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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없이 책장 넘겼다, 세상을 보는 눈이 커졌다

2013년 마지막을 기념하는 ‘책과 지식’ 지면입니다. 올 한 해를 마감하며 우리 시대 각계 전문가 8인이 추천하는 책을 모았습니다. 지난주 소개한 중앙일보·교보문고 공동 선정 ‘2013 올해의 좋은 책 10’ 외에도 개성 있는 콘텐트의 힘으로 독자들과 교감하고 영감을 준 책이 적지 않았음을 돌아보자는 뜻입니다. 여기 몇 권의 책에 대한 작은 이야기는 한 해를 정리하며 독자 여러분께 드리는 질문이기도 합니다. 올해 당신을 움직인 책은 무엇입니까.



[책과 지식] 2013년 나를 움직인 책

1417년, 근대의 탄생

스티븐 그린블랫 지음

이혜원 옮김, 까치

400쪽, 2만원




셰익스피어에 대한 독창적 연구로 1980년대 서구 인문학계에 ‘신역사주의’의 바람을 불러온 스티븐 그린블랫의 저작이다. 저자는 셰익스피어를 직접적으로 다루지 않지만, 셰익스피어를 낳았으며 우리가 아직도 그 영향권 내에 있는 이른바 근대라는 시대가 어떤 과정을 거쳐 태동했는지 그 정신사적 계보를 역동적으로 보여준다.



 문학·철학·역사학이 교차하며 형성한 거대한 세계를 저자는 놀라운 박식과 유려한 문장으로 재생시켜 놓는다. 저자의 안내에 따라 우리는 로마 시대 귀족의 개인 별장 서가에 들어가기도 하고, 중세 수도원의 어두컴컴한 지하감옥을 체험하고, 알렉산드리아의 저 유명한 도서관이 기독교 폭도들에 의해 불에 타는 광경을 목격하게 된다.



  이 시간여행은 인류 역사가 결국 한 권의 책을 둘러싼 소용돌이일 수 있음을 깨닫게 만든다. “머나먼 곳에서 난파되어 낯선 해안까지 떠밀려온 유해 같은 존재”인 한 권의 책이 때로 인류 역사를 완전히 뒤바꾸기도 하는 것이다. 따라서 이 책은 누구보다 책을 사랑하는 사람에 의해서 씌어진, 책을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바쳐지는 헌사라고 할 수 있다.



 정치가들이 세계를 멋대로 분할하고 관리하는 데 여념이 없는 순간에도 지상 어딘가에는 오래된 서가에서 먼지투성이 책을 꺼내어 열심히 읽고 옮겨 적고 거기 한 구석에 주석을 다는 사람들이 존재한다. 지극히 무력해 보이는 그 사람들에 의해 인류는 문화라는 것을 보유하게 됐다.



 중세 말기 한 책사냥꾼의 모험에서 시작돼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지적 혁명의 여정을 보여주는 이 저서는 최상의 책만이 독자에게 제공할 수 있는 ‘캐비어 이상의 것’을 맛보게 해준다.



남진우 문학평론가



극장국가 북한

권헌익·정병호 지음

창비, 340쪽

2만원




“도대체 북한은 어떻게 돼먹은 나라야?” 이런 질문이 개탄이 아니라 진지한 관심의 표명이라면 『극장국가 북한』은 가장 먼저 읽을 만한 책이다. ‘이해할 수 없는 나라’로 치부되곤 하는 북한을 이해할 수 있게 해준다 . 그것도 상당히 정교한 이론적 틀을 적용해 북한을 명쾌하게 들여다보게 한다. 인류학자인 두 저자는 “북한 정치체제에는 미스터리가 없다. 북한이란 국가는 수수께끼 같은 존재가 아니다”고 단언한다.



 어째서 삼대세습을 밀어붙였으며, 심각한 경제난에도 체제는 어떻게 유지될 수 있는지 그 비밀을 풀어주니 ‘북한이라는 국가의 이념과 창건신화, 그리고 현실에 관한 최고의 연구’라는 브루스 커밍스의 찬사가 과장이 아니다. 두 저자는 사회학자 막스 베버의 카리스마 권력이란 개념을, 그리고 인류학자 클리포드 기어츠에게서 극장국가란 개념을 빌려온다.



 베버에 따르면 카리스마 권력은 전통적·합리적 권력이 실패할 때 대두한다. 카리스마적 인물은 새로운 질서를 창출해내지만 문제는 권력자가 세상을 떠나면 그 권력이 지속될 수 없다는 데 있다.



 하지만 북한은 ‘혁명예술’이라 불리는 다양한 선전양식을 고안했다. 카리스마 권력과 극장국가의 결합! 하지만 카리스마 귄력에 대한 숭배는 정치와 행정의 과도한 중앙집중과 민주 원리의 파괴를 가져왔고 시민사회의 경제적·도덕적 토대를 무너뜨렸다. 카리스마 권력이 주도하는 극장국가의 한계다.



 북한은 이 한계를 인식하고 극장국가를 끝장내는 투쟁에 나설 수 있을까. 북한뿐만 아니라 한반도의 미래도 달린 일이라면 우리의 긴박한 관심사가 아닐 수 없다. 이 책은 그런 대비를 위해서라도 필독할 만하다.



로쟈(이현우) 북 칼럼니스트



너희도 신처럼 되리라

에리히 프롬 지음

이종훈 옮김, 휴

267쪽, 1만4000원




자기 집이 아니라 다른 이들의 집과 삶을 짓는 게 직능인 건축가는 자신을 객관화시키기 위해 스스로를 경계 밖으로 늘 추방해야 한다고 생각해왔다. 다만, 사회적 존재로서 이런 이방인적 삶이 괜찮을까. 그런 삶의 유효함을 이 책은 다시 확신시켰다.



 에리히 프롬(1900~80)은 아담과 이브의 에덴 추방사건이 인간의 타락이 아니라 자각에 대한 역사라고 명제를 단단히 하며 글을 시작한다. 즉 자유를 향해 인류가 여정을 시작한 것이며, 하느님의 율법을 행함으로써 하느님과 일체화를 이루어 모든 속박에서 벗어난다는 것이다.



 그 휴머니즘의 승리에 대한 낙관이 이 책에 일관되게 흐른다. ‘어떤 신도 믿지 않는다’고 강변하는 그의 믿음에 동의할 순 없어도, 우상숭배가 인간 실존의 분열이며 우상배격이 사랑과 정의에 이르는 하느님의 길이라는 성찰에 경의를 표할 수밖에 없다.



 이 책은 반세기 전에 쓰여진 것이다. 그러나 우리 인간의 자주성에 관한 그의 지적 성찰은 지금도 여전히 유효하다. 특히 우상이 된 물신과 권력의 숭배로 ‘개독교’가 되곤 하는 지금 이 땅의 교회들을 보면 더욱 그렇다. 그가 줄곧 강조한 것은 자발적 추방인의 삶이었으니 예수의 삶이 그랬던 것 아닌가.



 원서에 의하면 ‘구약성서와 그 전통에 대한 급진적 해석’이 책의 부제다. 구약이 한 종교의 경전, 유대민족의 역사서, 예언서, 시가집이라는 특수성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우리 인류의 정체성과 그 보편적 목표를 향하고 있다며 기존의 통설을 통렬히 배반한다. 읽는 내내 내 머리에 맴돈 신약의 구절이 있었다. ‘너희가 진리를 알지니 진리가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



승효상 건축가·이로재 대표



인간은 왜 외로움을 느끼는가

존 카치오포·윌리엄 패트릭 지음

이원기 옮김, 민음사

400쪽, 2만2000원




배고픔은 결핍 신호다. 이 같은 생존 아이템은 우리 뇌의 쾌락 시스템과 단단히 묶여 있다. 그렇기에 허기진 뇌에 들어가는 달콤한 음식은 때론 삶의 통증마저 위로한다.



외로움은 배고픔만큼이나 절실한 결핍신호다. 분노와 슬픔도 사실은 외로움의 2차적 합병증이다. 외로움은 정체성의 문제다. ‘내가 사랑받을 만한 존재인가’에 대한 확신이 내 자아를 팽창시키고 행복감을 느끼게 한다. 반면 외로움에 쪼그라진 자아 정체성은 타인에 대한 분노와 자괴감을 동반한다. 현대인의 복부비만도 외로움을 채우고자 들이킨 에너지의 잔재다.



이 책은 사회신경과학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인간이 왜 외로움을 느끼는지를 살핀다. 외로움이야말로 ‘사회적 유대감’을 형성하게 하는 동력이라는 것이다. 외롭기에 휴먼 네트워크에 집착하게 되고 그 안에서 사회와 문화가 발전하게 됐다는 것이다. 사람이 외롭게 태어나지 않았다면 지금 같은 세상은 없었을 것이란 이야기다.



 외로움은 유전된다. 일란성 쌍둥이를 대상으로 한 연구결과를 보면 내가 느끼는 외로움의 50%는 유전이다. 사춘기 때부터 파도처럼 밀려오던 나의 외로움도 유전자의 발현이었나.



외로움유전자 과다 소유자들은 저주받은 것일까. 저자의 연구 결과는 희망을 준다. 외로움을 많이 느끼는 사람일수록 타인에게 배려할 때 더 큰 쾌감을 느낀다는 것이다. 즉 보상자의 희열(helper’s high)이 더 강하다는 이야기다. 외로움을 많이 탄다는 것은 결국 사람이 이타적 용도로 디자인돼 있다는 증거라는 이야기다.



외로움, 그리고 이타적 삶에 대한 새로운 눈을 열어주는 대중과학서다.



윤대현 정신과 전문의·서울대병원 강남센터



사람을 위한 경제학

실비아 나사르 지음

김정아 옮김, 반비

816쪽, 3만원




‘기아, 전쟁, 불황을 이겨낸 경제학 천재들의 이야기’가 부제인 이 책은 경제학자들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대하소설이다. 야망과 열정을 가지고 세계사의 격동 속에 뛰어든 경제학자들을 다룬다.



 일체의 복지를 반대한 맬서스와 개혁파 국회의원으로 나선 J S 밀, 시민단체를 이끈 웹 부부와 착한 자본주의를 설파한 알프레드 마샬, 자본주의 전복을 꿈꾼 마르크스와 자본주의의 영원함을 설파한 하이에크가 책의 주인공이다. 영웅적 자본가를 찬미하면서도 사회민주주의 공화국의 초대 재무장관을 지낸 출세주의자 슘페터와 전쟁과 대공황의 한 복판에서 대영 제국을 위해 뛰어다닌 케인스, 조국의 가난을 개선하려 애쓴 아마르티아 센 등도 등장한다.



 저자 실비아 나사르는 경제학자를 주인공으로 하는 실화소설을 쓰는 데 놀라운 능력을 가졌다. 천재수학자 존 내쉬의 생애를 묘사한 소설 『뷰티풀 마인드』도 썼다. 동명의 영화는 이를 대본으로 제작됐다. 경제학자들의 생애와 시대, 연애와 사랑, 가족과 친구 관계 등에 관한 세세한 자료 수집에 많은 공을 들이지 않고서는 도저히 재현할 수 없는 소설적 묘사가 가득하다. 본래 학부에서 문학을 전공한 저자의 빼어난 묘사가 놀랍다.



 주인공은 경제학자들이지만 이 책에는 ‘스크루지 영감’의 『크리스마스 캐럴』을 쓴 소설가 디킨스, 『오만과 편견』의 제인 오스틴, 『투명 인간』의 허버트 웰스, 웹 부인의 멘토였던 사회 다위니즘(Darwinism)의 스펜서, 케인스와 어울린 버지니아 울프 등등 문인과 철학자들이 등장한다. 그만큼 일반 독자들도 편하게 경제사상사를 읽을 수 있다.



정승일 복지국가소사이어티 정책위원



수학자의 아침

김소연 지음

문학과지성사

136쪽, 9000원




오직 시(詩)만이 위로해줄 수 있는 쓰라린 고독이 있다. 당분간 인터넷도 TV도 끊고, ‘시집 한 권만 주머니에 쏙 넣고 다녀야지’라는 결심이 설 때쯤, 이 시집을 만났다. 시만이 어루만질 수 있는 슬픔과, 시만이 쓰다듬을 수 있는 외로움이, 내 마음의 감옥에서 한꺼번에 탈옥하여 아우성쳤다.



다음 페이지가 너무 궁금해 단숨에 속독해버리고 싶지만 동시에 ‘한없이 천천히 읽어 영원히 끝나지 않았으면’ 기도하게 되는 책이었다. 김소연의 시는 우리를 마음의 벼랑 끝에 세움으로써 ‘이 정도면 아직은 괜찮아’ 하고 스스로를 합리화하는 익숙한 자기연민의 의지를 꺾어버린다. 그리하여 이보다 더 아플 수 없다고 믿었던 사랑은 아직 충분히 아프지 않았음을, 능히 감당할 수 있다 믿었던 고통은 아직 시작도 되지 않았음을 참담하게 일깨워준다.



나는 그의 이런 가차 없음이 좋다. 그 가차 없음이 세상을 향한 냉정함이 아니라 자신을 향한 준열함임을 알기에. 나는 슬픔만은 꽤 잘 안다 믿었는데, “잘 지내냐는 안부는 안 듣고 싶어요/안부가 슬픔을 깨울 테니까요/슬픔은 또 다시 나를 살아있게 할 테니까요”라는 대목에서 가슴이 내려앉는다.



내 그리움은 아직 진짜 슬픔이 되지 못하고 슬픔의 언저리를 방황하는 것이 아닌지. “내가 누구인지 도무지 알 수 없을 때마다 나를 당신이라고 믿었던 적도 있었다”라는 문장을 본 순간, 가슴이 철렁한다. 내가 사랑이라 믿었던 눈부신 꿈들은 아직 한 번도 날개를 펴지 못한 어린 새의 걸음마 같아서.



미국 시인 월트 휘트먼이 세상 모든 곳에서 신들의 가장 밝은 미소를 맛본다면, 김소연은 세상 모든 곳에서 신들의 가장 뜨거운 눈물을 맛본다.



정여울 문학평론가



또또

조은 지음

로도스, 180쪽

1만 1000원




책 한 권이 한 사람의 내면을 완전히 변화시킬 수 있다고는 믿지 않는다. 책도 사람도 그보다는 더 복잡한 존재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올해 내가 읽은 어떤 책도 나를 이전과 전혀 다른 인간으로 만들지는 못했다. 다만 수많은 문장과 문장, 쉼표와 마침표, 행간과 행간이 나를 스쳐갔으며 그것들은 때론 은밀하고 때론 격렬하게 나를 흔들었다.



 그 중 더 널리 읽혔으면 싶은 책 한 권을 추천하는 일이라면 어렵지만 불가능하지는 않을 것 같다. 혼자만 알고 있기 아까운 책은 『또또』다. 중견 시인 조은이 17년을 함께 보낸 반려견을 추억하며 쓴 에세이이다. 각각 다른 종(種)인 두 생명이 같이 보낸 긴 시간에 대한 담담한 기록이며, 한 인간이 다른 생명과의 동반적 관계를 통해 스스로에 대해 새롭게 이해해가는 하나의 특별한 성장담이기도 하다.



 작가에 따르면 또또는 ‘극도의 예민함과 개로서는 가져선 안 될 자존심을 가졌던 개’였다. 어릴 적 학대 받았던 기억에서 평생 벗어나지 못한 아픈 개에게 주인은 헌신을 바친다. 사랑이 일방적이었던 것만은 아니다. 개는 늘 한결같은 자리에서 주인을 기다리는 것으로 제 소임을 다 했다. 마지막 순간까지 그들은 대등한 수평관계를 유지했다.



 무더운 여름날 또또의 임종을 지켜본 작가는 마침내 이렇게 쓴다. ‘내 뿌리의 본질이 무엇이든 이젠 어디로 옮겨가도 삶을 향유할 수 있다. 그걸 인식하자 미래가 너무도 명쾌하다.’ 반려동물을 길러본 적 없더라도, 가족이든 애인이든 배우자든 생의 동반자라 여겼던 존재를 잃고 그 슬픔을 극복해본 사람이라면 공감하지 않을 수 없는 책이다.



정이현 소설가



연필 깎기의 정석

데이비드 리스 지음

정은주 옮김, 프로파간다

223쪽, 1만 2000원




이 책의 원제목을 그대로 번역하면 ‘연필 깎는 법: 작가, 화가, 목수, 플랜지 배관공, 앵글 제작자, 공무원을 위한 장인의 혼이 담긴 연필 깎기의 이론과 실제’ 정도가 된다. 제목이 자못 장엄하다. 연필 깎는 기술이 그렇게 장엄할 권리가 있는 것일까.



 이 책은 혹시 저 엄숙한 기술지도서들의 패러디가 아닐까. 독자들은 의심할 만한데, 그렇거나 말거나 그 자신이 연필 깎기의 장인인 저자는 내내 진지하다. 그는 연필의 역사와 그 구조를 이야기하고, 연필을 깎는 자가 지녀야 할 마음의 자세와 그 준비운동에 대해 말하고, 주머니칼에서부터 이중날 회전식 연필깎이를 거쳐 전동 연필깎이에 이르기까지 각종 도구를 통한 연필 깎기 기술의 실제를 기술한다. 연필 깎기의 미학과 과학이 있으며, 물론 부풀린 인문학과 사회학이 있다.



 전통적으로 학용품이나 사무용품에서 연필이 차지하던 비중은 최근에 큰 폭으로 줄어들었다. 그렇다고 이 책을 화가나 목수 같은 장인들만 읽게 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손재주라고는 연필 깎는 재주밖에 없던 사람들도 이 글을 읽을 것이며, 글 쓰는 시간을 뒤로 미루기 위해 연필을 깎던 사람들도 이 글을 읽을 것이다. 누구나 아는 일을 자세히 글로 써야 하는 사람들, 이를테면 영국에 있는 딸에게 설거지하는 법을 알려주려는 어머니도 이 글을 본보기로 삼을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손이 무디어 한 번도 연필을 제대로 깎아본 적이 없는 나 같은 사람들도 아마 제 과거를 구제하기 위해서는 이 책이 필요할 것이다. 잘 깎은 연필은 아름답다. 그 연필이 무용할 때는 여러 자루를 깎아 놓는 것이 보기에 더 좋다.



황현산 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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