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땡볕 아래 몇 시간씩 줄 … 시민들 "만델라가 본다면" 분통

12일(현지시간) 만델라의 시신이 안치된 프리토리아 유니언 빌딩으로 가기 위해 버스를 타려는 조문 행렬이 장사진을 이루고 있다. [프리토리아 로이터=뉴스1]

10일 엉터리 수화 통역사(오른쪽)가 오바마 대통령의 추도사를 통역하고 있다. [소웨토 신화=뉴시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행정수도 프리토리아 외곽 ‘쇼 그라운드’라고 불리는 들판에는 12일에도 장사진이 펼쳐졌다. 오전 8시에 이미 300m 이상의 긴 줄이 생겼다. 대통령 집무실 등이 있는 프리토리아 중심부의 유니언빌딩에 마련된 넬슨 만델라의 빈소에서 조문하기 위한 행렬이었다. 이들은 이곳에서 최소 3시간 동안 줄을 서 등록을 마친 뒤 유니언빌딩으로 향하는 전용버스에 오를 수 있었다. 그리고 유니언빌딩 아래의 언덕에서 두세 시간을 다시 기다려야 관 속에 잠들어 있는 만델라와의 마지막 만남을 가질 수 있었다. 일반인 조문이 시작된 전날에도 같은 광경이 목격됐다.

 일반 시민들의 만델라 조문 절차는 다소 특이하다. 조문을 위해서는 우선 쇼 그라운드 등 정해진 세 장소에 모여야 한다. 그곳에서 순서대로 신분증을 제시한 뒤 손등에 도장을 받는다. 특수 잉크를 사용한 도장은 수일 동안 지워지지 않는다. 현장 질서를 맡고 있는 경찰관은 “조문을 여러 번 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조문 기회를 마치 식량 배급처럼 여기는 분위기다.

 조문객들은 여름철 땡볕 아래에서 극도의 인내심을 발휘해야 한다. 어린이나 노약자도 마냥 기다리는 것 외에 별수가 없다. 이 때문에 현기증을 느껴 주저앉는 이들도 적지 않다. 대기할 공간을 만들어 놓고 번호표를 나눠 줬다면 피할 수 있는 생고생이었다. 시민들 사이에서는 불만이 터져 나왔다. 니야나 몰레테(31)는 “어린이를 사랑한 만델라가 살아 있어 이 모습을 본다면 충격을 받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남아공 언론 메일앤드가디언은 “오히려 남아공 국민이 푸대접을 받고 있다”며 정부를 꼬집었다. 해외 조문단 접대에만 정신이 팔려 정작 만델라의 타계를 가장 슬퍼하는 국민에 대한 배려가 없다는 것이다. 이 신문은 10일 추도식 때에도 식장인 FNB 경기장 인근 역까지 오는 기차가 제대로 운행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그날 경기장 좌석의 상당 부분은 비어 있었다.

 장례 과정에서 황당한 일들도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우선 추도식 때의 수화 통역이 엉터리였던 것으로 밝혀졌다. 당시 식장에서는 30대 남성이 단상 위에서 해외 정상들의 추도사를 수화로 통역했다. 하지만 남아공 청각장애인협회는 11일 “그의 수화를 이해할 수 없었다. 제멋대로 손짓을 한 것 같다”고 밝혔다. 타마상카 잔지라는 이름의 이 남성은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이 진짜 수화통역사가 맞고 정신분열증을 앓아 왔는데 "추도식 당시 환청과 환각 증세가 일어났다”고 말했다. 또 10일 데즈먼드 투투 주교가 추도식에 참석한 사이 집에 도둑이 들었다는 보도도 나왔다.

 지난 5일 만델라가 타계하자 제이컵 주마 대통령은 열흘간의 국장을 선포했다. “국가적 장례를 치르지 말아 달라”는 만델라의 유지를 거스른 것이었다. 남아공 안팎에서는 “부패 논란 등으로 점점 인기를 잃고 있는 주마와 집권세력인 아프리카민족회의(ANC)가 만델라 장례를 ‘조문 정치’의 기회로 활용하고 있다”며 “상실감에 빠진 국민의 심리를 화려한 만델라 장례식으로 보상하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10일 추도식에서 주마가 연단에 오를 때 객석에서는 야유의 함성이 터져 나왔다.

프리토리아=이상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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