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정치개입 형량 강화" "국정원만 차별 지나쳐"

남재준 국정원장(오른쪽)이 12일 오전 국회 국정원개혁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 자체 개혁안 보고를 위해 출석하며 정세균 위원장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남재준 국정원장과 민주당이 12일 물러설 수 없는 곳에서 만났다. 국정원 통제안을 입법화하려는 국회 국정원개혁특위에 남 원장이 ‘셀프 개혁안’을 들고 출석하면서다. 남 원장은 자체 개혁안을 상세히 설명했다. 그러나 설명을 듣고 회의장을 나서던 민주당 유인태 의원은 기자들이 “국정원이 개혁 의지를 보인 것으로 평가하느냐”고 묻자 “보이기는 뭐…. 개뿔이지”라고 불만스러워 했다.

국정원 개혁특위 건건이 충돌
남 "부당명령 심사 청구센터 신설"
민주 "내부에 두면 누가 이용하나"
댓글 의혹 심리전단 폐지도 갈등



 남 원장과 민주당은 국정원의 ‘돈’과 ‘활동’, 그리고 ‘조직’ 등 모든 쟁점 분야에서 충돌했다. 특위에서 남 원장과 민주당 의원들은 예산통제 문제를 놓고 미국 CIA 모델을 거론하며 공방을 벌였다.



 ▶남 원장=“전 세계 어떤 정보기관도 예산을 공개하는 곳이 없다.”



 ▶민주당 의원들=“미국 CIA는 상·하원에 모든 활동 내용을 보고한다. 비밀 공작까지 보고하고 사전·사후 승인을 받아 예산을 집행한다.”



 ▶남 원장=“그렇지 않다. 선진국도 모든 내용을 샅샅이 보고하지 않는다.”



 국정원 예산은 현재 국회 정보위원회 소위에 보고된 뒤 국회 예결특위를 거쳐 확정된다. 남 원장은 “지금도 (국정원 예산은) 국회의 통제를 받고 있다”며 현행 제도의 유지를 요구했다. 하지만 민주당은 “더욱 통제해야 하고 그때그때 승인받아야 한다”(문병호 특위간사)는 입장을 고수했다. 익명을 원한 민주당 인사는 “국정원 예산안은 세목도 없고 총액만 공개된다”며 “최소한 국정원장의 업무추진비, 원장 비서실 운영비 정도는 보고돼야 한다”고 말했다.





 국정원 활동과 관련해 남 원장은 요원들의 정치적 중립에 초점을 맞춰 보고했다. ▶전 직원의 정치개입금지 서약 ▶퇴직 후 3년 내 정당 가입 금지 ▶부당한 지시를 거부할 수 있도록 하는 ‘부당명령심사청구센터’와 ‘적법성심사위원회’ 설치 등이 골자다. 이에 유인태 의원과 남 원장 간에 설전이 벌어졌다.



 ▶유 의원=“내부에 그런 걸 (부당명령심사청구센터 등) 둬봤자 누가 이용하겠나.”



 ▶남 원장=“요즘 젊은 사람들은 인사상 조금만 불이익만 있어도 문제제기를 한다. 옛날 우리와는 다르다.”



 민주당 의원들은 내부 통제만으론 안 되고 국정원법에 직무거부권, 내부제보자 보호 규정을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남 원장은 “내부고발자 보호는 현행 공익신고자 보호제도와 관련한 법만으로도 충분하다”며 “국정원 개혁안 대로 하면 직무집행거부권을 둘 필요가 없다”고 반대했다.



 민주당 측은 또 국정원 직원이 정치에 관여할 경우 형량(현재 5년 이하의 징역, 일반 공무원은 1년 이하 징역)을 더욱 강화하고 공소시효도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역시 남 원장은 “현재도 가중 처벌을 받는데 국정원 직원만 형량을 더 늘리는 것은 좀 너무하다”고 했다.



 국정원 댓글 의혹 사건을 불러왔던 대북심리전단의 활동을 놓고도 대치했다. 남 원장은 심리전 대상을 명시, 북한의 지령 등과 같은 반헌법적 주장에 대해 ‘방어적 심리전’을 계속 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그러나 민주당 의원들은 “대북심리전단은 법적 근거가 없는 만큼 폐지하고 문화체육관광부 혹은 사이버전 전담 부서를 신설해 맡겨야 한다”고 했다.



 국회·정당·언론사에 대한 연락관(IO) 문제도 남 원장은 “상주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민주당은 IO 제도를 전면적으로 없앤 뒤 이들을 대북·해외 파트로 배정해야 한다고 맞섰다.



 일전을 벌인 남 원장과 민주당의 뒤엔 각각 조직 보호에 촉각이 서 있는 국정원과 당내 강경파가 버티고 있다. 국정원 기능과 조직을 축소시킨 원장으로 기록되면 남 원장은 리더십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민주당도 마찬가지 입장이다. 국가기관 대선개입 의혹사건에 대한 특검 도입을 뒤로 미루고 받아낸 특위가 성과를 내지 못하면 당내 486세대 의원, 초선 강경파, 친노무현계 의원들이 당 지도부 책임론을 제기할 수도 있다.



 특위에서 결론이 도출될 때까지 진통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민주당 문병호 의원은 회의 후 “자체 개혁안은 쥐꼬리 개혁안으로 특위의 참고자료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새누리당 간사인 김재원 의원은 “새누리당 최고회의에서도 ‘007 제임스 본드가 언제 (국내 정치활동을 위해) 기관에 들어가서 나 스파이입니다 하고 명함 주고 돌아다니는 것을 봤느냐’는 얘기가 나왔을 정도로 우리 당의 개혁 의지는 확고하다”며 “하지만 국정원이 이 이상으로 개혁안을 만들기는 불가능하다”고 평가했다.



채병건·권호 기자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