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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추대 때 건성건성 박수…돈과 세력 주무르며 정변 시도"





판결문으로 본 처형의 논리































12일 전격 처형된 장성택 전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에게 씌워진 혐의는 ‘돈과 세력을 멋대로 주무르면서 국가권력을 탈취하려는 정변을 시도했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13일자 노동신문에 실린 장성택에 대한 판결문은 다섯 가지 틀로 구성돼 있다.



 첫째는 장성택이 오래전부터 정변을 꿈꾸어오다 김정은 체제가 들어서자 이를 시도한 ‘국가전복음모죄’(형법 60조)를 저질렀다는 것이다. 정변의 방법은 ‘내각총리가 돼 경제를 파국으로 몰고 간 후 안면이 있는 군대 간부들과 함께 무력의 활용’이라고 장성택이 실토했다는 것이다. 이어 ‘개혁가’로 외부 세계에 알려져 있는 점을 이용해 거사가 ‘성공’하면 외국 정부로부터 인정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까지 꿈을 꾸었다고 밝혔다. 북한에서 ‘국가’를 구성하는 3대 기관은 국방위원회, 내각,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다. 여기서 장성택은 먼저 내각을 거머쥔 후 ‘군인 동지’들과 함께 김정은이 제1위원장으로 있는 국방위원회를 뒤엎으려고 했다는 것이다.



 둘째는 장성택이 경제사령부의 역할을 맡고 있는 내각을 무력화하는 등 북한 경제를 망치게 한 반국가적 범죄를 저질렀다는 점이다. 장성택이 내각으로 가야 할 각종 자금을 가로채 심복들에게 나누어주고, 내각 소속 검열감독 기관들을 자기 밑으로 소속시키는 등 국가기구 체계를 무시했다는 것이다. 장성택의 숙청을 결정한 지난 8일의 정치국 확대회의에서 박봉주 총리가 비판토론에 나선 것은 이 때문으로 보인다. 보도문은 장성택이 “석탄을 비롯한 귀중한 지하자원을 망탕 팔아먹도록 하여…”라고 밝혀 정치국 확대회의에서 나온 ‘귀중한 자원’은 중국에 판 석탄으로 밝혀졌다. 북한은 2009년 말 시행했다가 실패로 끝난 화폐개혁의 배후로도 이미 처형된 박남기 전 노동당 계획재정부장과 함께 장성택을 지목했다. 그러나 화폐개혁은 김정은의 결재가 없으면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뒤집어씌우기로 보인다.



 셋째는 장성택이 자기 세력을 확대하는 데 여념이 없는 이른바 ‘종파 행위’를 저질렀다는 것이다. 이는 “당의 유일적 령도를 거부하는 중대사건을 발생시켜 쫓겨났던 측근들과 아첨군들을 교묘한 방법으로…끌어올리고…”라는 등의 보도문 내용에서 드러난다. 과거에 추방된 측근들의 한 예는 2001년 장성택이 참석했던 노동당 주요 간부의 딸 결혼식 사건에 연루된 인사들이다. 그 결혼식은 당시 박명철 체육상, 이광근 무역상 등 장성택의 측근들과 당정의 고위 간부들이 대거 참석한 호화판이었다. 당시 이를 보고받은 김정일이 결혼식의 중심에 장성택이 있음을 알고 “종파가 별거냐, 끼리끼리 모여 파벌을 형성하는 것”이라며 노발대발했다고 한다. 관련자들은 해임되고 장성택도 경고를 받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장성택이 부장으로 있던 당 행정부도 종파의 본거지로 비판받았다. 부원들이 장성택을 ‘1번 동지’라고 호칭하면서 당보다도 장의 지시를 더 따름으로써 행정부를 ‘소왕국’으로 만드는 용서하지 못할 종파 행위를 했다는 것이다.



 넷째는 장성택이 각종 부정부패를 저질렀다는 점이다. 은행에서 거액의 자금을 빼 귀금속을 사고, 2009년 한 해에만 자기 집에 있던 비밀 돈창고에서 460만 유로(약 67억원)를 꺼내 탕진했으며 가는 곳마다 돈을 마구 뿌렸다고 보도문은 밝혔다. 또 2009년부터 ‘자본주의 날라리풍’이 북한 내부에 들어오도록 앞장섰다고 비판했다.



 다섯째는 장성택이 김정은에게 ‘불손한 태도’를 보였다는 점이다. 보도문은 2010년 9월 제3차 당대표자회에서 김정은이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으로 선출될 때 ‘마지못해 일어나 건성건성 박수를 치면서 오만불손하게 행동하여…’라고 비판했다. 정부의 한 고위 당국자는 “ 판결문에 장성택의 불손한 태도를 예시하게 된 것은 그의 이런 태도를 보도한 우리 언론이 한몫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 당국자는 “김정은 체제가 들어선 이후에도 장성택이 김정은을 ‘정은아’라고 불러 김경희가 ‘최고 지도자동지라고 불러야죠’라고 꼬집었다는 첩보도 있다”고 소개했다. 



안희창 통일문화연구소 전문위원

[사진 AP=뉴시스, 로이터=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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