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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비 털어 이웃 밥 퍼주는 시각장애인들

2일 대구 두류공원에서 대구시각장애인연합회 회원과 자원봉사자들이 ‘사랑해 밥차’를 찾아온 시민들에게 무료급식을 제공하고 있다. [프리랜서 공정식]
2일 정오 대구 두류공원 입구. 5t 트럭을 주방으로 꾸민 밥차 앞으로 600여 명이 모여들었다.



대구 '사랑해 밥차' 11년째
"우리보다 어려운 사람 돕자"
거리 공연으로 번 수익금에
후원금 보태 하루 500명 급식

 “차례대로 오세요. 새해 힘내시라고 오늘은 특별히 쇠고기 국입니다.”



 시력을 완전히 잃지 않은 장애 5급인 최영진(56·대구시각장애인연합회 예술단 단장)씨가 배식 시작을 알렸다. 사물 구분이 가능한 시각장애인(3~5급) 예술단원 5명과 자원봉사자 20여 명은 밥차 앞에서 배식에 나섰다. 음식을 담으면서 “새해엔 파이팅 아시죠”라고 인사를 건넸다. 최씨는 “새해 첫 급식인데 작년보다 밥차를 찾는 이웃이 조금이라도 줄었으면 했는데, 더 많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



 대구 시각장애인이 소외 이웃에게 따뜻한 밥 한끼를 내놓는 ‘사랑해 밥차’가 새해에도 어김없이 ‘시동’을 걸었다. 시각장애인들은 올해로 11년째 월~목요일 점심을 이웃에게 건네고 있다.



 사랑해 밥차의 새해 첫 메뉴는 ‘쇠고기국과 감자조림, 무채, 우유’. 주방시설이 있는 밥차는 2009년 BC카드가 후원하고 서울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마련해 준 것이다. 그전까지는 2.5t 트럭에 밥을 잔뜩 해 싣고 가 급식했다. 밥차에는 하루 평균 500여 명씩 일주일에 2000여 명이 모여든다.



 한 끼를 준비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은 50만원 정도. 기업체와 개인의 후원, 여기에 최씨 등 시각장애인 예술단원이 번 자체 수익금이 더해진다. 후원만으론 매끼 봉사가 부족해서다. 이들은 토요일과 일요일, 북과 장구·꽹과리를 들고 가요·민요 공연 등을 하며 돈을 벌어 밥차 운영비에 보탠다.



 무료급식 봉사는 우연히 시작됐다. 2004년 대구 서부정류장 앞에서 최씨 등 시각장애인 예술단이 거리 공연을 할 때 노인 등에게 밥과 국을 건넨 게 시작이었다. 단원들은 “우리보다 더 어려운 이웃이 있다”며 한번 도와 보자고 결정했다. 그리고 사단법인 대구시각장애인연합회의 사업으로 정해 본격적인 봉사에 나섰다.



 처음엔 쉽지 않았다. 거리공연 수익만으론 모여드는 이웃에게 밥을 모두 제공하기가 힘들어서였다. 50명만 밥을 주고 반찬이 떨어져 급식을 중단하기 일쑤였다. 그러다 조금씩 입소문이 났고, 든든한 후원자가 생겼다. 자원봉사자도 가세했다. 덩치가 점점 커졌고, 이렇게 11년째 점심 약속을 어기지 않고 이웃을 만나고 있다.



 사랑해 밥차는 올해 새로운 봉사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국내 최초로 밥차가 아닌 ‘사랑해 짜장면차’를 만들고 있다. 급식이 없는 금요일 아동시설이나 영세민 아파트를 다니며 짜장면을 전할 예정이다.



 사랑해 밥차 앞에서 “왜 짜장면차를 또 하려 하느냐”는 물음에 시각장애인들은 한 목소리로 “어려운 사람도 밥만 묵고 싶지는 않을 꺼 아인교”라며 환하게 웃었다. 후원은 053-653-7770.



김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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