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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각서 뜬 별 1호 박봉주, 경제 안 풀리면 문책 될 것"

평균 14살이 젊어진 ‘김정은 사람들’에게 주목하라. 정보당국이 작성한 ‘김정은 시대 파워엘리트 변동분석’ 보고서는 향후 김정은 권력을 이끌 노동당과 내각·군부의 인물 51명을 꼽고 있다. 김정은 체제 출범 후 2년간의 당·정·군 간부의 교체를 추적·분석한 결과다. 결론은 급부상한 군부와 기술전문관료(technocrat)에 주목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보당국 문서로 본 뜨는 별, 지는 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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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지가 18일 입수한 이 보고서는 북한의 파워엘리트가 76세에서 62세로 평균연령이 낮아진 부분에 주목하고 있다. 2년 전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급작스러운 사망으로 권력을 넘겨받은 김정은을 떠받들던 고령의 당·정·군 인사들이 퇴진하면서 나이가 확 젊어졌다는 것이다. 40~50대의 발탁이 급속한 세대교체를 가능케 했다. 보고서는 4군단장 이성국을 44세로, 1군단장 이춘일은 55세로 파악하고 있다. 60대 후반에서 70대가 주류를 이룬 과거 군부와는 달라지고 있다는 얘기다. 또 “군부에서는 김정일 시대의 선군(先軍)사상 세대들이 경질되거나 숙청됐다”면서 “이들이 재기를 엿보고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노동당에서는 조선중앙통신사 사장 출신인 김병호 선전선동부 부부장이 53세로 가장 젊었고, 한광상(56) 재정경리부장, 문경덕(56) 평양시 당 책임비서, 최휘(59)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 등 50대가 5명(전체는 18명)을 차지했다. 정부 관계자는 “나이가 파악되지 않은 몇몇 부부장급 인사도 50대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경질 된 김정일 시대 군인들 재기 엿보는 듯



 보고서는 누가 부상하고 몰락했는지를 ‘뜨는 별’과 ‘지는 별’로 구분했다. 새로 발탁되거나 신임을 얻은 51명을 출신·학연·지연(地緣)·능력 등 4가지 요소로 구분해 급부상한 배경을 파악한 것이 흥미롭다. 출신성분이란 김정일 가계와 친척이거나 출세 전 김씨 일가와 친분을 쌓은 경우, 고위 관료의 자녀 등인 경우를 말한다. 학연은 김일성대·김일성군사종합대(김정은의 모교)·만경대혁명학원 등 엘리트 코스를 밟은 경우고, 지연은 고향 혹은 지방관리나 당 책임비서를 지낸 경력을 토대로 구분했다.



 ‘뜨는 별’ 51명 가운데 32명(62.7%)이 능력 위주로 발탁된 것으로 파악됐다. “서류 보고를 중시했던 김정일과 달리 김정은은 현장에 직접 나가 출신·학연보다는 능력을 중요한 요소로 인물을 선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당 쪽 인사 중에서 뜨는 별 10위에 오른 김병호 선전선동부 부부장부터 17위 최춘식 제2자연과학원장까지 8명이 모두 능력만으로 김정은에 의해 발탁된 것으로 분류됐다. 최춘식은 지난해 12월 장거리 미사일 시험발사 성공을 계기로 김정일 1주기 추모행사에서 김정은 바로 옆자리에 앉아 화제를 불러모았던 인물이다. 이런 판단은 감청 등 기술정보는 물론 휴민트(humint·인적 네트워크를 통한 수집정보) 등을 통해 입수한 첩보를 토대로 했다는 게 익명을 요구한 관계자의 설명이다.



김정은 현장면접 등용, 출신보다 능력 중시



 보고서가 제시한 세대교체 바람은 17일 김정일 사망 2주기 추모행사 주석단에서도 그대로 나타났다.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나 김기남 당 비서 등은 추모사를 읽는 등의 의전적 역할에 국한됐다.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은 “김일성의 빨치산 동료로 알려진 황순희 조선혁명박물관장을 등장시키는 등 원로에 대한 예우를 보여줬지만 실세들이 누군지는 북한 권력의 구성원들이 너무나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4월 김정은이 재기용한 박봉주 총리를 내각에서 뜨는 별 1번으로 꼽은 보고서는 “경제재건에 실패할 경우 책임을 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경제난 해결이 만족스럽지 못할 경우 박봉주와 그 세력이 희생양이 될 수 있다는 의미에서다. 조봉현 기업은행연구소 연구위원은 “박봉주는 장성택 숙청을 결정한 노동당 확대회의에서 비판토론을 한 인물”이라며 “김정은이 지난해 4월 공언한 ‘사회주의 부귀영화’가 실현되지 못하게 되면 책임을 면키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은 시대 출범과 함께 권력 전면에서 사라져 간 ‘지는 별’은 31명이 지목됐다. 능력을 우선시하는 김정은이 업무과실에 대한 책임추궁과 인사조치도 엄격하게 하는 것으로 당국은 판단하고 있다. 중국식 경제개혁을 주장하다 해임된 것으로 알려져 온 홍석형 전 당 비서에 대해 ‘중국 간첩 혐의’라고 명시하고 숙청으로 분류한 대목도 눈길을 끌었다.



감청·휴민트 분석 … 장성택 처형 직전 완성



 이 보고서는 장성택 숙청 사태가 발생하기 직전 완성됐다. 이 때문에 이번 사건에 연루돼 지난달 공개 총살된 이용하 당 행정부 제1부부장이 부상하는 인물로 꼽혀 있고 일부 인사의 직책은 바뀌기도 했다. 정부 당국자는 “장성택 숙청 사태가 벌어지기 전까지만 해도 이용하 등은 김정은 시대 들어 잘나가는 인물로 분류됐기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다. 보고서는 “강경파로 알려진 김격식(전 군 총참모장)을 제외한 대부분 인물들은 강온 구분을 위한 성향 첩보가 부족하다”고 밝혀 주요 인사에 대한 인물정보 부족의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장성택 처형(12일) 사태와 김정일 사망 2주기 추모식(17일)을 계기로 드러난 북한 권력의 변화를 반영한 보고서 보완작업을 벌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영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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