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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읽기] 도심서 쫓겨나 농촌으로 환영 못 받는 '시골 비둘기'

[경북 고령군 개진면, 2013. 12]


비둘기는 ‘평화’의 상징입니다. 노아의 홍수 때 육지를 조사하기 위해 방주에서 놓아준 비둘기가 올리브 가지를 물고 돌아왔다는 이야기에서 유래한다고 합니다. 1988년 서울올림픽 개막식 때는 3000마리의 비둘기를 날리기도 했습니다. ‘비둘기처럼 다정한 사람들이라면 장미꽃 넝쿨 우거진 그런 집을 지어요…’. 김연숙씨의 ‘비둘기집’이라는 노래 가사입니다. 이처럼 비둘기는 ‘화목한 가정’의 대표명사이기도 합니다. 왕성한 번식력이나 생명력에서 ‘풍요’의 상징으로도 생각되었습니다. 하지만 비둘기는 천적이 없는 도심에서 기하급수적으로 개체수가 증가하면서 유해성이 부각되기 시작했습니다. 배설물과 깃털이 문화재와 건물을 훼손하고 질병을 옮긴다는 이유로 환경부는 2009년 비둘기를 유해야생동물로 지정했습니다. 지자체들은 상징새를 비둘기에서 다른 새로 바꿨습니다. 전남 순천시는 2007년 흑두루미, 전북 정읍시는 2011년 원앙, 2012년 충남 아산시는 수리부엉이, 지난 1월 경기 안산시는 노랑부리백로로 상징새를 바꿨습니다.



 사진은 경북 고령군 개진면 부2리 매화마을을 날고 있는 비둘기들입니다. 도심에서 버림받은(?) 비둘기들은 여기에서도 천덕꾸러기입니다. 밭에 심어놓은 양파 모종을 쪼아 먹고, 전봇대와 전깃줄에 앉아 배설물을 흘립니다. 고속도로와 국도에서 차 위를 떼지어 날아다니기도 합니다. 주민들은 “평화가 아니라 원수”라고 합니다. 하루아침에 영웅에서 역적이 되어 버린 비둘기. 억울할 것도 같습니다. 그 크기는 이렇게 많이 번식하리라 생각 못한 우리들의 책임만큼일 겁니다. <캐논 EOS-1D Mark Ⅲ, 셔터속도 1000분의 1초, 조리개 f 8>



글·사진=프리랜서 공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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