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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간 개인 돈 6800억원 풀었다 … '자선 시장' 블룸버그

5430만 명의 관광객. 24억 달러의 재정흑자, 419건의 살인(2012년·기록 작성 이후 최저치).



뉴욕시장 3연임 끝내고 퇴임
9·11 충격 딛고 24억 달러 재정흑자
흉악 범죄 줄자 관광객 다시 몰려

 지난 12년간 거대도시 뉴욕을 이끌어온 마이클 블룸버그 시장이 지난해 12월 31일자로 퇴임했다. 그의 재임 중 기록들은 당분간 깨지지 않을 전망이다. 도시계획 전공학자인 미첼 모스는 “블룸버그의 업적은 역대 어떤 시장도 하지 못했던 일이고, 앞으로도 깨기 힘든 기록”이라고 말했다. 그의 3연임 기록 자체도 희귀하다. 지난 100년간 3연임을 한 뉴욕시장은 블룸버그가 네 번째다.



 블룸버그는 2002년 1월 취임했다. 불과 석 달 전 벌어진 9·11테러의 충격과 공포가 가시지 않은 때였다. 뉴욕타임스가 “관광객들은 뉴욕에 오기를 두려워했고, 시민들은 뉴욕에 살기가 무서웠다”고 표현하는 시기였다. 시의 재정은 30억~50억 달러 적자상태였다. 그는 취임식에서 “우리는 뉴욕을 재건하고 자유세계의 수도로 계속 남게 하겠다”고 맹세했다. 그사이 뉴욕은 또 다른 위기를 맞았다. 2008년 월가에서 촉발된 금융위기가 도시를 침몰 직전까지 몰고 갔다.



 그러나 첫 번째 취임 후 12년이 지난 지금 블룸버그는 대부분의 약속을 지켰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다. 경제는 되살아났고, 관광객은 몰려오고, 범죄율은 떨어졌다. 블룸버그는 뉴욕을 더욱 건강한 도시로 탈바꿈시켰다는 평도 받고 있다. 공공장소에서의 흡연을 금지했고, 식당에선 몸에 나쁜 트랜스지방을 쓰지 못하게 했다. 그가 퇴임 직전 마지막으로 서명한 법안은 전자담배를 일반담배와 마찬가지로 규제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블룸버그가 성장 페달을 밟는 사이 그늘도 짙게 드리워졌다. 집이 없어 길거리를 헤매는 노숙아동들이 2만2000명을 넘어섰다. 1920년대 말 대공황 이후 가장 높은 수치였다. 양극화는 극심해졌다. 뉴욕시민의 절반 가까이가 빈곤선 근처에 있다는 통계가 나올 정도였다. 이는 결국 양극화 해소를 내건 민주당의 빌 더블라지오가 보수파 12년 집권을 무너뜨릴 수 있는 배경이 됐다. 도시안전을 위해 시행한 불심검문은 또 다른 원성을 낳았다. 불심검문을 받은 인원은 무려 440만 명에 달했지만, 그렇게 해서 검거한 범죄자는 극히 일부였다.



 그러나 그의 퇴임을 앞두고 나온 또 하나의 수치는 억만장자 블룸버그를 재평가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블룸버그는 재임 12년 동안 사재를 6억5000만 달러(약 6800억원) 이상 쓴 것으로 나타났다. 그중엔 열대어 애호가인 그가 시청에 설치한 수족관 관리비 6만2400달러, 시청 직원들에게 제공한 간식비 89만 달러, 출장 때 번잡한 것을 피하기 위해 사용한 개인전용기 비용 600만 달러 등 억만장자인 그의 개인적 취향과 관련된 비용이 포함된다.



 그러나 그는 드러나지 않는 자선사업가였다. 카네기재단에 2억 달러를 기부했고, 메트로폴리탄 박물관에 오디오 안내와 무선인터넷 설치를 위해 3000만 달러를 냈다. 그가 문화·복지 단체에 기부한 금액은 2억6300만 달러 이상으로 추산된다. 어려운 상황의 흑인과 히스패닉 남성의 삶을 좋게 하는 시 프로그램을 만들 때는 3000만 달러를 내놓았다. 퀸즈에 있는 한 극장에는 매년 익명으로 10만 달러를 건넸다. 사회적 대의를 위해서도 돈을 아낌없이 썼다. 총기규제운동을 고무하는 데 700만 달러, 이민법 개혁에 570만 달러, 자원봉사운동에 620만 달러를 각각 지출했다.



 블룸버그는 연간 270만 달러 상당인 시장 연봉도 거부했다. 대신 매년 1달러만 받았다. 엄청난 부가 블룸버그를 더 나은 시장으로 이끌었는지는 명확하지 않다. 여론은 갈려 있다. 지난 8월 시사주간지 타임 조사에 따르면 30%는 블룸버그가 부자여서 더 나은 시장이 됐다고 응답했지만, 27%는 부자여서 더 나쁜 시장이 됐다고 반응했다.



 다만 테러와 경제위기로 주저앉을 뻔했던 뉴욕을 다시 세계의 중심으로 일으켜 세운 블룸버그의 공로를 부인하는 이는 많지 않다. 뉴욕타임스는 12월 28일자 사설에서 “뉴욕은 블룸버그의 재임 기간에 전반적으로 더 나아졌다. 개인적인 삶으로 돌아가는 시민 블룸버그가 잘되기를 바란다”고 썼다.



뉴욕=이상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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