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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싸움의 기술

<16강전>

○·구리 9단 ●·안성준 5단



제11보(110~116)=‘싸움의 기술’이란 영화가 있었습니다. 항상 맞고만 사는 고등학생이 은거한 싸움의 고수를 만나면서 얘기가 시작되는데요.



이 영화에서 지금도 기억나는 대목은 은거 고수인 백윤식씨가 고등학생의 팔 힘을 길러주기 위해 빨래를 비틀어 짜는 장면입니다. 날고 기는 재주보다 ‘기본’을 강조한 대목인데요, 빨래를 밟고 짜던 추억 탓인지 지금도 미소를 짓게 만듭니다.



 안성준 5단이 흑▲로 차단하자 구리 9단도 110으로 차단해 험악한 싸움이 시작되고 있습니다. 111로 막자 112로 차단하고 단수에 몰린 흑은 113으로 잇습니다. 외길 수순이지요? 그렇습니다. 외길입니다. 그러나 이처럼 군더더기 하나 없이 자연스럽게 수순을 진행시키려면 오랜 싸움 경력이 필요합니다. 단수와 축과 장문이 눈앞에서 시커먼 입을 벌리고 있는데도 편안한 자세로 물 흐르듯 수순을 이어가려면 무엇보다 싸움에 대한 기본기가 충실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상변 백은 흑을 잡지 않고는 저 혼자 살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114 끊은 것이고 흑도 115로 요석을 살려 나옵니다. 물론 위쪽 두 점은 이미 폐석이고 이 한 점이야말로 요석이라는 것을 한눈에 알지 못하면 이런 싸움은 할 수가 없는 거지요. 백은 분주합니다. 116으로 두 점도 살려야 하고 상변도 살려야 합니다. 그러나 다 살고 나면 중앙 흑을 위협할 수 있다는 희망이 있습니다.



죽고 사는 것만이 싸움의 전부는 아닙니다. 싸움이 끝나고 전쟁터의 흙먼지가 가라앉은 뒤의 풍경을 예측해 내지 못한다면 싸움은 시작할 수 없는 것입니다. 이 싸움의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요. 



박치문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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