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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렴한 몸값에 ‘품질’은 썩 괜찮은 35세 전후 ‘이케아 세대’의 보고서

저자: 전영수 출판사: 중앙북스 가격: 1만4000원
우울한 청춘을 대변하는 세대론이 여기저기서 화두다. 6년 전 나온 ‘88만원 세대’라는 말은 이미 고전. 최근엔 남아도는 인간을 뜻하는 ‘잉여 세대’, 혼자 벌어 혼자 사는 ‘1인분 세대’라는 말도 생겼다. 표현이야 다르지만 핵심은 하나. 단군 이래 최대의 스펙을 갖추고도 취업·연애·결혼이라는 3종 세트를 일찌감치 포기할 수밖에 없다는 거다.

『이케아 세대 그들의 역습이 시작됐다』

여기에 하나 더 보태진 게 ‘이케아 세대’다. 현재 78년생, 혹은 2~3년 전후를 대상으로 한 것인데, 인생 경로와 행태가 딱 이케아 같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이케아가 무엇인가. 스웨덴에 본거지를 둔 조립식 가구 브랜드다. 디자인이 미니멀하고 감각적이지만 실용적이고 비교적 견고하며 값이 싸다는 게 최대 강점이다.

35세 전후의 청년들 역시 ‘사양’이 비슷하다. 대학도 나오고 부모 등골이 휘게 유학·어학연수까지 다녀왔는데 정작 몸값은 저렴하다. 그럼에도 취향은 고급이고 스타일은 좋으니 ‘가격 대비 만족도’가 꽤 높다. 게다가 사는 모양새는 빈틈이 많아 처음부터 정확하게 치수 재 만든 완제품 같지 않다. 딱 그 이케아처럼.

이런 비유가 흥미롭기는 하나 정작 주목해야 할 건 따로 있다. 이들이 벌이고 있는 조용한 반기다. ‘더는 못살겠다’고 차라리 주먹 시위라도 하면 좋으련만 이 영민한 세대는 그래 봤자 소용없다는 비관을 직감하고 수면 아래서 복수를 꾀하고 있다.

일례로‘절약의 역설’을 보자. 그들이 값비싼 가구 대신 이케아를, 명품 대신 유니클로를 사니 소비시장이 살아나지 않는다. 집을 살 생각도, 살 능력도 없는 통에 한때 고공행진하던 집값은 살아나지 않고, 과감히 돈을 빌려 투자하지 않으니 저금리가 지속된다. 집이든 이자든 후속 세대가 받아줘야 윗세대가 먹고 사는데 이 고리를 끊어낸다.

이보다 더 무시무시한 건 출산 거부다. 졸업-취업-연애-결혼-출산이라는 ‘행복 컨베이어 벨트’에 올라타지 못한 이케아 세대는 결혼을 하지도, 아니 설사 한다 해도 애를 낳지 않음으로써 역습을 도모한다. 노동력의 상실이요, 국가의 붕괴다. “한국은 저출산으로 지구상에서 사라질 첫 번째 국가가 될 것”이라 한 인구경제학의 전문가 데이비드 콜먼의 예측까지 더해지면 엄청난 사회적 공포에 다름 아니다.

저자는 이케아 세대에 필요한 건 재촉보다 이해, 위로보다 대안, 강요보다 양보라고 얘기한다. 그중에서도 기성세대의 이기심을 버리라는 게 요지다. 힘드냐고, 아프냐고 다독이는 위로서들은 그저 ‘힐링 산업’이요, 성형의 범람은 윗세대가 아랫세대를 상대로 한 ‘착취 산업’일 뿐이다. 노인 복지와 연금체계를 바꿔 이들에게도 파이를 나눠줄 각오를 해야 한다. 청년 실업과 양육이 해결되지 않고서는 미래가 해결될 수 없다는 대목은 비장하기까지 하다.

다만 뒷부분에서 제시하는 다양한 해법들, 가령 결혼 장려를 위해 소개팅청이라도 있어야 한다거나 노인의 지혜와 청년의 에너지를 잇는 ‘세대교류청’이라도 두자는 얘기는 공허하다. 해결의 열쇠가 결국 기업의 고용 활성화라는 것도 식상하다. 차라리 노인은 이제 시민이 돼야 하고, 육아는 가족복지란 개념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얘기들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이케아 세대와 윗세대의 이어달리기는 바로 여기서부터 출발하는 게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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