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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법인, 내년부터 자회사 만들어 여행·숙박업 가능

내년부터는 병원을 운영하는 의료법인이 자회사를 만들어 영리사업을 할 수 있게 된다. 여행이나 숙박·건강식품 판매 등 환자 진료와 직접 관련이 없는 업종에 진출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준 것이다. 약사들이 뭉쳐 법인약국을 만들고 지점 형태의 약국도 설립할 수 있게 된다. 또 55세 이상 고령자가 파견 형태로 갈 수 있는 업종이 사실상 모든 업종으로 확대되며 국제학교와 외국인학교·특목고 등에서는 방학기간 영어캠프를 열 수 있도록 규제가 개선된다.



정부, 4차 투자활성화 대책 확정
10년 논란 끝 약사 법인약국 허용
고령자 파견근로 업종 제한 풀어

 정부는 13일 청와대에서 박근혜 대통령 주재로 제4차 무역투자진흥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4차 투자활성화대책을 확정했다. 박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이번에 경기회복의 불씨를 살려내지 못한다면 국민의 고통과 어려움이 커질 것은 자명하다”며 “그동안 무역투자진흥회의에서 마련된 여러 투자활성화법안들이 조속히 처리될 수 있도록 국회가 뒷받침해 주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부가 올 5월부터 9월까지 세 차례 내놓은 투자활성화대책에서 입법조치가 필요한 41건 중 최근까지 국회를 통과한 것은 단 3개에 불과한 점을 지적한 것이다.



 4차 투자활성화대책의 방점은 보건·의료와 교육 부문 서비스에 맞춰졌다. 의료 분야의 경우 관련 규제를 풀어 의료기관의 수익성을 개선하고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데 정책 목표를 뒀다. 그동안 정부는 의료법인이 고유 목적사업인 환자 진료에 전념하도록 자법인 설립을 허가하지 않았다. 의료법인이 할 수 있는 부대사업도 의료인 교육, 장례식장, 의료기기 임대 및 판매, 산후조리 등 8개로 제한을 뒀다. 하지만 내년부터 의료법인은 자회사를 만들어 환자진료를 제외한 의료기기 구매, 숙박업, 여행업, 외국인 환자 유치업, 의약품, 화장품, 건강식품, 의료기기 개발 등의 부대사업을 할 수 있게 됐다.



 이번 조치는 1120개 병원을 운영하는 848개 의료법인이 대상이다. 길병원·분당차병원·을지병원 등이 대표적이다. 다만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의 공익법인인 현대아산병원·삼성의료원은 대상에서 제외된다. 대형병원 중 학교법인에서 운영하고 있는 서울대병원·세브란스병원은 이미 헬스케어 서비스와 의약품 공급 자회사를 거느리고 있다.



 법인약국 설립은 10년 이상 논란 끝에 허용이 결정됐다. 현행 약사법에 따르면 약국 개설 주체는 약사·한약사 등 자연인으로 한정된다. 하지만 2002년 9월 헌법재판소는 결사의 자유 침해 등을 이유로 이 조항에 대해 위헌 판결을 내린 바 있다. 정부는 내년 상반기까지 약국 개설 주체를 법인도 가능하도록 하되 약사들만 참여할 수 있는 유한책임회사만 허용하는 내용의 약사법 개정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법인약국이 활성화하면 약사들이 1일 3교대 근무도 할 수 있게 돼 심야와 휴일에도 문을 여는 약국이 많아질 것이라고 정부는 내다봤다.



 교육 서비스 부문의 규제도 다수 풀린다. 정부는 인천 송도 등 경제자유구역 8곳과 제주특별자치도에 외국교육기관이 국내 학교법인과 합작해 분교 등을 설립할 수 있도록 하고 영리법인인 제주국제학교의 잉여금 배당을 허용하기로 했다. 내년 여름방학부터 단기 해외연수 수요를 흡수하기 위해 일선 초·중·고·대학교가 국가·지자체·교육청 등과 약정(MOU)을 맺고 영어캠프를 열 수 있는 방안도 마련했다. 국제학교와 외국인학교, 외국어고·자율형 사립고 등 100여 개 학교에서 우선 시행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또 고령자 고용을 촉진하기 위해 제조업과 물류업 등을 제외하고 55세 이상 고령자가 파견업체를 통해 일자리를 찾을 수 있는 업종 제한을 푼다. 그동안 고령자는 번역·통역·여행안내 등 32개 업종만 파견근무가 가능했다.



최준호·장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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