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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있는 아침] 수산시장에서

수산시장에서   -윤중호(1956~2004)


오랜 행상으로, 팔과 다리에 신경통이, 늘

그림자처럼 붙어다니는 엄니가

몸살을 앓으신다길래

영광굴비나 한 두름 사드릴까 하고

수산시장을 기웃거리다가

“아줌니 이거 어떻게 해요.”

주머니 돈을 꾸깃거리며 묻는 내게

“맛은 참 좋은디 비싸서……”

내 꼴이 꼴뵜던지

졸다 깬 눈을 다시 감으시는

아줌니의 피곤한 꿈 너머로

영광굴비 대신으로

굴비보다 더 싸게 엮여 들어간

친구 놈의 허연 얼굴이, 대롱대롱

바람에 흔들리고

불쌍하기는, 담장 밖에 갇힌 사람이

더 불쌍하지만

면회랍시고 책 한 권 밀어넣어주고

말을 잃고 있는 내게, 연애하라고

비죽이 웃던……

“총각 어떻게 할겨, 살껴?”

“……” 그럼요, 살아야지요 살아봐야지요.

소주잔에 놈의 얼굴이 비치고, 거짓말처럼

황사바람이 불어오고


가톨릭에서의 고해성사라도 되듯 누군가의 이름을 머리에 두고 내가 잘해줬나 못해줬나 한 해를 돌아보며 메리를 비는 저마다의 마음 고백. 크리스마스카드만 모아둔 라면박스를 툭하면 꺼내 열던 시절이 있었어요. 친구들이 절로 기억이 날 때요. 친구들이 절로 잊힐 때요. 말장난이 난무하는 시대, e메일도 귀찮아서 이제 문자메시지로, SNS로 성탄절 인사를 전하고 말 때, ‘산다’라는 별말 아닌 그러나 별말인 게 분명한 삶에서 친구를 살려내는 한 시인을 생각합니다. 전야의 밤과 같은. <김민정·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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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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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