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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심야 인터뷰] 문재인 "나는 결코 친노의 대표가 아니다"

문재인 민주당 의원은 2일 “나는 결코 친노의 대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날 JTBC 뉴스9에 출연해 손석희 앵커와 신년 대담을 한 뒤 곧바로 중앙일보와 가진 심야 인터뷰에서다. 문 의원은 “지난 대선 때 나는 민주당의 후보였고, 동시에 국민연대의 후보이기도 했다”면서 거듭 “나 문재인은 결코 친노의 대표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친노는 없다’는 이른바 무(無)계보ㆍ탈(脫) 계파 선언이다. 이 자리에서 문 의원은 민주당의 현 상황을 “분명한 위기”라고 진단했다. 그러나 오는 6ㆍ4 지방선거 결과는 “박근혜 정부의 중간평가가 좌우하게 될 것이므로 아직 알 수 없다”고 봤다.

-‘안녕들하십니까’라는 말이 지난해말 화제가 됐다. 문 의원은 안녕하셨나.
“아휴…. 뭐 국민들이 안녕하지 못한데…. 나는 뭐 힘들었죠. 뿐만 아니라 대선 이후에 우리가 국민들에게 희망을 드리지 못했다는 송구스러움 때문에 면목 없이 보냈다.”

-예전에 정치권에 들어가면 사람이 변한다며 정계 입문을 고사했었다. 정치인이 된 뒤 스스로 달라졌다고 생각하나.
“달라졌다. 포기하거나 잃은 게 많다. 자유롭지 못하게 됐다. 내 사적인 생활에서 자유를 잃었다는 것도 포함되지만 민주당이라는 당파적 사고에 나도 모르게 젖어있는 게 아닌가 반성하게 된다.”

-당파적 사고에 젖었다는 생각이 들었을 때가 언제인가.
“전체적으로. 불과 엊그제 예산안 등을 통과시키느라고 12월 31일 밤을 꼬박 새지 않았나. 다음날 10시30분 그 때 가서야 비로소 국회가 마무리를 했다. 전 과정들이 그렇다.”

-당파적 사고를 보통 진영 논리라고 하는데.
“보수는 보수대로 진보는 진보대로 가치들은 다 소중하고 의미가 있다. 보수는 합리적인 보수, 따뜻한 보수로 다른 생각을 가진 이들을 포용할 수 있어야 하고, 진보도 중도층이나 합리적 보수까지 함께 하는 유연하고 유능한 열린 진보가 필요하다. 어쨌든 그렇다 하더라도 보수와 진보의 가치 자체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회고록에서 ‘우리가 싸가지 없는 진보를 자초한게 아닌지 겸허한 반성이 필요하다’고 썼다.
“나는 진보적 가치에 대해 자부심이 있다. 낙오되고 소외된 이들에 대한 애정이나 복지ㆍ생명ㆍ환경ㆍ사람 이런 가치들은 다 갖고 있다. 심지어 민주당이 더 서민을 위하는 정당이다. 그런데 왜 서민들조차 민주당을 지지하지 않는가. 우리가 가치의 우월을 믿고 편협했던게 아닌가, 주장하는 방법에 문제가 있었던 게 아닌가 고민한다. 이것만 넘어선다면 난 좋은 가치들에 의해 국민들로부터 선택 받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걸 고민하는 게 당의 최고 과제다.”

-이승만ㆍ박정희 전 대통령의 묘소를 찾지 않고 있는 건 진영논리 때문 아닌가.
“‘진보라고 해서 이승만ㆍ박정희 묘소를 참배하면 안된다’ 이런 생각이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참배라는 행위를 통해서 국민 통합과 화합이 이뤄지는 건 아니라는 것이다. 묘소 참배라는 것으로 국민통합이 이뤄지면 얼마나 좋겠냐만, 진정성 없는 이벤트로 통합이 이뤄지는 게 아니다. 나도 묘소를 참배할 때가 왔으면 좋겠다. 다만 국가 권력을 남용했던 일들에 대한 진정성 있는 반성, 규명들도 필요하다는 것이다. 과거의 독재정권 시절에는 국가권력이 많은 국민들의 생명과 인권을 유린했다. 이런 잘못에 대해 진실을 규명하고 반성하고 또 피해자들의 명예를 회복시켜줘야만 진정한 국민 통합과 화합이 이뤄진다. 그리고 국민 통합과 화합의 결과로 박정희 전 대통령이나 이승만 전 대통령의 묘소 참배가 이뤄지는 것이 순서라고 생각하는 거죠. 말씀드렸다시피 나도 (묘역 참배를) 바라지만 아직은 그 때가 아니지 않나, 이르지 않나 생각한다. 만델라 대통령의 서거 때 인류가 존경을 바쳤지만 남아공의 화합이라는 것도 과거를 그냥 묻어둔 채 피해자들이 용서하는 게 아니었다. 가해자가 진실을 고백하면 면책을 해주는 방식으로 화해와 통합을 이룬 것이다.”

-민주당이 중도로 나가는 노력을 소홀히 해 지지율이 떨어진 것은 아닌가.
“그렇죠. 민주당이 그 점에서 성공하지 못했기 때문에, 말하자면 국민들에게 동떨어진 정치를 해왔기 때문이다. 국민들은 기존 정당에 대한 실망 속에서 새로운 정치 세력을 찾는다. ”

- 올해 지방선거에서 위기 상황인 것 같다.
“ 민주당은 분명하게 위기 상황이다. 지지율도 많이 떨어진 상황이고 게다가 안철수 신당으로 인해 야권이 분열될 수도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지금 새누리당이나 박근혜 정부도 참 못하고 있다. 선거 결과는 점치기 어렵다. 지방선거가 박근혜 정부에 대한 중간평가로서 의미를 갖게 되고 국민들이 여기에 더 무게를 둘 경우 민주당 지지도가 아니라 박근혜 정부에 대한 평가가 선거를 좌우하게 될 거다.”

- 새누리당과 대통령 지지율은 그래도 좀 받쳐주는 편이다.
“평상시 여론조사라는 게 실제 민심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을 수도 있고, 또 선거 민심하고 다르다고 본다.”

-지방 선거 때는 그래도 전국을 열심히 다닐 생각인가?
“다음 선거는 지도부 중심으로 치뤄야하는 선거인데, 나도 민주당 의원이고 지난 대선 후보도 했으니까 내가 도울 수 있으면 최선을 다해야지.”

-JTBC 인터뷰에서 ‘친노’의 존재를 새누리당이나 언론이 만든 프레임이라 강조했는데, 실체가 있는 것 아닌가.
“강경한 주장을 하면 친노라고 하고 나를 비판하면 비노라고 한다. 과거 친노ㆍ비노가 의미 있던 시절이 있었다. 언젭니까. 제일 빠르게는 노 전 대통령이 (민주당의 대선) 후보가 된 이후인 2002년 후보 교체를 요구하는 후단협이 생겼을 때는 일종의 친노와 비노 또는 반노라고 했다. 후단협을 하는 사람은 반노, 어중간하면 비노라고 했죠. 그 이후에 민주당으로부터 열린우리당이 쪼개질 때 열린우리당을 택하면 친노로, 민주당을 선택하면 비노라고 했다. 그 시절에는 친노ㆍ비노라는 말이 의미가 있었을지 모르겠는데 그 이후 열린우리당과 민주당이 통합되고 그 이후에는 그런 식의 분류들은 아무 의미가 없다.”

-친노의 분화로 볼 수 있지 않나.
“다 이제 각자 자기 정치를 하는 거고 유시민 전 장관이나 천호선 정의당 대표처럼 다른 정당을 하는 분들도 있다.”

-새누리당의 친박이나 친이 처럼 친노도 가치중립적으로 부르는 표현이다.
“그거와는 다르다. 친박은 이명박 정부에서 뭔가 차별화되는 것처럼 되니 박 대통령의 당선이 정권 교체라는 느낌을 주지 않나. 친박은 긍정적인 개념으로 쓴 것이다. 어쨌든 친박ㆍ친이에 부정적인 뜻을 담아서 적대적인 표현으로 쓰지는 않는다. 단순한 계파로 해서 드라이하게 (친박ㆍ친이로) 쓰는데 우리 쪽에선 친노를 쓰는 것은 뭔가 감정이 담겨 있지 않나.”

-그래도 친노는 민주당 주류라는 뜻으로 주로 쓰인다.
“친노가 민주당을 주도하는 세력도 아니다. 대체로 과거에 노 전 대통령과 함께 했거나 그 가치를 따르는 사람들이 상대적으로 좀 더 개혁적인 성향이라서 일반 국민의 지지를 더 받는 것은 있을 수 있겠다. 그러나 친노가 민주당을 지배하는 세력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세력적으로 봐도 소수가 아닌가. 그리고 김한길 민주당 대표도 지난해 전당대회 때 연설한 걸 보면 노 전 대통령과의 각별한 인연을 강조했다. (민주당에선) 자기가 친노라고 말하지 않는 분이 없다. 그룹핑이 불가능하다. 아마 민주당 의원들 중에는 가끔 조금 특별히 다른 생각을 가진 의원도 있을 것이다. 그런 식으로 나누면 대부분이 친노라고 생각한다. 또 대부분은 ‘친 김대중’ 이기도 하다.”

- ‘친문(親文)’은 어떤가?
“(생각에 잠기다가) 이 이야기 나왔으니까… 나는 결코 친노의 대표가 아니다. 나는 지난 대선 때 민주당의 후보였고 민주당 경선 때 압도적 지지를 받았다. 계파를 다 초월해서. 그리고 동시에 국민연대의 후보이기도 했고 1470만표 지지를 받았다. 나 문재인은 결코 친노의 대표가 아니다.”

-야권은 지난해 국가기관의 대선 개입 의혹을 놓고 특검을 계속 주장해 왔다. 올해도 계속되나.
“박 대통령이 진정성이 있는 의지를 보여준다면 특검이고 뭐고 다 필요 없다. 사실 과거 사례를 보면 특검이 진실을 규명하는데 썩 효과적인 방법도 아니었다. 그러나 박근혜 정부에서 스스로 그런 조치를 취하지 않으니 야권이 부득이하게 ‘출구전략’으로 그런 방법을 취하게 된 것이다.”

-그 와중에 민주당 장하나 의원이 대선불복 성명서까지 냈는데.
“글쎄. 127명의 국회의원 한 분 한 분이 다들 정치적 견해가 있는 것인데 당이 전체를 통제할 수는 없죠.”

-그럴 때 문 의원이 나서 대선승복 문제를 좀 더 분명히 언급하는 건 어땠을까.
“대선 승복 저는 진작에 여러번 했다. 그 다음에 우리 당도 불복 하지 않는다고 누누히 천명을 했다. 승복 선언 여러 번 한다고 (국정원 댓글 문제가) 해결되나. 이 문제는 대통령과 정부의 손에 있다. 아니, 세상에 야당이 뭐라고 하니 상황이 해결되지 않는다는 게 있을 수 있나. 오히려 여당이 대선불복으로 키워간 것 아닌가. (노무현 정부가 출범한) 2003년 한나라당은 대선을 도둑 맞았다고, 노 전 대통령을 인정할 수 없다고 공공연히 얘기했다. 당선무효 소송까지 냈다. 그렇다고 그때 한나라당을 대선 불복한다고 핍박했는가.”

-박근혜 정부가 의지를 보이지 않았다는 주장인가.
“검찰 수사에 대해서 처음부터 여러 차례의 수사를 방해하거나 또는 통제하는 그런 행위들이 있지 않았나. 처음에는 원세훈 전 국정원장과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의 신병 처리에 대해서 간섭했다. 근래에는 심지어 수사 책임자와 부책임자를 교체시키기도 했다. 그 다음에 그 댓글 사건을 전반적으로 지휘하던 검찰총장을 갈아치우기도 했고요. 그래서 국민 사이에는 지금 검찰의 수사가 공정하게 잘 이루어지고 있다는 신뢰가 없지 않는가. 뿐만 아니라 정상회담 회의록의 유출 부분에 대해서는 제대로 수사가 이뤄지지 않는 것으로 보이고 있고, 군 사이버사령부의 선거 범죄에 대해서도 지금 수사하는 태도나 내놓은 결과를 보면 초라하기 짝이 없다. 이를 극복하고 수사에 대한 신뢰를 주기 위해서도 특검이 필요하다. 또 하나 특검이 갖는 중요한 의미는 ‘특검에게 사실 관계 규명을 다 맡기고 정치권은 이제는 민생에 전념하자’라는 출구 전략으로 의미가 있는데 박근혜 정부에선 이를 받아들이지 않아 안타깝다.”

-올해도 특검 문제를 야권이 제기하나.
“야권이 하겠나. 국민들이 하는 거죠.”

-영화 변호인의 흥행은 어떻게 보나.
”아직 나도 영화를 보지 못했다. (영화의 소재가 된) 부림 사건은 지금으로부터 30년도 더 된 사건이다. 30년간 우리 사회가 정상적으로 발전해 왔다면 ‘과거에 그런 일이 있었지’라는 옛날 얘기가 될 텐데, 30년 동안 우리 사회가 특히 이명박ㆍ박근혜 정부의 퇴행으로 다시 과거로 되돌아갔다. 30년간 우리 사회가 과연 본질적으로 얼마나 달라졌나 라는 회의적인 생각이 든다. 30년 전을 영화로 보는 국민들이 지금의 일로 느낀다. (영화를 보면) 영화 속 주인공인 송 변호사가 국민들에게 정말 당신들 안녕하냐, 정말 당신들 할 일 제대로 하고 있냐 그렇게 물어보는 것 같은 느낌이 들 것이다.”

이어 2017년 대선과 무소속 안철수 의원과의 관계를 주제로 질문했다.

-JTBC 인터뷰에서 안 의원과 경쟁할 생각이 없다고 했으나 야권에선 다들 새로운 라이벌 관계로 본다.
“아직은 아니라고 본다.”

-‘아직은’의 의미는.
“지금은 안철수 신당이나 안 의원도 새누리당이나 박근혜 정부에 반대하는 입장이라는 걸 분명히 하고 있기 때문에 아직은 함께 가는 관계다. 2017년 정권교체라는 큰 것을 놓고 생각한다면 다시 언젠가는 힘을 합쳐서 함께 가야 한다. 그런 관계이기 때문에 지금부터 경쟁 관계다, 이렇게 폭을 좁혀서 생각할 문제는 아니다. 한편으로 경쟁하겠지만 한편으로 동반되어야 하는 관계가 중첩되어 있다. “

-단일화 정치, 연대 정치가 바람직한가.
“원론적으로 바람직하지 않다. 정체성이 다른 정당이 선거 때 단일화를 한다는 건 정당 정치의 발전 측면에서도 그렇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 때처럼 국정파탄, 또는 민주주의 퇴행, 이런 것 때문에 정권교체가 더욱 절박한 대의가 되고 할 때 그런 정당성이 거론되는 것이다.”

-한국일보 인터뷰에서 2017년 대선의 ‘불쏘시개’도 될 수 있다고 했다.
“(대선 패배 원인을 진단한) 회고록으로 다음 대선에 기여할 수 있다면 그것으로 역할을 다해도 충분하다. 지난 대선 때 가장 크게 부담이 된 게 ‘종북 프레임’이었다. 2017년에 종북 프레임이 발 붙일 수 없게 한다면, 제가 그 역할을 할 수 있다면 그것으로 역할을 다해도 좋다. 개인적으로 내가 더 영광인 역할을 맡는게 중요한 게 아니라는 것이다. 불쏘시개는 그런 점에서 쉽게 쓰는 표현으로 쓴 것이다.“

-대선 재수를 더 원하는가, 아니면 불쏘시개를 원하는가.
“그건 도저히 지금 말할 때가 아니죠. 2016년에나 받을 질문이다. 그 시기와 상황에 따라서 생각이 달라질 수 있는 것 아닌가.”

문 의원에게 인터뷰 말미에 꼭 하고 싶은 말을 묻자 그는 “박근혜 정부가 성공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이를 위해 야당이 도울 길이 있으면 도와야 한다. 나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 말을 꼭 하고 싶다고 했다.

“대선 후보 시절 박 대통령은 합리적이고 따뜻한 보수의 면모를 보였다. 그런데 대통령이 되신 후 지금 보여주는 모습은 대단히 권위적이다. 마치 다른 사람인 듯한 느낌이 들 정도다. 대선 후보 시절의 초심으로 되돌아가서 국정운영 기조를 전반적으로 바꿔야 남은 4년을 성공할 수 있지 않을까.”

정리=하선영 기자 dynamic@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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