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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청소해 번 1000만원 내놓은 노부부

여의치 않은 형편에도 1029만원을 장학금으로 내놓은 전남 진도군 한추향(왼쪽)·김광연씨 부부. 1년간 공공화장실을 청소해 받은 돈 전부를 기부했다. [진도=프리랜서 오종찬]
지난 23일 전남 진도군인재육성장학회 계좌에 1029만원이 들어왔다. 진도군 군내면 만금마을 한추향(74)·김광연(65·여)씨 부부가 장학금으로 써달라며 보낸 돈이다. 부부가 올 한 해 진도대교 휴게소 등 4곳의 공중화장실 청소를 하고 받은 전액이다.



넉넉지 않아 더 따뜻한 나눔

 이들 부부는 생활이 넉넉하지 않다. 환경미화원이던 아들은 2000년 교통사고로 숨졌다. 며느리도 집을 나가 지적장애 3급인 손자(13)를 키우며 산다. 예전에 짓던 농사는 몸이 아파 그만뒀다. 대신 올해부터 화장실 청소를 했다. 수입은 면사무소에서 나오는 화장실 청소 인건비와 농토를 빌려주고 받는 월 50만원, 생활보호대상자인 손자 앞으로 나오는 월 30만원이 전부다. 그래도 장학금 기부를 결심했다. 한씨는 “선생님들이 손자를 자식처럼 돌봐주는 데다 학교에서 학용품과 교재, 옷까지 사주는 게 너무 고마웠다”며 “보답하기 위해 청소일로 번 돈을 기부하자고 했더니 아내가 흔쾌히 찬성했다”고 말했다.



 부부는 1년 동안 돈을 모아 결혼 50주년 기념일(22일) 이튿날 장학회에 기부했다. 한씨는 “이 돈이 아프고 어려운 아이들을 위해 값지게 쓰였으면 한다”고 말했다.



 넉넉하진 않지만 더 어려운 이웃을 위해 아낌없이 내놓은 기부. 그래서 ‘더 따뜻한 기부’ 행렬이 올해도 이어지고 있다.



선주고 학생들과 지도교사(오른쪽 셋째).
 경북 구미시 선주고등학교의 특수학급 1~3학년 학생 24명은 지난 26일 경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이웃사랑 성금 100만원을 전했다. 6개월간 매주 금요일에 도넛과 머핀을 만들어 팔아 마련한 성금이다.



 성금을 낸 24명은 지적·지체·자폐 등의 장애를 갖고 있다. 이들이 빵을 굽기 시작한 것은 올 3월. “직업교육을 겸해 이웃을 돕는 보람을 느끼게 하자”고 특수학급 담당 교사들이 아이디어를 낸 게 계기였다.



 학교가 재원을 마련해 빵 굽는 기계를 들여왔다. 처음엔 쉽지 않았다. 학생들은 계란을 깨고 밀가루 반죽을 하는 것조차 힘겨워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며 마치 숟가락질을 익히듯 점점 자연스럽게 반죽을 하고 빵을 만들게 됐다.



 석 달이 지난 6월 교내에 ‘하나+하나 베이커리’가 문을 열었다. ‘하나에 하나를 더하면 더 큰 힘이 난다’는 뜻을 이름에 담았다. 매주 금요일 오전에 도넛 80개, 머핀 80개를 구워 점심시간에 팔았다. 도넛은 3개 1000원, 머핀은 1개 500원이었다. 1154명의 일반 학생과 교직원 등 손님은 충분했다. 6개월간 재료비를 빼고 106만8950원을 벌어 100만원을 기부했다. 2학년 서광천(18·지적장애 2급)군은 “우리가 누군가를 도울 수 있다는 게 정말 뿌듯하다”고 말했다.



매일 새벽 폐지를 모은 김복순 할머니.
 부산지하철 2호선 부암역 8번 출구 앞 골목길에서 2평짜리 담배가게를 운영하는 이우호(82)·김복순(75)씨 부부는 지난 27일 당감2동 사무소에 성금 100만원을 보냈다. 매일 새벽 3시에 일어나 종이상자와 폐지를 수집해 판 돈이다. 이렇게 하루 1500원가량을 마련해 연말에 성금을 낸다.



2011년에는 56만원, 지난해는 50만원을 기탁했다. 올해는 생활비를 아낀 돈을 보태 100만원을 만들었다. 김씨는 “내가 움직이면 이웃을 도울 수 있다는 게 기쁘다. 건강이 허락할 때까지 폐지수집을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부산=김상진, 진도=최경호

구미=김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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