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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모부 처형 후 웃으며 나타난 김정은











김정은 제1위원장이 14일 마식령스키장을 방문해 웃고 있다. 오른쪽부터 황병서 노동당 조직지도부 부부장(군 담당), 마원춘 당 재정경리부 부부장(건설 담당), 공사 실무 책임자, 김 위원장, 현지 부대장급 인물. [사진 노동신문]



김정은(29) 북한 국방위 제1위원장이 14일 활짝 웃는 모습으로 마식령스키장에 섰다. 고모부인 장성택을 전격 처형(12일)한 지 이틀 만이다. 김정은은 “마음껏 주로를 지쳐 내리며 웃고 떠들 우리 인민들과 청소년·학생들을 생각하면 마음이 흐뭇해진다”며 못내 기뻐했다고 노동신문이 15일자로 보도했다. 마식령스키장은 당초 여러 해 걸릴 공사인데, 1년도 채 안 된 이달 중 완공할 계획이다. 북한은 이를 ‘마식령 속도’라 부르며 주민을 독려해 왔다.

 장성택 처형 사태에도 불구하고 권력 장악엔 이상이 없다는 걸 보여주려는 것이 마식령스키장에서의 웃음 속에 담긴 코드로 풀이된다. ‘건설 중심’ 정책과 ‘마식령 속도’는 계속 밀고 가겠다는 뜻이기도 하다. 동해안인 강원도 원산 지역에 있는 마식령스키장 방문은 수행원을 최소화한 단출한 지방행이었다. ‘평양을 비워도 아무 문제 없다’는 걸 과시하려는 행동일 수 있다.

 김정은의 과시성 행보와 더불어 장성택 처형 이후 거취가 주목되던 고모 김경희가 일단은 건재한 것으로 15일 나타났다.

 13일 89세로 숨진 김국태 국가검열위원장의 장례위원회 명단에 김경희는 여섯 번째 서열로 거명됐다. 김일성의 빨치산 동료 김책의 아들인 김국태 의 장례서열을 보면 처형사태 이후 베일에 싸여 있는 평양 권력 내부를 들여다볼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전성훈 통일연구원장은 “‘백두혈통’(김일성 가계를 지칭)의 순결성을 위해 장성택을 처형했다고 밝힌 김정은이 혈통의 맏언니인 김경희를 칠 순 없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일본 아사히신문은 14일 “김경희가 처형 직전 장성택과 이혼했다는 정보가 있다”고 보도했다.

 장례위는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위원장을 맡았으나 사실상 얼굴마담으로 평가된다. 김 위원장의 뒤를 박봉주 총리, 최용해 군 총정치국장이 이었다. 박봉주는 장성택을 강제로 끌고 나갔던 당 정치국 확대회의 석상에서 장성택을 공개비판했던 인물이다.

 장성택 처형 이후 주목을 받아온 최용해의 위상은 이번 명단을 통해 공식적으로 확인된 것으로 보인다. 노동신문은 14일 정론(政論)에서 ‘누가 감히 우리 수령님을’이란 대목을 언급하며 “어제날 종파 나부랭이들의 숨통에 권총을 들이대고 불을 토했던 투사들의 외침소리는 결코 지나간 이야기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누가 감히 우리 수령님을’이란 표현은 1956년 ‘8월 종파사건’ 당시 민족보위성 부상이었던 최현(최용해의 아버지)이 당 중앙위 전원회의장에서 권총을 뽑아 들고 박창옥 등 ‘소련파’와 윤공흠, 서휘 등 ‘연안파’를 축출하면서 던진 말로 알려져 있다.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은 “최현이 김일성 유일지배 구축에 결정적 기여를 한 점을 언급함으로써 최용해가 믿음직한 ‘충신의 혈통’임을 강조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영길 총참모장, 장정남 인민무력부장 등 김정은 시대의 사람들도 명단에 포함됐다. 지난 9월 9일 ‘백두혈통 회의’에 장성택 숙청을 처음 건의한 것으로 당국이 지목하고 있는 조연준 당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은 24위로 이름을 올려 최근 급상승한 위상을 반영했다. 일각에서 망명설을 제기했던 노두철 부총리 등 장성택 사람도 이번 명단에 들어 있어 망명설은 사실이 아님이 확인됐다.

 이날 김국태의 장례위원 명단은 일종의 예고편일 수 있다. 김정은은 아버지 김정일 사망 2주기인 17일 새벽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태양궁전을 찾아 참배할 예정이다. 그때 누가 김정은을 둘러싸게 될지가 관전 포인트다. 1년 전엔 김영남, 최영림, 최용해, 그리고 장성택이 주변에 있었다.

이영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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