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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지식] '책의 고수' 들이 말하다 … 우리는 왜 읽는가

[일러스트 강일구]


책에 던지는

7가지 질문

정수복 지음, 296쪽

1만5000원



책의 정신

강창래 지음, 알마

376쪽, 1만9500원




우리에게 책이란 무엇인가. ‘책=공부’ ‘책=성공’ ‘책=출세’ 책=취업’ ‘책=승진시험’···.



 뭔가 억압적이고 경쟁을 강요하는 이들 등식의 희생자들은 책에 반기를 들고 책을 멀리하게 된다. 졸업하자마자, 취업하자마자, 승진하자마자 책에 작별을 고한다.



 책을 떠나온 홀가분함도 잠시. 머릿속 한구석에선 아쉬움·궁금증, 책과 친하지 못한 서러움이 남는다. 나는 진정 책하고는 인연이 없는 것일까. 책 읽기가 ‘아직도 즐거운’ 소수의 축복받은 독서가들에게도 많은 의구심이 남는다. 더 효율적인 독서법은 없을까. 교양인·민주시민이 되기 위한 독서에서 내가 혹시 빠트린 책은 없을까.



 이런 질문을 지닌 분들을 위해 ‘책에 대한 책들(books on books)’이 있다. 독서의 길잡이로서 책의 본질을 밝혀주는 책들이다. 몇 천 년, 몇 백 년 세월 속에서 어쨌든 살아남은 고전들, 몇 백 년 후에도 읽힐 오늘의 신서(新書)이자 내일의 고전들을 요약해 주는 책들이다. 출판계에서 꽤 큰 시장을 형성한다.



 이 분야 원조는 『세계 문학 명작(Master pieces of World Literature)』 『위대한 작가 501명(501 Great Writers)』 『책방 손님이 말하는 이상한 말들(Weird Things Customers Say in Bookstores)』 『세상을 바꾼 책들(Books that Changed the World)』 같은 책이 쏟아지는 미국·유럽 시장이지만, 국내 출판시장에서도 ‘메타북스(metabooks)’라고도 불리는 ‘책들에 대한 책들’ 분야는 차츰 포화상태로 치닫고 있다. 헌데 최근 주목할 만한 이 분야 책 두 권이 출간됐다. 『책에 대해 던지는 7가지 질문』(이하 『질문』)과 『책의 정신』(이하 『정신』)이다.



 굳이 분류한다면 『질문』은 초·중급, 『정신』은 중·고급 독서가용에 가깝다. ‘고전이란 무엇인가’ ‘어떤 책을 언제 어떻게 읽을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있다면, 믿을 만한 검증된 결론은 『질문』에 다 나와 있다. 『질문』은 ‘백과사전식 교과서’라고 부를 만하다. 남독·난독·탐독·다독·속독·정독의 차이를 잘 모르는 중고등학생이 읽어야 할 책도 『질문』이다.



 상대적으로 『질문』은 정론(正論), 『정신』은 탁견(卓見)을 좋아하는 독자들에게 잘 어울린다. 『질문』의 초두에 나오는 ‘책을 읽지 말아야 할 이유는 무엇인가?’는 독서의 기회비용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정신』에 나오는 “이 세상 모든 책은 하나하나가 다 하나의 편견이다” “편견은 수많은 편견을 접함으로써 해소된다” 같은 말들은 무릎을 치게 하는 깨달음을 준다.



 두 권 모두 고전이라는 거짓말과 참말에 대해 다루고 있는데 『질문』은 총론, 부제가 ‘세상을 바꾼 책에 대한 소문과 진실’인 『정신』은 각론이라고 보면 된다. 『정신』은 특히 정치·과학 혁명과 책의 함수 관계를 명쾌하게 해부한다.



 두 책의 공통점은 저자들이 겸허하다는 점이다. 이들은 이미 다수의 역저를 펴낸 검증된 작가들이다. ‘무공(武功)이 장난이 아닌’ 작가들이다. 그러나 이들은 함부로, 쓸데없이 누군가를 비판하거나 가르치려고 들지 않는다. 개방적 자세도 돋보인다.



  『질문』의 정수복 작가는 프랑스 유학파 출신으로 『의미 세계와 사회운동』 『삶을 긍정하는 허무주의』 등 저서가 9권이 넘는다. 『정신』의 강창래 작가는 출판인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다. 2005년 이후 1000회에 이르는 전국 도서관 강연을 했다. 『정신』의 초고는 출판 전문지 ‘기획회의’에서 탄생했다. 출판인들이라는 전문가 집단이 좋아한다는 것은 그만큼 대중성은 없을 수도 있다는 것을 암시할 수 있지만, 강창래 작가의 『정신』은 술술 재미 있게 잘 읽힌다. 이어령 선생과 인터넷 서평꾼 로쟈가 ‘강추’하는 책이기도 하다. 출판평론가 한기호는 『정신』에 대해 “우리도 이만한 서적사가(book historian)를 두었다는 점에서 대단한 자부심을 느꼈다”고 고백했다.



 『질문』과 『정신』은 그 유용성이나 실용성, 깊이, 포괄성에서 난형난제(難兄難弟)다. 결국 판단은 독자의 몫이다. 책 구성의 엄밀성만 따진다면 기자의 편견은 『질문』에 한 표, 책의 가독성 측면에서는 『정신』에 한 표를 던지게 한다.



 ‘간소화의 법칙(law of parsimony)’이라는 잣대를 들이대 본다면 이 두 권으로 책에 대한 고심 중 70% 정도는 해소할 수 있다. 아끼는 사람들, 좋아하는 이들을 위한 크리스마스 선물을 아직 정하지 못했다면 이 두 권을 함께 사서 드리는 것도 괜찮겠다.



김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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