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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부·체육위가 숙청 표적 … 고령 군간부도 조준

박근혜 대통령이 13일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제4차 무역투자진흥회의 참석에 앞서 김장수 국가안보실장으로부터 장성택 사형 집행에 대한 보고를 받고 있다. 왼쪽부터 박흥렬 대통령 경호실장, 김 국가안보실장, 김기춘 대통령 비서실장, 박 대통령, 현오석 경제부총리. [청와대사진기자단]


반동무리, 불순이색분자, 아첨분자, 추종분자, 심복졸개, 끄나풀….

측근들 피바람 어디까지
세 확산에 스포츠 육성 악용 판단
이전에 거쳐간 곳 모두 조사 대상
수만 명 처형·처벌 얘기도 나와



 북한이 13일 장성택 전 국방위 부위원장의 처형 소식을 전하면서 장성택을 따랐던 세력들을 이렇게 표현했다. 또 “(장성택이) 당과 국가지도부를 뒤집어엎는 데 써먹을 반동무리들을 규합했다”고도 했다. 숙청의 칼끝이 장성택 처형에서 끝나지 않고 추종세력의 대규모 숙청으로 이어질 것임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전현준 동북아평화협력연구원장은 “장성택의 혐의를 유일체제를 표방하는 북한이 가장 위중한 죄로 여기고 있는 대역죄로 규정하고 있다”며 “위해세력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한다는 차원에서 지위고하는 물론이고 전당적인 조사가 실시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왕조시대에 모반사건을 일으키려다 발각되면 3족이 멸하는 화를 입었다. 이번 장성택 처형 사태가 그 이상의 후폭풍을 불러올 수 있다는 얘기다.



 우선 당 행정부와 국가체육지도위원회 등 장성택이 체포되기 직전까지 업무를 수행했던 부서가 핵심 타깃이 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불순이색분자들을 교묘한 방법으로 중앙위 부서와 산하기관에 끌어들였다”며 “측근들과 아첨꾼들을 몇 년 사이에 제 놈(장성택)이 있는 부서와 산하단위들에 끌어올리고 체계적으로 자기 주위에 규합했다”고 밝혔다. 검찰과 경찰 등 공안기관들을 지도·감독하는 행정부는 업무정지가 내려진 상황에서 이미 관련자 색출 작업을 위한 조사가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정보 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장성택 처형에 앞서 공개 처형된 이용하 제1부부장과 장수길 부부장도 행정부 소속이다. 행정부 소속 인사들 가운데 추가 처형이나 숙청이 이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지난해 11월부터 장성택이 위원장을 맡았던 국가체육지도위원회도 회오리의 중심이다. 최근 체육위의 권한이 대폭 강화되는 등 장성택의 입김이 커졌던 만큼 숙청의 회오리를 피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정보 당국은 최근 북한의 기관이나 당 부서가 스포츠 종목을 하나씩 맡아 육성사업을 실시해온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당 통일전선부가 축구를 전담해 후원하고 육성하는 식이다. 북한은 장성택이 자파 세력을 확산하는 수단으로 스포츠 육성사업을 이용해 왔다고 의심하고 있다. 그런 만큼 문어발식 교류를 추진해 왔던 국가체육위에 대한 조사가 진행된다면 당과 내각 등 다양한 분야에서 장성택과의 연결고리가 발견될 수 있다.



 김일성사회주의청년동맹·수도건설위원회·국가검열위원회 등 장성택이 거쳐갔던 기관이나 업무지도를 했던 곳도 집중 조사대상이 될 전망이다. 장성택은 국가경제개발위원회나 합영투자위원회 등 김정일 사망 후 외자유치 등을 추진했던 기관에 친인척이나 자신과 친분이 있는 간부들을 파견했다. 김정은이 의혹의 시각을 보이는 이유다.



 북한이 “인민군대에까지 마수를 뻗치려고 집요하게 책동했다”며 “인맥관계에 있는 군대 간부들을 이용하거나 측근들을 내몰아 수하에 장악된 무력으로 (정변을 일으키려) 하려고 했다”고 밝힌 점을 고려하면 군이나 인민보안부(경찰)도 예외일 수 없다. 장성택은 조사 과정에서 “최근에 임명된 군대 간부들은 잘 몰라도 이전 시기 임명된 군대 간부들과는 면목이 있다”고 밝혔다고 한다. 이들 기관에 세대교체가 이뤄졌다는 얘기다. 이는 최근 들어 장성택이 군 인사에선 배제됐음을 의미한다. 하지만 장성우(2009년 8월 사망)·장성길(2006년 7월 사망) 등 친형들을 통해 알게 된 군부 내 인맥은 장성택의 배후세력이란 의심을 받을 소지가 있다. 북한이 65세 이상 간부들을 교체하기로 방침을 정한 것도 이런 맥락이다.



 당과 군·내각 등 북한 지배층 내부에 장성택 인맥이 두텁게 포진해 있는 만큼 향후 엄청난 피의 숙청이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경우에 따라선 수만 명이 처형·처벌될 것이란 얘기도 나온다.



정용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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