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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부르는 묘한 매력의 신세대 로코 퀸

1980년대에 멕 라이언이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로 로맨틱 코미디(이하 로코)의 여왕이 되었다면 2000년대의 주인공은 레이철 맥애덤스(Rachel McAdams·35)다. 그녀는 최근 국내에 개봉돼 흥행 상위를 달리고 있는 ‘어바웃 타임’으로 드디어 새 로코 퀸의 자리를 거머쥐는 느낌이다. 서글서글한 눈매와 시원스럽게 벌어지는 입, 그리고 귀여운 헤어 스타일은 뭇 남성뿐만 아니라 같은 여성들에게서도 탄탄한 지지표를 이끌어 내고 있다.

국내 흥행 1위 영화 ‘어바웃타임’의 레이철 맥애덤스

용모만으로 보면 멕 라이언과 줄리아 로버츠를 합친 듯한 인상이다. 그녀에겐 무엇보다 청춘 시절을 한참 전에 보낸 중년 세대들에게도 사랑의 원형질을 곱씹어 보게 만드는, 그래서 다시 한번 스스로 연애의 상상력을 키우게 해주는 묘한 힘이 있다.

맥애덤스가 멜로 드라마에서 두각을 나타낼 것이라는 점은 일찌감치 예상돼 왔던 일이다. 그녀는 2004년 닉 카사베츠가 만든 그녀의 데뷔 초기작 ‘노트북’에서 누구도 거부할 수 없는 비련의 여주인공 역으로 사람들의 심금을 울렸다.

우리는 안다. 영화 속 러브 스토리는 어느 정도 다 과장돼 있다는 걸. 현실은 그보다 더 구차하며 비루함의 연속일 뿐이라는 걸. 그러나 또 사람들은 욕망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상을 살면서 저런 사랑을 한 번쯤 해봤으면. 저런 연인을 아주 잠깐이라도 가져 봤으면 한다.

레이철은 사람들의 그런 실망스러운 현실과 끝없는 욕망의 중간 지대를 오가며 사랑의 큐피드를 쏘아 댄다. 연정의 불기둥을 치솟게 한다. 2009년 나왔던 ‘시간 여행자의 아내’에서 그녀는 과거와 현재, 미래를 오가는 자신의 남자를 끝까지 기다리고 사랑하는 순애보의 아내로 나온다. 2010년 출연했던 ‘서약’에서는 많은 여성의 마음속 연인이었던 채닝 테이텀을 올곧이 홀로 독차지함으로써 뭇 여성들에게 질투 어린 시선을 한 몸에 받아야 했다.

영화 속에서 그녀가 보여주는 사랑은 세상이 여전히 살 만한 가치를 지니고 있음을 보여주는, 일종의 보증수표 같은 것이었다. 우리는 어쩌면 지금 모두 희망을 잃고 살아간다. 더 이상 사랑 따위는 존재하는 않는다고 생각한다. 그런 때일수록 레이철 맥애덤스는, 그리고 그녀의 영화는, 살며시 품 안으로 파고들어 와 귓가에 그 예쁜 입술을 바짝 붙인 채 조곤조곤 속삭인다. 더 이상 고민하지 말라고. 더 이상 괴로워하지 말라고. 우리 이제 사랑하자고. 이쯤 되면 그 누가 이 여자를 사랑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레이철 맥애덤스의 20여 편에 이르는 필모그래피는 그녀가 단순히 얼굴에 환희의 미소만 짓고 사는 여인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 준다. 그는 연기력이 남다른 배우이기도 하다. ‘스테이트 오브 플레이’에서는 러셀 크로와 함께 한 정치가의 거대한 음모를 파헤치는 민완 기자 역을 해냈다. 머리를 되는대로 질끈 매고 기사쓰기에 몰두하는 모습은 영락없는 신문기자 같았다. ‘굿모닝 애브리원’에서는 다혈질의 아침 방송 PD로 나왔고, 로버트 다우니 Jr.와 함께 했던 ‘셜록 홈즈’에서는 도발적이고 요염한 포즈의 아이린 역으로 극중의 셜록뿐 아니라 대다수 남자 관객들의 애간장을 타들어 가게 만들었다.

레이철 맥애덤스의 이때 모습을 보고 있으면 꼭 영화감독이자 철학자인 중국 첸카이거가 내렸던 영화에 대한 정의를 떠올리게 한다. ‘영화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해 그는 이렇게 말했다. “성스러운 창녀(It’s like a Holly Whore).” 거리에 한 여인이 서 있다. 어떤 사람은 그녀를 성스러운 마리아로 보지만 또 어떤 사람은 그런 그녀를 몸 파는 여인이라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영화는 그런 존재다. 여배우는 그런 의미에서 영화에 언제나 자신을 변화시키며 적응할 수 있어야 한다. 레이철 맥애덤스는 로코 퀸과 팜므 파탈의 사이를 종횡무진 오가며 세계 남성 관객들의 마음을 휘어잡는다. 남자들은 늘 밤에는 요부로 변하는 순수한 여자와의 사랑을 꿈꾼다. 레이철 맥애덤스가 바로 그렇다. 그녀와 그녀의 영화에 늘 기대 어린 시선이 집중되는 건 바로 그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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