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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조 날린 지자체 스포츠 이벤트

대회 한 번 열고 … 텅 빈 충주조정경기장 지난 8월 말 국제조정경기가 열렸던 충북 충주시 탄금호 경기장에 ‘출입금지’ 표지가 달려 있다. 대회 운영본부로 쓰였던 오른쪽 건물은 조직위원회 직원 몇 명만 남아 결산을 하고 있을 뿐 연말에 이들이 나가면 텅 비게 된다. 853억원의 적자를 본 대회가 끝난 뒤 시설 또한 이렇게 놀리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지방자치단체들이 2010년부터 최근까지 자동차 경주인 전남 영암 포뮬러1(F1) 코리아 그랑프리 등 5개 국제스포츠대회를 열면서 1조원 넘게 적자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동안 각 지자체가 유치한 국제스포츠대회 결산서를 본지가 분석한 결과다. 대상은 2010년부터 올해까지 4년 동안 매년 열린 F1을 비롯해 2010 상주세계대학생승마선수권대회, 2011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 2013 인천실내&무도아시아경기대회, 2013 충주세계조정선수권대회였다.

[예산 낭비 … 휘청대는 지자체]
흑자 행사 0건 … 생색은 단체장이 내고 빚은 주민에게 떠넘긴 셈



 이 중 흑자를 남긴 행사는 한 건도 없었다. 5개 대회를 통틀어 시설을 짓고 대회를 운영하는 데 든 비용은 총 1조2571억원. 반면 입장료 같은 수입은 2034억원으로 적자가 1조537억원에 이르렀다.



 대회별 적자 폭은 4차례 행사를 치른 전남 영암 F1이 가장 컸다. 4년 누적적자가 6761억원이었다. 경기장 건립에 4932억원을 투입했고, 매년 수백억원 개최권료를 내가며 4년간 대회를 운영하는 데 3009억원을 들이는 등 총 7941억원을 썼으나 수입은 1180억원에 그쳤다. 다음으로 적자가 큰 것은 대구세계육상선수권(2430억원)이었다. 광역이 아니라 기초지자체가 개최한 충주세계조정선수권(853억원)·상주세계대학생승마선수권(246억원)도 수백억원대 손실을 냈다.



 적자는 국가 지원을 받고, 지자체가 허리띠를 졸라매 자금을 마련하고, 그것도 모자라면 빚을 내 메웠다. F1 때문에 전남도가 새로 진 빚이 2975억원에 이른다. 이 중 1618억원을 갚고 1357억원이 남았다. 절반 이상 갚았다지만 아직도 남은 F1 관련 빚은 전남도 전체 채무 6660억원의 20%를 차지한다. 실내&무도아시아경기를 열었던 인천은 2014 아시안게임 시설 공사 등까지 겹쳐 빚이 크게 늘어나는 바람에 예산 대비 채무 비율이 전국 광역지자체 가운데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지자체들은 “대회 자체는 적자일지 몰라도 이를 통해 도시 이름을 세계에 알리고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효과가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 점에 대해서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대구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육상선수권이 열린 2011년 34만6958명에서 이듬해 34만3505명으로 감소했다. 같은 기간 한국을 찾은 전체 관광객은 14% 증가했는데 대구는 줄어든 것이다. 대구과학대 김형섭(관광경영학) 교수는 “일회성 스포츠행사로는 지역 브랜드를 알려 관광객을 끌어들이는 데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대구시 김종찬(52) 투자유치단장은 “해외에 나가 보면 특히 유럽에서 대구 인지도가 높아진 것을 느낄 수 있다”며 “효과를 누리는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지자체의 등골을 휘게 하는 국제스포츠대회는 자치단체장들이 치적 과시용으로 밀어붙이는 경우가 많다. 성공하면 다음 번 선거 때 유리해지기 때문이다. 재정 문제는 유치 후 몇 년이 지나 실제 대회를 치른 뒤에나 드러나는 일이어서 차기 선거에 별 영향을 주지 않는다. 결국 유치에 성공하면 생색은 단체장이 내고, 나중에 생긴 빚은 주민들이 떠안는 셈이다.



 동아대 정희준(스포츠사회학) 교수는 “대형 스포츠행사는 최종 손실을 따져 지방 재정에 큰 타격을 줬을 경우 유치를 밀어붙인 인사들이 책임을 지게 하는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특별취재팀=이찬호·전익진·홍권삼·황선윤·신진호·최경호·최모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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