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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개혁은 국민의 명령 보이지 않는 손 개입 용납 못해” … 정세균 국회 국정원 개혁특위 위원장

최정동 기자
정세균 국회 국정원 개혁특위 위원장은 “어렵사리 여야 합의로 특위가 출범한 만큼 국민을 실망시키지 않기 위해서라도 어떻게든 연내에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정 위원장은 “정치권이 싸움만 하는 게 아니라 뭔가 건설적인 대안도 함께 만들어낼 수 있다는 걸 보여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며 “국정원도 이번 기회에 어두운 과거를 청산하지 않으면 국민의 신뢰 회복이 더욱 요원해질 것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 위원장과의 인터뷰는 20일 의원회관에서 진행됐다.

국정원 개혁에 대한 여야 입장은

-중요한 시기에 특위 위원장을 맡았다.
“여야 4자회담을 통해 마련됐지만 결국엔 국민의 명령을 받든 걸로 봐야 한다. 대한민국은 지난 1년간 멈춰서 있었다. 다른 나라는 다 전진하는데 우리만 후퇴하고 있었던 거다. 이젠 국정원의 함정에서 탈출해야 한다. 단순히 정보기관을 개혁하는 수준을 뛰어넘어 대한민국호가 다시 움직이도록 여야가 당리당략을 떠나 힘을 모을 때다. 특위까지 구성됐는데 아무 성과도 못내면 국민이 얼마나 분노하겠느냐.”

-위원장 제안을 수락하기가 쉽진 않았을 텐데.
“독이 든 성배랄까, 분명 입에 쓴 것이었다. 하지만 여태껏 쓰다고 뱉고 달다고 취하는 정치는 하지 않았다. 특히 이처럼 엄중한 상황에서 책임 있는 정치인들이 이해득실만 따져서는 안 된다고 봤다. 그래서 위원장을 맡되 삿대질 대신 차분하게 대화할 수 있도록 위원 구성에 신경을 썼다. 덕분에 많은 사람이 그냥 싸우다 관두지 않겠느냐고 걱정했지만 아직까진 의회주의가 잘 작동하고 있다.”

-논의는 어느 정도 진척됐나.
“공청회와 대체토론을 끝냈고 본격 협상은 22~23일 이뤄질 예정이다. 특위는 2단계로 진행될 거다. 1단계로 4자회담 합의사항을 연말까지 처리하고 나머지는 2월 말까지 논의하게 된다. 지금 야당은 1단계 대상에 플러스 알파를, 여당은 마이너스 알파를 주장하며 기세 싸움을 하고 있지만 여야 지도부 합의 내용이 연내 목표치라는 데는 변함이 없다. 가능하면 24일엔 합의를 도출하려고 노력 중이다.”

-주요 쟁점은.
“가장 큰 쟁점은 국정원의 국내 기관 정보관(IO) 상시출입을 완전 폐지할 것이냐, 제한적으로 폐지할 것이냐다. 대선 개입 논란을 빚은 심리전단도 민주당은 법적 근거가 없는 만큼 아예 없애자는 입장인 반면 새누리당은 정보기관 특성과 남북대치 상황을 감안해 존치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이 두 가지가 국내파트 폐지 문제의 핵심이다. 다만 국내파트를 완전히 없애는 건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야당도 정치공작과 민간인 사찰 등 국정원 본래의 기능과 관계없는 걸 폐지하라는 것이지 정보활동 자체를 부정하는 건 아니다. 대공수사권 폐지도 민감한 문제인데 이는 4자회담 합의사항이 아닌, 보다 근본적 개혁과제인 만큼 내년 2월까지 시간을 두고 논의해야 할 거다.”

-국정원 통제 강화도 추진 중인데.
“국회 정보위가 있었지만 사실상 유명무실했다. 국정원을 통제한다고 말만 해놓고 면죄부만 주는 꼴이었다. 그에 대한 반성에서 출발해야 한다. 국정원은 어떻게 국회를 믿고 기밀을 얘기할 수 있느냐고 항변하는데, 국회의원의 비밀준수 의무와 공개 시 처벌 규정을 대폭 강화하면 된다. 이에 대해서는 글로벌한 룰이 갖춰져 있다. 미국도 별도로 마련된 장소에서 의원들이 마음대로 열람하고 필요하면 질문도 할 수 있지만 대신 밖으로는 자료를 일절 갖고 나가지 못하게 한다. 브리핑도 내부 의결을 거쳐 정보위원장만 할 수 있게 돼 있고 이마저도 최소화하고 있다.”

-국정원이 자체 개혁안도 냈는데.
“그게 무슨 개혁안이냐. 개혁을 거부하겠다는 것과 다름없다. 그냥 포장만 있고 내용은 아무것도 없는 빈 수레일 뿐이다. 남재준 국정원장은 본인이 개혁 대상인 걸 모르고 있다. 남 원장이 자체 개혁안을 보고하고 위원들과 질의응답하는 걸 보면서 커다란 벽이 앞에 딱 서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아무리 아우성을 쳐도 저쪽에서는 전혀 들리지 않는 것 같더라. 대부분의 선량한 국정원 직원들은 국가를 위해 묵묵히 헌신하고 있는데 소수의 일탈자 때문에 전체가 욕을 먹어서야 되겠느냐.”

-연내 합의가 가능할 것으로 보나.
“거부할 수 없는 국민의 명령을 대통령도, 여당도, 야당도 받아들여야 한다고 본다. 특히 대통령이 합의를 용납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여당이 합의를 수용하지 못하면 결국 대통령이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뜻으로 봐야 하지 않겠나. 대통령이 받아들이면 국정원장도 거부할 수 없을 것 아니냐. 뒤에서 보이지 않는 손이 무산시키지 않도록 국민만 믿고 갈 생각이다.”

-새해 예산안과 특검이 걸려 있는 점도 난제다.
“예산안 심의를 거부하는 것은 오히려 국민의 뜻을 저버리는 행위다. 예산과 특위는 별도로 가야 한다. 특검도 개인적으로는 필요하다고 보지만 특검 또한 특위와는 별개다. 특검 때문에 특위가 영향을 받고 싶진 않다. 특검을 통한 과거사 진상 규명과 책임 추궁도 중요하지만 구태가 반복되지 않도록 미래지향적 제도를 설계하는 것도 결코 소홀히 할 수 없다. 또한 여당은 합의를 지키고, 야당도 과욕을 자제해야 한다. 합의 결과에 따라서는 여야 모두 지지자들로부터 비판받을 각오를 해야 할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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