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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0만 아날로그 케이블 가입자도 고화질 방송 시청

미래창조과학부·방송통신위원회·문화체육관광부 등 3개 부처가 10일 ‘방송산업발전 종합계획’을 발표했다. 1999년 ‘방송개혁위원회 보고서’ 이후 14년 만에 나온 정부 차원의 방송산업 발전 로드맵이다.



정부, 방송산업 발전계획 발표
이르면 연말부터 8VSB 방식 전송
추가비용 없이 종편 등 화질 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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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필요한 규제를 철폐하기로 한 게 두드러진다. 먼저 지난 13년 동안 지상파 방송사에만 허용했던 8VSB(8레벨잔류측파대) 방식의 전송을 케이블 등 유료방송에도 허용하기로 했다. 이렇게 되면 이르면 연말부터 월 5000원 남짓의 요금을 내고 있는 900만 명의 아날로그 케이블 가입자들도 지상파 5개 채널뿐 아니라 드라마·스포츠·종편·보도채널 등 모든 케이블 채널을 고화질(HD)로 볼 수 있게 된다. 추가비용이나 셋톱박스도 필요 없다.



 지상파 방송사들은 2001년부터 아날로그 케이블에 8VSB 방식으로 HD 채널을 송출해왔다. 화면에 ‘7-1’ ‘9-1’로 표시되는 채널이 8VSB 방식이다. 13년간 특혜를 받으면서도 자사 메인 뉴스 등을 동원해 유료방송의 8VSB 확대를 막아왔다.



 “8VSB를 케이블에 허용하면 군소 채널이 고사한다”는 논리였다. 하지만 정부는 이날 “국민 편익을 고려해 유료방송의 8VSB 도입안을 마련한다”며 지상파의 주장을 일축했다. 군소 채널들도 정부의 결정을 반겼다. 박성호 개별PP연합회 회장은 “지상파의 주장은 고양이가 쥐 걱정하는 꼴”이라며 “우리는 군소 채널 보호를 전제로 8VSB의 케이블 허용을 찬성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이와 함께 지상파의 다채널서비스(MMS)도 허용하기로 했다. 다만 “시청자 복지 증진 및 사교육비 절감을 위해 ‘무료’로 서비스한다”는 전제를 달았다. MMS는 지상파의 주파수를 쪼개 채널을 늘리는 방식이다. 지상파에 MMS를 허용하면 지상파 채널이 지금보다 2~3배 늘어난다. 정부는 그러나 MMS를 KBS 1TV와 EBS에만 허용할지, 광고를 허용할지는 밝히지 않았다.



 만약 MMS가 민영방송에까지 허용되면 이미 전체 방송광고 시장의 70%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지상파와 계열 관계 PP의 광고 점유율이 순식간에 80%를 넘어설 것이란 전망이다. 이 때문에 이경재 방송통신위원장은 “EBS 같은 공영방송에 한해 광고가 없다는 전제하에 MMS를 허용할 것”이라고 수차례 밝혀왔다. 그러나 이번 계획안엔 ‘공영방송에 한해서 허용한다’는 문구가 빠져 논란이 됐다. 이날 “‘무료 서비스’의 의미가 광고가 없다는 뜻이냐”는 질문에 정종기 방통위 방송정책국장이 “꼭 그런 뜻은 아니다”라고 답해 발표장이 술렁거리기도 했다. 정 국장은 “시청자 복지 및 사교육비 절감 차원에서 MMS 도입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며 “개별 정책은 방통위에서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구체적인 설명은 피했다.



 초고화질방송(UHD) 관련 정책은 지상파와 유료방송 등 모든 매체를 대상으로 확대됐다. 지난달 공개된 종합계획 초안에는 ‘UHD는 케이블방송 2014년, 위성방송 2015년 상용화’라고 명시했었다. 이를 두고 지상파 방송사들이 “유료방송에 대한 특혜”라며 정부를 압박한 결과 이날 발표에선 표현이 달라졌다. 당초 ‘유료방송 중심의 추진계획’이던 것이 “매체별 UHD 로드맵을 마련해 정부가 콘텐트 제작과 장비까지 지원한다”는 내용으로 바뀌었다.



정 국장은 국민적 반대 여론에 부딪힌 지상파 중간광고에 대해선 “방통위가 광고시장 환경 개선을 위해 규제 완화 등 방송광고제도 개선 로드맵을 수립하겠다”며 구체적 언급을 피했다. 이번 계획 수립에 자문위원으로 참여한 김대호 인하대 교수는 “정부는 더 이상 사업자들의 주장에 휘둘리지 말고 추진력과 결단을 보여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이밖에 KBS의 수신료를 현실화해 공영방송의 재원구조를 수신료 중심으로 재편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KBS는 이사회를 열고 수신료를 월 2500원에서 4000원으로 인상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인상안은 방통위의 검토를 거쳐 국회에서 최종 승인 절차를 밟아야 한다. KBS는 “수신료가 4000원으로 인상되면 전체 재원에서 수신료 비중이 현재 37%에서 53%로 높아지고 광고 비중은 2012년 결산 기준 40%에서 22%로 낮아진다”고 밝혔다. 그러나 비율로만 광고 비중을 낮추겠다고 밝혀 실제 광고 수주액은 그대로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 . 수신료 인상으로 전체 수입이 3600억원가량 늘어나 광고를 그대로 유지해도 광고 비율은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강태화·봉지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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