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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타고 온 새 뉴욕시장 "불평등 끝내겠다"

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시청 계단 앞에서 빌 더블라지오 신임 시장(오른쪽)이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빌 클린턴 전 대통령 앞에서 취임 선서를 하고 있다. 맨 왼쪽은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 [뉴욕 신화=뉴시스]


이상렬
뉴욕 특파원
새해 첫날인 1일 미국 뉴욕 맨해튼 다운타운의 시청 야외 홀은 추웠다. 빌 더블라지오 시장의 취임식을 보려고 온 5000여 명은 주최 측이 준비한 담요를 두르고도 발을 굴렀다. 행사에 앞서 디스코와 솔, 댄스 음악이 나오자 일부 시민은 춤을 췄다. 단상에 앉은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도 몸을 흔들었다.

[현장에서]
"자본의 심장서 양극화 해소 실험"
20년 만의 민주당 시장 취임식장
한파에도 5000여 명 몰려 축하



 더블라지오 시장 가족은 지하철을 타고 나타났다. 전임 억만장자 마이클 블룸버그 시장과는 확연히 다른 서민형 시장의 등장이었다.



 이날은 민주당의 축제였다. 민주당의 텃밭이면서도 20년간 공화당과 보수파에 내줬던 뉴욕의 정권을 되찾아온 것에 환호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 부부, 앤드루 쿠오모 뉴욕 주지사, 데이비드 딘킨스 전 뉴욕시장 등 쟁쟁한 민주당 전·현직이 대거 참석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시들지 않는 인기를 과시하며 더블라지오의 시장 취임 선서를 주재했다. 힐러리는 특별한 말 없이 단상을 지켰지만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더블라지오는 취임사 앞머리에서 가정과 아동에 대한 힐러리의 헌신을 부각시켰다.



 블룸버그는 외로운 섬이었다. 9·11 테러 이후 주저앉을 뻔했던 뉴욕을 재건한 그의 업적은 그다지 조명받지 못했다. 대신 그의 재임 중 심해진 양극화 해소가 이날 행사의 화두가 됐다. 현재 뉴욕의 빈곤율은 21%, 노숙자는 대공황 이후 가장 많다. 더블라지오는 “뉴욕은 현재 불평등의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며 “뉴욕을 위협하는 경제적·사회적 불평등에 종지부를 찍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클린턴 전 대통령도 “불평등 문제는 나라 전체를 괴롭힌다”고 거들었다.



 이날 더블라지오가 불평등 해소와 함께 가장 많이 쓴 단어는 ‘진보적(progressive)’이란 말이었다. ‘진보적 비전’ ‘진보적 방향’ ‘진보적 개혁’ 등의 말이 쏟아졌다. 그는 연 소득 50만~100만 달러의 계층에 대한 세금을 올려 맞벌이 부부 자녀를 돌볼 유아원과 방과후 프로그램을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한마디로 부자 증세를 통한 취약 계층 지원이다. 뉴욕타임스 등 현지 언론들은 이런 그의 정책을 포퓰리즘으로 표현한다. 이는 뉴욕 경제를 떠받치는 월가가 동의해야 가능한 사안이다. 그는 성장을 통해 그 과실이 모든 계층에게 확산되는 낙수효과를 우회적으로 부인했다.



 더블라지오의 시장 취임으로 뉴욕은 자본주의와 양극화 해소가 조화롭게 양립할 수 있는지에 대한 실험에 돌입했다. 더블라지오는 “우리가 성공할지를 세계가 지켜볼 것이다”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세계 경제의 심장인 이 도시가 택한 이번 실험의 성공과 실패는 세계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이상렬 뉴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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