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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만드는 게 능사인가 … 해법은 공유다

존 타카라는 한국의 창조경제 붐에 대해 “창조는 엄청나게 새로운 게 아니라 기존에 있는 것을 활용해 새로운 가치를 불어넣는 작업”이라고 조언했다. [김상선 기자]


“이 물건은 무엇이며, 우리 삶에 어떤 가치를 더해주는 걸까.”

'디자인계 미래학자' 존 타카라
젊은이와 노인이 땅 나눠쓰는 '랜드쉐어' 전세계 7만명 가입
지나친 소비가 현대사회 망쳐



 2005년 미국 MIT 출판사에서 출간한 『인 더 버블』(In the bubble : Designing in a complex world)이 던진 화두다. 물건을 살 때 이런 생각을 하지 않는 소비자라면 뜨끔할 이야기다. 책은 빠르게 진화하는 기술과 이를 이용해 만든 물건으로 가득 찬 소비시대를 돌이켜 보고픈 이들에게 통했다. 이른바 소비지상사회에 대한 통렬한 비판이다. 9개 언어로 번역돼 지금도 널리 읽히고 있다.



 저자는 영국인 존 타카라(62)다. 디자인계 미래학자라 불린다. 대학에서 철학을 공부했고, 영국 디자인위원회의 월간지 ‘디자인’의 편집자를 시작으로 30년 넘게 세계 디자인업계에서 활동하고 있다.



 최근 방한한 타카라를 만났다. 디자인의 미래를 물었는데 오히려 “왜 필요하고, 왜 만드느냐”는 질문을 역으로 받았다.



숙박공유 서비스 ‘에어비앤비’에서 임대 매물로 나온 미국 버몬트주의 나무집(사진 위)과 영국에서 시작한 텃밭 공유 프로젝트 ‘랜드쉐어’의 온라인 홈페이지.
 그는 “너무 많은 것이 만들어지고 있다. 디자이너는 만들기만 할 게 아니라 물건이 어떤 과정을 거쳐 만들어지는지, 어떻게 사용될지에 대해 관심을 둬야 한다”고 목청을 높였다. 하지만 그러지 못해서 “디자이너는 순수함을 잃었다”고 꼬집기도 했다.



 타카라는 지속가능한 미래의 예시를 찾아 일년의 절반을 여행한다. 그가 진단하는 미래는 ‘왜’와 ‘어떻게’라는 시각으로 현재를 다시 봤을 때 예측할 수 있는 이야기였다.



 - 디자이너가 아니라 사회·환경운동가 같다.



 “전 세계를 돌며 관찰한 결과 이제 사람들은 마냥 소비하고 싶어하지 않는다. 공유하고 싶어한다. 같이 하는 프로젝트에 관심 많다. 앞으로 디자인을 할 때 럭셔리 차를 만드는 게 우선인지 세계인의 95%가 차가 없어도 사는 사회를 디자인하는 게 중요한 지 생각해야 한다.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 왜 공유인가.



 “소비사회가 우리를 망치고 있다. 사람 한 명당 하나의 자동차, 하나의 집이라는 게 지금 경제의 룰이다. 이런 1대 1 소비는 건강하지 않다. 역사 속에서 개인소유라는 개념이 나온 건 최근이다. 공유경제는 새로운 게 아니라 오래된 문화다.”



 그가 전하는 공유의 현장은 다채롭다. 이를 테면 영국에선 ‘랜드쉐어’가 인기다. 텃밭을 가꾸고 싶은 젊은이와 정원이 있는데도 방치하고 있는 노인을 서로 연결해준다. 2009년 시작된 프로젝트의 가입자 수는 7만 명인 넘는다. 영국 땅을 넘어 호주·캐나다 등 전세계로 확산하고 있다.



 두 디자이너가 2008년 창업한 ‘에어비앤비’는 숙박 공유 서비스다. 일반인이 자기 집의 남는 방을 여행자에게 빌려주도록 연계한다. 배·성 등 사람이 지낼 수 있는 모든 공간을 임대한다. 전 세계 192개국 3만4000개 도시에서 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900만 명에 달하는 여행자가 가입했고, 에어비앤비의 기업가치는 3조원에 달한다.



 - 공유는 기술에 대한 ‘안티’ 현상일까.



 “기술과잉의 시대에서 자연으로 돌아갔을 때의 쾌감을 느끼는 것 같다. 24살 된 내 딸의 경우 예전처럼 페이스북을 하지 않는다. 소셜 미디어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었다. 직접 만나서 소통하기 위한 연락망 같은 도구로 쓸 뿐이다. 지금 네덜란드에선 ‘Boskoi’라는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는데 도시 속에서 야생 먹거리를 찾는 거다. 큰 프로젝트는 아니지만, 나는 작고 이상할 수도 있는 프로젝트에서 가능성을 본다.”



 - 자신을 스스로 정의하자면.



 “사람들은 나를 작가·철학자·이벤트 연출가라고도 부른다. 스스로 생각하기에 나는 스토리텔러다. 세상을 돌아다니며 여러 이슈를 연결해 주는 다리 역할을 하니까 연결자이기도 하다. 여러 이슈를 파헤치고 다니니 반은 기자라고도 할 수 있겠다.”



글=한은화 기자

사진=김상선 기자



◆존 타카라=1993년 독일 정부와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시가 합작해 만든 네덜란드 디자인 연구소의 첫 디렉터를 맡았다. 디자인의 사회·경제적 영향을 높이기 위한 프로젝트를 했다. 2000년 글로벌 문화·지식네트워크 ‘도어스 오브 퍼셉션(The Doors of Perception)’을 설립해 지속 가능한 미래의 모습을 찾아 비정규적으로 유럽·인도 등에서 컨퍼런스를 열고 있다. 영국 런던 왕립예술대학원 RCA의 선임연구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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