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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 꽃분이 지켜라, 24시 경호

내년 3월 출산을 앞둔 고래생태체험관의 돌고래 ‘장꽃분’. [사진 고래생태체험관]
“돌고래 새끼는 어미 뱃속에서 꼬리부터 나옵니다. 임신기간은 사람과 비슷한 10개월에서 12개월쯤 됩니다.”

 12일 울산시 남구 장생포 고래생태체험관. 헤엄치는 돌고래를 가리키면서 김동희(29) 사육사의 설명이 이어졌다. 하루 네 차례 사육사들이 관람객들에게 들려주는 ‘돌고래의 임신과 출산 이야기’ 모습이다. 돌고래 묘기 공연은 사라졌다.

 큰돌고래 ‘장꽃분’(암컷·14)의 임신이 확인된 지난 9월부터 고래생태체험관은 이렇게 바뀌었다.

 새끼를 밴 꽃분이를 배려해 점프가 금지됐다. 다른 돌고래들이 점프를 하다 꽃분이와 부딪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주변이 시끄러우면 돌고래 태교에도 나쁘기 때문이다. 당분간은 돌고래가 먹이를 먹는 모습과 유영하는 장면만 볼 수 있다. 꽃분이는 내년 3월께 출산할 예정이다.

 고래생태체험관에서 근무하는 사육사는 총 8명. 대학에서 동물조련을 전공했거나 해양동물시설에서 사육사로 일한 전문가들이다. 돌고래 4마리를 관리하고 수조를 최상의 상태로 유지하는 게 주요 업무다.

오전 9시 출근한 사육사들이 가장 먼저 하는 일은 돌고래의 건강상태를 확인하는 것이다. 매뉴얼에 따라 총 16가지 확인사항을 차례로 살핀다. 먼저 피부와 이빨, 눈을 확인한다. 다른 고래와 싸워 생긴 상처가 있는지도 살핀다. 먹이인 고등어와 전갱이의 신선도도 꼼꼼히 확인한다. 돌고래 사육시설 대부분은 일반인 접근 금지구역이지만 먹이제조실은 사육사들만 들어갈 수 있는 1급 보안구역이다. 먹이는 돌고래의 건강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사육사들은 잠수복과 산소통을 매고 깊이 5m의 수조에도 자주 들어간다. 수조 상태를 점검하고 벽면과 바닥의 이물질을 제거하기 위해서다. 육지 동물을 보살피는 사육사들과 달리 돌고래 사육사들은 물과 친해야 한다. 수조 속에 한번 들어갔다 오면 녹초가 될 정도로 고단하다고 한다. 오후 6시 이후에는 1명씩 번갈아가며 당직도 선다. 밤사이 수질 악화 여부와 돌고래들의 이상행동을 뜬눈으로 지켜봐야 한다.

 지난해 9월은 사육사들에게 힘든 시기였다. 3개월 전 일본에서 데려온 암컷 돌고래 한 마리가 ‘돈닥독병’이라는 돌고래 전염병에 걸려 폐사한 것이다. 임신한 돌고래는 출산 후 폐사하는 경우가 많아 꽃분이에게 신경이 많이 쓰였다.

 사육사들은 임신 사실을 언론에 알리지도 못했다. 인기 스타인 돌고래들에게 혹시 안 좋은 일이 생기면 대부분의 비난이 사육사에게 돌아오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돌고래 사육은 아직은 생소한 분야다. 전상률(33) 사육사는 일본에서 돌고래 사육을 전문적으로 공부한 뒤 고래생태체험관이 문을 열 때 합류했다. 국내에서는 서울대공원과 제주 퍼시픽랜드가 돌고래를 기르고 있다. 돌고래 사육 기술은 일본이 한국보다 앞서 있다. 전 사육사는 “돌고래를 꾸준히 연구해 후배들에게 사육 기술을 전수하고 싶다”고 말했다.

차상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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