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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빛이 모여 눈부신 발레단 되게 밀어주는 게 제 역할”

발레 이전에 발이 있었다. 발레리나로서의 이력보다 먼저 떠오르는 게 고된 훈련을 기억하는 그녀의 발이다. 축구선수 박지성의 발과 함께 대한민국에서 가장 뜨거운 발의 소유자 강수진(46)이 2014년 2월 국립발레단 신임 예술감독에 오른다. “제 발이 자랑스러워요. 그만큼 일을 많이 했고, 울고 웃었던 인생의 과정들이 남겨진 걸 제가 아니까요.”

국립발레단 신임 예술감독 내정된 발레리나 강수진

18일 오후 기자회견장에 사뿐히 들어선 그녀는 국립발레단에 대한 기대감과 사명감, 자신감으로 부풀어 있었다. 몇 년 전부터 있었던 제의를 ‘느낌이 아니라’는 이유로 고사해 왔지만, 이번엔 ‘육감적으로’ 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단다.

“Now or Never. 지금 아니면 아닌 것 같았어요. 일생에 한 번뿐인 인생의 파트너를 만난 느낌이랄까. 한국 발레를 상징하는 단체인 만큼 책임이 무겁긴 하죠. 그렇다고 무서워 못 시작하진 않아요. 결정한 이상 지금껏 제가 살아온 것처럼 열심히 할 겁니다.”

현역 최고령 발레리나인 강씨는 1985년 스위스 로잔 발레콩쿠르에서 동양인 최초로 우승한 뒤 86년 독일 슈투트가르트 발레단에 입단, 97년 한국인 최초로 해외발레단 수석무용수에 올랐다. 99년 브누아 드라당스 수상, 2007년 독일 뷔템부르크 궁정무용수 공인 등 그의 발자취는 곧 한국 발레 도약의 역사였다.

세계에서 활약한 경험을 가진 예술감독으로서 ‘국립만의 스타일’을 찾는 것이 소망이라면서도 무엇보다 중요한 건 ‘팀워크’란다. “안이 튼튼하면 밖에서 큰 빛이 납니다. 작품이 별로라도 무용수 하나하나가 빛을 내면 좋은 무대가 되죠. 누구 하나가 아니라 작은 빛들이 모여 국립발레단이 눈부신 발레단이 될 수 있도록 밀어주는 게 제 역할이라 생각해요.”

15세에 한국을 떠나 한국 실정에 어둡고 행정경험이 없다는 세간의 우려에 대해선 “시간을 달라”며 스텝 바이 스텝을 강조했다. “어제 첫 업무보고를 받았는데 새로운 세계로 들어간다는 것 자체가 흥미로워요. 행정을 모른다고 걱정들 하지만 겁낼 필요 없어요. 나를 믿으니까요. 몰랐던 분야는 배우면 되고 경험을 쌓을 겁니다. 뭐든 시간이 답이죠. 도널드 트럼프 같은 최고경영자도 날 때부터 그렇진 않았을 걸요.”

지금 무용계는 세계 무대에서 활약한 강씨의 인맥이 한국 발레의 레퍼토리 확대에 기여하고, 그녀의 인기가 국립발레단의 인지도 상승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초미의 관심사는 과연 어떤 레퍼토리로 새바람을 일으킬 것인가. “전 세계 어디 내놔도 모두가 좋아할 작품을 구상 중”이란 것이 그의 답이다.

“구상 중인 레퍼토리는 많지만 나라마다 취향도 다르고, 서로 알아가는 과정이 필요해요. 좋은 작품 불러오는 건 문제도 아니에요. 속이 차 있어야 빛이 나죠. 모두가 자기 개성을 발휘하도록 날개를 달아줄 겁니다.”

슈투트가르트 입단 30주년이 되는 2016년까지는 무대에도 선다. 내년 ‘나비부인’, 후년 ‘오네긴’ 등 예정된 한국 공연과 2016년 6월 은퇴 공연 이외의 일정은 취소 중이다. 현역 활동 병행에 대해서는 “플러스가 되지 마이너스는 안 된다”고 단언한다. “조금이라도 더 보여줄 수 있으니까요. 한번 보여주는 게 백번 얘기보다 빨라요. 세계를 돌아다니며 많은 무용수를 코칭해 봤는데 조금만 지적해줘도 자기 인생이 바뀌었다며 고마워하더군요. 생각보다 제가 많이 줄 수 있는 사람이더라고요.”

그녀는 “지금껏 발레리나 강수진을 사랑해 주셨듯 이제 우리 단원 모두를 사랑해 달라”는 당부와 함께 손을 흔들며 팔랑팔랑 현장을 떠났다. “국립발레단은 한국 국민의 발레단입니다. 제가 한 사람 한 사람 빛나게 할 테니 지켜봐 주세요.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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