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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지식] 미국을 움직인 소설 12권 … 반항아·섹스를 주목하라

베스트셀러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제임스 홀 지음

임소연 옮김, 위너스북

384쪽, 1만 6000원




출판계가 혹할 만한 제목이다. 미국의 초대형 베스트셀러 소설 12편의 흥행 코드를 분석했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1936)』 『인디언 여름(1956)』 『앵무새 죽이기(1960)』 『인형의 계곡(1966)』 『대부(1969)』 『엑소시스트(1971)』 『죠스(1974)』 『죽음의 지대(1979)』 『붉은 10월호(1984)』 『그래서 그들은 바다로 갔다(1991)』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1992)』 『다빈치 코드(2003)』 등 수백 만부 넘게 팔리며 한 시대를 풍미한 책이다.



 소설가이자 교수인 저자는 원래 순수문학이 우월하다고 믿었다. 그러다 대중소설 강의를 맡으면서 문학관에 변화가 온다. 베스트셀러의 매력을 분석하기에 이른 그는 “12권의 모체가 하나인 것처럼 느껴진다. 같은 책을 세대가 바뀔 때마다 계속해서 고쳐 쓴 것 같다”(14쪽)고 말한다.



 그가 찾아낸 공통점은 이렇다. 일단 손에서 놓을 수 없을 정도로 전개가 빠르고 극적이다. 주인공들은 뜨거운 열정의 소유자며, 항상 소설의 4분의 1지점에서 위험에 처해 독자들의 연민과 공포심을 산다. 외톨이·반항아 등 체제에 저항하기 일쑤다. 아메리칸 드림도 단골 소재로 등장한다.



 베스트셀러는 무엇보다 시대와 함께 호흡했다. 인종·성별·계급·빈부 갈등 같은 시대적 과제를 후경에 두고, 개인의 이야기를 전경에 펼쳐낸다. 여기에 비밀 결사조직은 양념이다. 마피아·핵잠수함·범죄조직에 맞선 변호사, 브로드웨이 슈퍼스타처럼 세상으로부터 고립된 집단을 들여다보며 독자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익숙한 것에 대한 공감과 새로운 지적 자극이 톱니처럼 맞물리며 독자를 홀리는 것이다.



 단 한번의 성적 접촉이 결정적 영향을 끼친다는 분석도 흥미롭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에서 스칼렛 오하라가 성장하게 된 계기는 레트 버틀러와의 격렬한 섹스였고,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에서 중년 여성의 지루한 삶을 버티게 한 것은 혼외정사의 기억이었으며, 심지어 『죠스』의 살육은 해변에서 난잡한 성관계를 갖던 여성으로부터 시작됐다는 것까지 사례로 제시한다.



 이쯤 되니 질문이 생긴다. 과연 이 요소를 다 집어넣으면 초대형 베스트셀러는 따 놓은 당상일까. 저자의 대답은 ‘아니요’다. 여기에 ‘작가 자신의 마음을 흔드는 주제가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출판업자나 평론가가 좋아할 것 같은 주제가 아니라, 본인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써야 한다는 것이다.



 이 책은 인간을 매혹하는 이야기의 본령을 찾는 문학해설서에 가깝다. 12권을 집중 분석하기 때문에 그 책을 읽지 않았다면 흥미가 반감될 수도 있다. 또 오롯이 미국 이야기라는 한계도 있다. 강의 교재였던 만큼 저자는 책 말미에 토론 주제를 붙여놓는다. 마지막 질문의 답이 무척 궁금해진다. ‘이 책들 중 100년 후에도 여전히 읽힐 것은?’



김효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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