부 검정을 최종 통과한 총 7종의 한국사 교과서 가운데 하나일 뿐이다. 역사학자들이 참여한 국사편찬위원회의 검정을 받았으며, 나중에 다수의 오류가 발견된 다른 교과서와 마찬가지로 교육부의 수정명령을 거친 것이다. 올해 3월 수업현장에서 쓰일 교재다. 그런데도 교학사를 채택한 경남의 한 고교 교감은 “교육부 검정을 받은 교과서를 채택한 건데 왜 이런 비난을 당하는지 이해가 안 간다”고 호소하고 있다. 심지어 친전교조 교육감이 있는 경기도교육청의 한 관계자는 교학사 채택 고교에 대해 특별감사를 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 전개는 정상이라고 볼 수 없다. 채택을 못 하도록 방해하는 외부 압력이자 협박이다. SNS에 명단이 돌아다니고, 항의 전화가 빗발치는 상황에서 어느 누가 불이익을 무릅쓰고 이 교과서를 채택할 수 있겠는가.



 이런 외부 압력은 우리의 교과서 발행체제를 명백하게 부정하는 행위다. 정부가 집필과 검정기준을 정하고, 여기에 맞춰 민간 출판사가 교과서를 만들어내면 학교는 이 가운데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게 우리의 검정체제다. 일단 검정 기준에 부합해 검정 절차를 통과한 교과서는 채택될 수 있는 것이다. 이것이 사상의 자유를 보장한 헌법 정신이며, 민주사회의 법률이다.



 교과서 선택권은 학교에 주어진 자율권이다. 담당 교사와 교과협의회가 어떤 교재가 맞을지 추천하면 학교운영위원회가 이를 검토하고, 교장이 최종 결정한다. 어느 누가 전교조나 시민단체, 또는 네티즌 등에게 어떤 교과서는 되고, 특정 교과서가 안 된다는 판정 권한을 주었나. 이들 단체나 네티즌은 특정 교과서 채택 학교에 대한 인민재판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



 현 정부는 역사교육의 중요성을 감안해 한국사를 필수과목으로 지정하고 수능에서도 필수과목으로 지정했다. 하지만 이걸로 해야 할 일을 다했다고 생각한다면 착각이다. 자라나는 세대에게 제대로 된 역사교육을 한다면서 교과서 채택도 자유롭게 못하게 하는 현 상황을 용인해선 안 된다. 교육부는 일선 학교가 강요와 협박에서 벗어나 교과서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도록 보호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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