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장성택 끌어낸 이 장면, 김정은이 연출한 이벤트였다

북한 조선중앙TV는 장성택이 지난 8일 노동당 정치국 확대회의에서 출당·제명 조치당한 뒤 보위부 요원 두 명에 의해 끌려가는 장면을 9일 공개했었다. 이 장면에 대해 남재준 국정원장은 “장성택은 이미 구금 상태에 있다가 끌려 나왔다”며 “보여주기식 이벤트였다”고 말했다. [조선중앙TV 캡처]

남재준 국정원장이 23일 오전 국회 정보위 출석을 위해 엘리베이터를 타고 있다. [뉴스1]
남재준 국정원장은 지난 12일 처형된 북한 장성택의 숙청 배경과 관련해 “권력투쟁 과정에서의 숙청이 아니라 이권사업을 둘러싼 갈등이 심화된 사건”이라고 말했다. 23일 국회 정보위원회에 출석해서다.

 국회 정보위 간사인 새누리당 조원진, 민주당 정청래 의원에 따르면 남 원장은 장성택 처형 사태의 본질을 이렇게 정의한 뒤 “장성택은 11월 중순 구금됐고, 구금된 상태에서 11월 하순에 (장성택의 측근인) 이용하·장수길이 공개 처형됐다”고 보고했다. “(노동당 출당과 제명이 결정된 지난 8일) 정치국 회의에서 장성택이 주석단 밑에 앉아 있었던 건 구금 상태에서 끌려나온 것으로, 유일체제의 안정을 위한 보여주기식 이벤트였다”고도 했다.

이와 관련해 북한의 조선중앙TV는 장성택이 지난 8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확대회의가 끝난 직후 체포됐다고 보도했었다. 하지만 당시 정치국 회의에서 보위부 요원 두 명에게 장성택이 끌려나가는 장면을 노출한 건 북한 정권의 의도적인 연출이었고, 회의 이전에 장성택은 이미 구금상태였다는 설명이다.

 북한 권력 내 갈등을 빚은 이권사업은 ‘석탄’에 관한 것이었다고 보고했다. 남 원장은 “장성택이 당 행정 54국을 중심으로 알짜사업의 이권에 개입해 타 기관의 불만이 고조됐고, 알짜사업은 석탄에 관한 것이었다”며 “이런 비리가 김정은에게 보고됐고, 김정은이 조정 지시를 내렸는데 거부되자 ‘유일영도 위배’로 결론내려 숙청했다”고 밝혔다.

 54국은 석탄과 수산물 등을 수출해 외화벌이를 하고 있는 노동당 행정부 산하 기관이다. 장성택의 사형을 선고한 특별군사재판 판결문에도 ‘석탄을 비롯한 귀중한 지하자원을 망탕 팔아먹도록 해 심복들이 거간꾼들에게 속아 많은 빚을 지게 만들고’라는 표현이 들어 있다. 이 설명대로라면 북한이 주장하는 것처럼 장성택이 김정은 정권의 전복을 오랫동안 꾀해 오다 이번에 적발된 건 아니라는 얘기가 된다.

 남 원장은 현 국면에서 김정은이 내부 권력을 장악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 남 원장은 “장성택의 숙청이 북한 내부 권력투쟁 과정에서 발생한 게 아니기 때문에 외견상 김정은의 권력 장악에는 큰 문제가 없는 걸로 안다”면서도 “권력층의 면종복배(面從腹背·겉으로는 순응하되 속으로는 딴마음을 먹음)로 정책 난맥상이 심화되고, 이로 인해 민심이반이 증폭될 경우 내부 균열이 가속화될 소지가 있다”고 밝혔다.

 장성택의 부인이자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고모인 김경희의 건강은 “이상이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다만 남편 숙청 이후 공개 활동을 자제하는 것”이라고 판단했다. 김정은의 부인 이설주의 신상에 대해선 “북한 TV가 방영한 대로 부부애를 과시하는 등 정상적으로 활동하는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장성택의 처형 방식에 대한 의원들의 질문에 남 원장은 “확인해 줄 수 없다”고 했으나 정보위 관계자는 “장성택이 이용하·장수길처럼 기관총으로 처형당했다”고 전했다.

 장성택 측근 망명설에 대해선 단호히 부인했다. 남 원장은 “확인해 줄 수 없는 게 아니라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추측성 보도가 난무하는 상황이) 나도 답답하다”고 말했다. ‘핵 정보 등이 있는 장성택 측근을 우리 공관에서 보호하고 있다’는 일부 언론 보도에 대해서도 남 원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김정은의 형인 김정남의 국내 은신설 역시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김정남의 해외 소재에 대해선 “확인해 줄 수 없다”며 답변하지 않았다.

 북한의 대남 도발 가능성에 대해선 “언제든 가능하지만, 현재로선 특이동향이 없다”고 보고했다. 남 원장은 “4차 핵실험 같은 특이한 징후는 없으나 언제든지 할 수 있는 준비는 마친 것 같다”며 “전방 서북 5도의 포병 병력을 늘리고, 훈련을 강화하는 등 1~3월에 도발할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아직은 대남 도발 준비 등 군사적 특이동향은 없다”고 덧붙였다.

권호 기자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중앙일보 핫 클릭

PHOTO & VIDEO

shpping&life

뉴스레터 보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 군사안보연구소

군사안보연구소는 중앙일보의 군사안보분야 전문 연구기관입니다.
군사안보연구소는 2016년 10월 1일 중앙일보 홈페이지 조인스(https://news.joins.com)에 문을 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https://news.joins.com/mm)를 운영하며 디지털 환경에 특화된 군사ㆍ안보ㆍ무기에 관한 콘텐트를 만들고 있습니다.

연구소 사람들
김민석 소장 : kimseok@joongang.co.kr (02-751-5511)
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