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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 Report] '주마가편' 현대차, '대마불사' 도요타

올해 첫 두 달간의 판매량이 발표된 순간, 게임은 끝난 것 같았다. 전년 동기 대비 46.4% 대 -19.4%. 한국과 일본 자동차 업계를 대표하는 베이징(北京)현대와 둥펑(東風)닛산의 1·2월 중국 시장 판매 성적표는 이처럼 대조적이었다. 특히 일본차들의 2월 판매 추세는 충격적이었다. 둥펑닛산은 -51.8%, 이치(一汽)도요타는 -49.1%라는 성적표를 받아 들고 망연자실할 수밖에 없었다. 올 초 중국 시장은 일본 자동차 업계들을 쓰나미처럼 삼켜 버렸다.

 그러나 9개월이 지난 현재 게임의 양상은 달라졌다. 현대·기아차는 여전히 잘나가고 있지만 상승세는 둔화했다. 완전히 끝난 것 같았던 일본차 업체들은 연초의 하락 추세가 믿기지 않을 정도의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2014년 한국과 일본 자동차 업체들의 ‘중국 대회전(大會戰)’이 예상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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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 최대의 자동차 시장인 중국에서 올해의 승자는 단연 현대·기아차다. 지난해 베이징현대와 둥펑웨다(東風悅達)기아를 합쳐 133만 대의 사상 최대 판매량을 기록했던 현대·기아차는 올해도 11월까지 이미 143만1850대를 팔아치워 2년 연속 신기록을 세웠다. 12월에 도합 14만 대 수준이었던 전년 동기 판매량만 유지해도 연간 판매량은 157만여 대가 된다. 양강(兩强)인 GM과 폴크스바겐에 이어 중국 내 3위 자리를 확고히 굳히게 된 셈이다.

 특히 현대차의 경우 11월까지 93만 대 이상을 팔아 연간 100만 대 판매기록 수립이 유력한 상황이다. 중국 시장에서 단일 자동차 기업이 단일 브랜드로 연간 100만 대 이상을 판매하는 것은 상하이(上海)폴크스바겐과 이치(一汽)폴크스바겐에 이은 세 번째 대기록이다. 기아차도 K시리즈 누적판매 60만 대 돌파라는 의미 있는 기록을 남겼다.

 기아차에 따르면 소형차인 K2(국내명 프라이드)가 2011년 7월 중국에 첫선을 보인 이후 지난달까지 K2와 준중형차 K3, 중형차 K5가 총 62만2942대 판매됐다. 올해 가장 큰 성장세를 보인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부문에서는 현대·기아차의 강세가 더욱 돋보였다. 현대·기아차는 11월까지 총 37만6645대의 SUV를 팔아 1위를 달리고 있다.

 그러나 성대한 연말파티를 하기에는 다소 찜찜한 게 사실이다. 환상적이었던 상반기와 달리 연말에 가까워질수록 성장세가 눈에 띄게 둔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양사 합계 18%의 연간 성장률은 분명 높은 것이지만 현대차가 상반기에 기록했던 37%의 경이적인 성장률을 떠올리면 다소 아쉬운 것도 사실이다.

 더 우려스러운 대목은 성장률 둔화현상이 추세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1월 74%로 시작했던 현대차의 판매성장률은 갈수록 낮아지더니 급기야 지난 10월에는 하락세로 반전됐다. 11월 성장률도 불과 1.2%였다. 기아차 역시 성장률이 1% 수준으로 둔화한 상황이다. 10%를 넘어섰던 시장점유율은 8.8%로 낮아졌다.

 하지만 일본차는 정반대다. 둥펑닛산·정저우(鄭州)닛산, 이치도요타·광치(廣汽)도요타, 둥펑혼다·광치혼다는 올 상반기까지 미래를 내다보기 힘들 정도로 암울한 시간을 보냈다. 2012년 6월에 시작된 판매 감소세는 그해 10월 중·일 영토분쟁이 발생하면서 절정으로 치달았다. 3개 브랜드를 더해 16%를 넘나들던 일본 업체들의 중국 시장 점유율은 6.5%까지 추락했다. 지난해 한 번 꺾였던 추세는 올해 2월 또 한 번의 급락현상을 보이며 상반기 내내 이어졌다.

 그러나 하반기 들어 사정이 완전히 달라졌다. 특히 연말이 가까워질수록 ‘잃어버린 1년’에 대한 보상은 컸다. 11월의 경우 둥펑닛산이 111%, 이치도요타가 120%, 광치혼다가 122%의 경이적인 성장률을 보였다. 3개 브랜드의 중국 시장 점유율도 17%대로 올라섰다.

 일본차의 재기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 먼저 영토분쟁 이슈가 완전히 희석됐다. 그동안 일본차에 대한 테러 가능성, 일본에 대한 분노, 대외적인 체면 등의 이유로 일본차를 멀리했던 중국인들이 이제 거리낌 없이 일본차를 구매하고 있다. 일본 업체들도 대대적인 물량 공세를 펴기 시작했다.

 도요타는 지난 11월 신형 비오스(중국명 웨이츠·威馳)와 신형 야리스L(즈쉬안·致炫)을 출시하면서 최저 가격을 구형 모델보다 각각 28%와 24.6% 낮췄다. 10월까지만 해도 판매량 4위 차종이었던 닛산의 실피(쉬안이·軒逸)는 가격 할인 등에 힘입어 한 달 만에 1위로 뛰어올랐다. 축간거리를 늘린 닛산 중형차 티아나의 롱휠베이스(LWB) 모델, 혼다의 크라이더(링파이·凌派)·제이드(제더·杰德) 등 현지 전략형 모델들도 대거 출시됐다. 일본 업체들은 엔저 호황기를 맞아 오랜만에 곳간이 가득 찬 상황이라 당분간 중국 시장에 대대적인 물량 공세를 퍼부을 태세다. 양진수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 연구위원은 “경쟁력을 완전히 회복한 일본 업체가 엔저 호황과 중국 등 신흥시장 현지화 확대 등을 기반으로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공세를 확대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물론 현대·기아차도 팔짱만 끼고 있을 상황은 아니다. 이미 현대·기아차에 중국 시장은 판매 비중 20%를 넘어선 최대의 시장이다. 현대·기아차는 브랜드 이미지 고급화와 물량 증산으로 일본차들에 맞설 계획이다. 현대차는 이미 ‘D+S’로 명명된 고급화 전략을 추진 중이다. D(D세그먼트)는 중형차, S는 SUV를 의미한다. 중국에서 현대·기아차의 외연을 소형차와 SUV에서 중형차 이상급으로 넓히자는 게 전략의 요지다. 지난달 출시된 중형차 밍투(名圖·미스트라)는 바로 이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현대차는 밍투와 YF쏘나타를 합쳐 연간 20만 대 이상의 판매량을 올린다는 계획이다. 기아차는 아예 최고급 차량인 K9을 투입할 예정이다. 확충된 현대차 3공장 설비와 기아차 3공장의 본격 가동이 예정돼 있어 공급도 한층 원활해질 전망이다.

박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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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