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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넘버원 뒤엔, 공격 경영 있었다

포스코 고유의 친환경 제철 공법인 파이넥스 공장에서 쇳물을 뽑아내고 있는 모습. 2007년 5월 연간 150만t을 생산하는 첫 상용화 설비가 만들어졌다. 포스코는 내년 초 포항에 연산 200만t 규모의 파이넥스 공장을 준공할 계획이다. [사진 포스코]


올해 한국 기업은 열심히 뛰었다. 분기 영업이익 10조원(삼성전자) 시대가 열렸고, 세계 일류 상품도 639개로 지난해보다 5개 늘었다. 사상 최대 무역흑자 달성도 눈앞에 와 있다. 더 높이 날아오른 기업들은 더 멀리 보기 위해 노력했다. 내년 세계 경제가 회복되더라도 준비되지 않은 기업은 성장의 과실을 따기 어렵기 때문이다. 올해 기업들은 새로운 숙제도 안았다. 경제민주화 바람으로 사회 공헌에 대한 요구가 커진 것이다. 국민에게 사랑받는 기업을 향해 기업들은 사회적 책임과 역할의 범위를 크게 넓혔다.

국내외서 열심히 뛴 기업들
분기 영업이익 10조 시대 열고
사상 최대 무역흑자 달성 눈앞
빠듯한 여건 속 알찬 투자 지속
고용 늘려 사회적 책임도 실천



 ◆더 높이 … 1등 제품들 해외서 날개짓=올림픽 금메달을 휩쓸어 온 한국 궁사의 뒤에는 든든한 조력자가 있다. 바로 한국 기업이 만드는 활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활 제조업체인 윈엔윈은 세계 시장의 절반을 점유하고 있는 세계 1등 기업이다. 신소재인 탄소나노튜브(CNT)를 활용해 활 날개 등의 접착력을 높인 기술은 다른 업체가 따라오기 힘들다. 이 회사만이 아니다. LG화학이 만드는 3D 안경용 소재인 필름패턴방식(FPR)은 세계 시장의 8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이 회사는 올해 곡면 배터리 등 세계 최초로 만든 신개념 배터리를 3개나 내놓았다. LG화학의 권영수 사장은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은 올해 세계 최초로 LTE-A를 상용화해 이동통신 분야의 새 장을 열었다.



 한국 기업의 성공 신화는 지역을 가리지 않았다. 두산중공업은 지난 8월 칠레에서 해수담수화 플랜트를 수주했다. 중동에서 쌓은 명성으로 중남미까지 시장을 확대한 것이다. 미국 시장에서 쟁쟁한 브랜드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는 현대자동차는 중국에서도 급성장했다. 올해 현대차는 중국에서 연간 100만대 이상의 차를 판매해 ‘100만대 클럽’에 가입했다. 폴크스바겐이 20여 년에 걸쳐 이룬 성과를 현대차는 11년 만에 달성했다. 아모레퍼시픽은 국내 화장품기업 중에선 처음으로 수출 1억 달러의 벽을 넘었다. 앞으로 회사 매출의 절반 이상을 해외에서 올리는 것이 이 회사의 목표다.



 ◆더 멀리 … 꾸준한 R&D 투자로 혁신 시도=반도체나 휴대전화 외에도 삼성전자가 세계 1위를 넘보는 것이 또 있다. 바로 연구개발(R&D) 투자다. 컨설팅업체인 부즈앤컴퍼니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7월부터 올해 6월까지 1년간 R&D에 104억 달러를 투자했다. 폴크스바겐에 이어 세계 2위이고, 애플의 4배 수준이다.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연구개발을 통해 더 먼 미래를 준비하고 있는 것이다. LS산전은 매출의 6~9%를 매년 연구 개발에 투자하고 있다. 이 회사는 톰슨로이터가 선정하는 ‘세계 100대 혁신기업’에 3년 연속 선정됐다.



 연구개발의 성과는 세계 최초의 제품 개발로 이어지고 있다. 효성은 11월 제 2의 나일론이라 불리는 신소재 ‘폴리케톤’을 개발했다. 10년간 수많은 시행착오를 이겨낸 결과다. 폴리케톤은 현재 사용되고 있는 소재 중 가장 단단하다는 폴리아세탈(POM)보다 14배 이상 단단한 물질이다. 한화그룹은 태양광 발전의 소재 생산에서 발전소 가동까지 전 과정을 모두 할 수 있는 체계를 완성하고 도약을 꿈꾸고 있다. 이런 수직계열화를 이룬 업체는 전세계에서 한화그룹이 유일하다.



 미래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해외 생산 기반 확대도 잇따랐다. 포스코는 지난 23일 인도네시아 찔레곤에 일관제철소를 완공했다. 포스코가 만든 첫 해외 일관제철소로, 동남아 철강 수요 확대를 노린 선제 투자다. SK종합화학은 중국 최대 석유회사인 시노펙과 손 잡고 3조3000억원을 투자해 중국 우한에 석유화학 공장을 지었다. 현지 공장 설립을 통해 중국 에틸렌 사업에 진출한 외국기업은 SK가 유일하다.



 유통업체는 단순히 물건만 사고 파는 수준을 넘어 쇼핑몰을 복합 생활 공간으로 바꾸고 있다. 신세계는 교외형 복합쇼핑몰을 통해 쇼핑·여가·외식·문화생활 등을 한 곳에서 해결할 수 있는 라이프스타일센터(LSC) 전략에 힘을 쏟고 있다. 홈플러스는 손에 잡히는 생활용품만이 아니라 금융·통신·여행 등 무형의 상품을 파는 곳으로 진화해가고 있다. 이랜드 그룹은 1999년부터 시작한 지식경영의 성과가 가시화하면서 올해 창사 이후 최대 실적을 기대하고 있다. 회사가 추진한 모든 사업에서 생긴 노하우를 꼼꼼하게 챙기고 축적해, 새로운 도전의 밑거름으로 삼은 결과다.



 ◆더 넓게 … 사회공헌 강화, 일자리 창출=전국경제인연합회는 올해 2월 ‘기업경영헌장’을 채택했다. 헌장의 7대 원칙 중 4개는 사회적 책임을 강화하겠다는 내용이다. 올해 경영여건이 빠듯했던 기업도 연말 이웃돕기 기부만은 인색하지 않았다.



 아시아나항공은 사회공헌 전담팀을 두고 지속적인 사회 공헌 활동을 관리하고 있다. 아시아나 관계자는 “청소년 교육기부 활동인 ‘아름다운 교실’은 국내·외에서 아시아나를 상징하는 사회공헌 브랜드가 됐다”고 말했다. 에쓰오일은 2006년부터 8년째 소방 영웅을 선정해 지원하는 방식으로 소방관들을 격려하고 있다.



 기업이 할 수 있는 사회공헌 가운데 으뜸은 역시 고용이다. CJ그룹은 지난 8월 대기업 중에서 처음으로 출산·가사 등으로 직장을 떠났던 여성이 시간제로 일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었다. 신세계도 전 계열사를 통해 시간선택제 일자리 2000여개를 창출했다. 롯데는 내년 상반기까지 시간선택제 일자리 약 2000개를 만들어 경력단절 여성과 중장년층 고용을 늘릴 계획이다.



김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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