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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포 실패 미스터리 … 건물에 남아 있나 빠져나갔나

22일 오전 1시부터 민주노총 본부에서 철도노조 지휘부와 함께 있었던 박원석 정의당 의원이 이날 오전 9시5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사진. 사진과 함께 “김명환 위원장 건강한 미소 보시렵니까”라는 글도 올렸다. 이를 경찰은 진입작전 때 김 위원장이 현장에 있었던 증거라고 보고 있다. [박원석 의원 페이스북 캡처]

경찰이 전날 5500여 명의 인력을 동원하고도 김명환 철도노조 위원장 등 불법 철도파업 지도부 9명 체포 작전에 실패한 배경을 놓고 23일 갖가지 시나리오가 나오고 있다. ▶현재도 민주노총이 입주해 있는 서울 중구 정동의 경향신문사 건물 어딘가에 머물고 있다 ▶경찰 검거 작전 도중 빠져나왔다 ▶작전 시작 이전에 탈출했다는 것 등이다. 원인이야 어찌 됐건 김 위원장 등은 감쪽같이 사라졌다. 그들은 어디로, 어떻게 빠져나가 현재 어디에 있는 걸까. 경찰 내부에서도 추측이 무성한 가운데 의혹만 커지고 있다.

 일단 민주노총 측은 경찰의 체포 작전이 끝난 직후인 22일 오후 8시 “철도노조 수배자들은 오늘 새벽에 본부를 이미 빠져나갔다”고 밝혔다. 경찰의 체포 작전이 시작(당일 오전 9시)되기 전에 경찰의 포위망을 뚫고 유유히 사라졌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실시간 휴대전화 위치추적을 통해 김 위원장이 그날 오전 8시까지 민주노총 본부에 있다고 확신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오전 8시쯤 검거 대상자인 철도노조 인사들의 휴대전화가 동시에 꺼졌는데 이는 위치추적에 대비해 배터리를 분리하라는 지휘부의 지시에 따른 것임을 확인했다. 따라서 김 위원장 등이 사전에 정보를 입수하고 휴대전화를 다른 노조원들에게 맡긴 뒤 일찌감치 건물을 빠져나갔을 가능성도 배제하긴 어렵다.

 경찰은 체포 대상자들이 건물에 있다가 진입 작전이 시작되자 다른 사무실로 도피했을 가능성이 더 크다고 보고 있다. 경찰의 수색은 체포영장 발부 취지에 따라 민주노총이 임차한 13~15층에 한정해 이뤄졌다. 따라서 언론사가 있는 1~9층, 17층은 수색 대상에서 제외됐다. 진압작전에 투입된 경찰 관계자는 “건물의 절반도 채 들여다볼 수 없어 애초부터 반쪽 수색이고 철도노조원 등이 1층에서 경찰 진입을 막아 13층까지 가는 데만 7~8시간이 걸렸다”며 “그사이에 다른 사무실로 숨어들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현재도 내부 사무실에 숨어 있을 수 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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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원석 정의당 의원이 진입 당일 실시간으로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사진과 글은 이런 정황을 뒷받침한다. 박 의원은 22일 오전 8시 “김 위원장 곁을 지키겠다”는 글을 올렸다. 그러자 한 지인이 “사진으로 보여달라”고 댓글을 달았다. 이에 박 의원은 9시5분 “진압용 차벽, 물대포차, 66개 중대 3960명이 동원됐습니다. 이 안의 노동자들은 의연하고 건강합니다. 정문 봉쇄하고 진압이 시작됐다는군요. 김명환 위원장 건강한 미소 보시렵니까”라는 글과 함께 김 위원장과 함께 찍은 사진을 올렸다. 하지만 박 의원은 23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아니다, 기다(그렇다)라고 말할 수 없다. (같이) 있는 줄 알았는데 없다더라”고 두루뭉술하게 답했다.

 경찰의 작전 도중 철도노조 지휘부가 밖으로 빠져나갔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 건물은 구조가 복잡하고 출입문이 많다. 실제로 기자가 23일 건물에 들어가 보니 1층 카페와 공연장 출입구, 지하주차장 쪽문 등 밖으로 나갈 수 있는 문이 10군데나 됐다. 그러나 경찰 관계자는 “문이 많더라도 경찰들이 건물 전체를 에워싸고 있었기 때문에 진입 작전 진행 중에 빠져나갔을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이성한 경찰청장은 오전 기자 간담회에서 “(민주노총 주장처럼) 새벽에 빠져나갔을 것으로는 보지 않는다”며 “검거 작전이 진행되는 도중 빠져나갔거나 건물 내 다른 곳에 은신한 것으로 추정한다”고 밝혔다.

 ◆체포 작전 2라운드=이 청장은 특진을 내걸고 검거 독려에 나섰다. 경찰 관계자는 “이제부터 탐문수사 등 수사 기법을 총동원해 하루, 이틀 중으로 소재를 파악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김재길 민주노총 정책실장은 “김 위원장은 (모처에) 피신해 있으며 몸을 움직이지 못하는 부분은 다른 조합원이 대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유정·장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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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