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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철도 경쟁체제는 여야의 공동과제다

철도 불법파업에 공권력을 투입해 우울한 크리스마스가 된 모양새지만 ‘노조 이기주의’에는 물러설 수 없다. 공공부문 특정 세력, 특정 집단엔 아픔과 손해가 되겠지만 나라 전체의 혁신과 전진을 위해선 반드시 수행해야 할 과제다. 또 하나의 중요한 가치는 국민 설득과 정치적 합의다. 설득과 합의 없는 법과 원칙은 외롭고 힘이 들고 소모가 많다. 법과 원칙의 배는 설득과 합의의 바다 위에 띄워야 한다.

 박근혜정부는 법과 원칙을 강력하게 적용하고 있으나 상대적으로 설득과 합의 노력에 정성을 기울이는 것 같지는 않다. 이 때문에 철도 이슈의 핵심이 ‘코레일에서 경쟁체제의 도입’ 문제인데 적지 않은 국민이 이를 ‘코레일의 민영화’ 문제로 오해하고 있다. 경쟁체제 도입은 민영화에 비교하면 최소한의 구조조정에 불과하다. 코레일 자회사를 만들어 경쟁체제를 도입하면 코레일로선 더 이상 복마전 구조, 혼합 회계를 유지하기 어렵게 된다. 어디서 어떻게 적자와 비효율이 발생하는지 투명하게 드러난다. 17조원의 빚을 지고도 연평균 5.5% 임금인상에 매년 1000억~3000억원의 상여금 잔치를 벌이는 방만 경영은 불가능한 상황을 맞을 것이다. 민영화를 하네 마네 하는 논란은 코레일 노조가 이런 문제를 감추기 위해 제기하는 의도적이고, 엉뚱한 이슈다.

 정부는 국민을 상대로 코레일 경쟁체제가 김대중·노무현·이명박 정부를 거치면서 보수·진보를 초월한 여야 공통의 국가적 과제가 됐다는 점을 성의 있게 설득해야 한다. 이런 설득과 합의가 충분하지 않으니 실체는 희미해 지고 있지도 않은 ‘허깨비 민영화’ 논쟁이 코미디같이 벌어지고 있지 않나. 한마디로 홍보·설득전에서 정부가 직업적 노조 집단한테 당했다고 해도 할 말이 없다. 이제부터라도 코레일, 더 나아가 공공부문에 경쟁체제를 도입해야 하는 이유를 대통령과 총리, 장관이 모두 나서 차근차근 설명하고 이해를 구해야 할 것이다.

 민주당도 김대중 대통령 때 철도청을 아예 민영화하려는 개혁을 추진했으나 제 밥그릇만 생각하는 철도 노조의 격렬한 저항에 밀렸고 노무현 대통령 때 와서 겨우 철도청→철도공사(코레일)로 전환할 수 있었다.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이었던 문재인 의원은 철도파업에 공권력을 투입하면서 “이번 철도파업은 정부를 길들이려는 정치 파업으로 보인다. 최근 노동운동의 흐름이 경제 발목을 잡고 있다. 대화와 타협의 소지가 없어 경찰력을 투입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랬던 문 의원이 최근 페이스북에서 “왜 이리 강경한가? 물리력을 중단하고 대화와 협상에 나서달라”고 한 것은 자가당착이다. 차기 집권을 목표로 하고 있는 정치인과 민주당은 공공부문에서 경쟁체제 도입이라는 피할 수 없는 국가적 과제 앞에 요리조리 말바꾸는 자세를 보이면 안 된다. 민주당은 수권정당을 의심케 하는 지엽말단적인 민영화 논란에 편승하지 말고 대승적 자세로 철도 개혁의 대의를 수용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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