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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지낼 석탄도, 일용직 일감도 … 서민들 삶이 멈췄다

철도노조 파업 16일째인 24일 부산역 매표소 전광판에 운행이 중지된 열차가 게시되고 있다. 이날 KTX는 평소의 73%(146회)로 감축 운행됐다. [송봉근 기자]




서울역에서 이른 아침 출발해 5시간가량 달리면 도착하는 경북 봉화군 소천면 분천역. 주변이 온통 설경으로 둘러싸인 가운데 이 영동선 관광열차가 쏟아내는 수도권 관광객은 하루 1000명에 이른다. 이 마을이 17일째로 접어든 철도노조 파업의 직격탄을 맞았다. 분천마을에서 수퍼마켓을 운영 중인 김덕섭(51) 이장은 “파업 직후 사흘 만에 관광열차가 끊기면서 주말 1500명에 달했던 발길이 완전히 끊겼다”며 “상점 9곳과 농산물 판매 주민들의 생계가 위협받고 있다”고 말했다.

 코레일 노조 파업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면서 파업에 따른 충격이 일파만파로 확산되고 있다. 정부와 철도노조가 대치하고 있는 사이 물류와 수출뿐 아니라 생계형 서민의 삶마저 타격을 입고 있는 것이다. 김 이장은 “철도 파업과 함께 마을 사람들 삶도 올스톱됐다”며 “하루빨리 정상화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산업활동에 미치는 차질도 본격화할 전망이다. 코레일은 파업에 대비해 시멘트·철강·광석을 5일치씩 미리 수송해뒀다. 그러나 파업이 장기화하면서 이들 3개 품목은 이미 극심한 공급 부족 현상을 빚고 있다. 공장 가동과 겨울철 서민 연료 공급에 없어서는 안 될 석탄 운송 부족은 더 심각하다. 최장 17일치를 미리 수송해놓았지만 성탄절을 고비로 비축된 운송 물량이 바닥을 드러내기 때문이다. 4개 품목을 모두 합하면 1년 전에 비해 수송량은 30%에 불과하다. 전국 각지의 공장은 이들 물품이 끊기면서 비상 상황이다. 자칫 공장 가동이 중단될 수 있어서다.

 이런 상황은 서민들의 생계까지 위협하고 있다. 시멘트·철강· 석탄 운송에는 반드시 수작업이 필요한데 수송 물량이 줄면서 일감이 크게 줄어서다. 철도노조 파업이 생계형 일용직들에겐 치명적인 타격인 셈이다. 수출 전선에 이상도 감지되고 있다. 한국 화주협회는 “납기 차질에 따른 바이어의 이탈 움직임이 있는지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코레일의 경영은 악화일로다. 코레일은 화물 수송 축소에 따라 하루 수입이 8억~9억원씩 감소하고 있다. 여객 운송 차질에 따른 수입 감소액 역시 하루 4억원을 넘는다. 누적 손실이 화물에서 이미 60억원을 넘겼고, 여객 운송에서도 40억원에 달한다.

 이렇게 발생한 손실은 고스란히 국민 세금 부담으로 쌓인다. 코레일은 295개 공공기관(30개 공기업 포함) 가운데 부채과다 공기업으로 지목돼 있다. 17조원에 달하는 부채를 하루에 조금씩이라도 갚으려면 파업으로 시간을 허비할 겨를이 없다. 그런데도 파업으로 하루에 최소 12억원씩 손실이 추가로 발생하면서 부채가 줄어들기는커녕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이상빈 한양대 교수는 “공기업은 공공성이 있는 업무를 정부로부터 위임받고 있다. 따라서 적자가 발생하면 정부가 메워야 한다”고 말했다. 파업으로 발생하는 영업손실을 국민이 세금으로 메워줘야 한다는 얘기다. 이렇게 되면 요금 인상 압박을 받게 된다. 파업→세금보전→요금인상이란 국민 부담의 악순환 고리가 형성되는 것이다. 정부는 2005년 철도공사 출범 이후 지금까지 모두 4조5000억원의 손실을 국민 세금으로 메워왔다. 전국 24개 노선 가운데 KTX 노선과 경인선 노선을 제외한 22개 노선에서 적자가 발생하고 있다.

세종=김동호 기자
사진=송봉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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