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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화 20년 만에 최고 … 중국 "시장 개입 자제"



중국 위안화 가치가 사상 최고로 치솟았다. 한국 경제가 고(高)위안과 엔저의 협공을 함께 받을 가능성이 커졌다.

중국 무역흑자 확대로 값 뛰어
한국, 엔저+고위안 협공 우려
수입물가 오르고 수출기업 악재
'딤섬펀드' 등 관련 상품 관심



 10일 상하이 외환시장에서 위안화는 달러당 6.0712위안으로 거래를 마쳤다. 중국이 2중 환율제(국내·국외 적용 환율을 다르게 정한 제도)를 폐지하면서 위안화가 세계 외환시장에 공식 등장한 1994년 1월 이후 가장 높은 가격이다. 올 들어 줄곧 상승세를 타온 위안화 가치를 더 끌어올린 건 지난달 19일 저우샤오촨(周小川) 인민은행 총재의 발언이다. 그는 공산당 18기 중앙위원회 3차 전체회의(3중전회) 결과를 설명하면서 “외환시장 개입을 자제하고 하루 환율 변동폭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중국은 2005년 7월 고정환율제(페그제)를 폐지하고 관리변동환율제를 시행했다. 정부가 환율을 고시하긴 하지만 하루 ±0.3% 범위 안에서 자유롭게 거래할 수 있도록 했다. 2007년 5월 ±0.5%, 2012년 4월 ±1.0%로 각각 변동폭을 확대했고, 그때마다 위안화 값이 출렁였다. 이번에도 1년8개월여 만에 중국 정부가 환율 변동폭을 넓힐 것이란 기대에다 올 11월 무역수지 흑자가 5년 만에 최고를 기록했다는 소식까지 겹쳐 위안화 몸값을 뛰게 했다.



 중국 정부는 위안화 강세를 용인하는 분위기다. 중국 경제의 기초체력이 그만큼 강해진 데다 정책 목표인 ‘위안화 국제화’에도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는 ‘메이드 인 차이나’의 대외 경쟁력이 꾸준히 높아져 굳이 환율에 의존해 수출 기업을 보호할 필요가 없어졌다는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한 걸음 더 나아가 9일엔 금리 책정이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양도성예금증서(CD) 발행까지 허용했다. 환율 변동폭 확대에 발맞춰 금리 자유화도 단계적으로 추진하겠다는 구상이다.



 조장행 하나은행 상하이 분행장(지점장)은 “위안화 상승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에 이자 소득세가 없다는 이점까지 부각되며 중국 현지 은행에 자금을 예치하려는 외국인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 정부가 장기 예금을 시작으로 금리를 점진적으로 자유화할 것이란 전망이 있어 위안화 수요는 더 늘어날 것”이라고 조 분행장은 내다봤다.



 위안화 강세는 한국 경제엔 호재보단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중국으로부터 수입되는 소비재 가격이 오르면서 물가상승 가능성이 큰 데다 수출 기업에도 좋을 게 없다. 한국과 중국이 경쟁 구도라기보다 동업 구도이기 때문이다. 배민근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은 “국내 수출 기업 대부분이 핵심 부품을 중국에 수출해 현지에서 조립하기 때문에 위안화 강세는 곧 비용 증가를 의미한다”고 말했다. 선진국으로 수출되는 완성품의 경우 대부분 결제 통화가 미 달러화나 유로화지만 동남아시아 수출품은 위안화로 결제되는 만큼 제품 경쟁력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만큼 가격이 올라가는 탓이다.



 투자자 관점에선 새로운 투자 기회로 해석할 수 있다. 중국 경제 성장률은 7~8% 수준으로 둔화됐지만 위안화 절상에 따른 추가 수익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위안화 절상에 베팅하는 상품도 속속 출시되고 있다. 얼라이언스번스틴자산운용의 ‘AB위안화플러스펀드’가 대표적이다. 이 펀드는 위안화로 발행되는 채권인 딤섬펀드에 투자하는 동시에 아시아 지역에서 발행되는 달러 표시 채권을 산 뒤 이를 환 선물 시장에서 위안화에 노출시키는 방식으로 위안화 절상에 따른 추가 수익을 노린다. 신한금융투자는 달러 대비 역외 위안화 환율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파생결합사채(DLB)를 판매 중이다. 1년 만기 상품으로 만기 때 환율이 최초 기준환율의 99.5% 이하인 경우 연 7% 수익이 보장된다. 위안화가 0.5% 이상만 오르면 고수익이 가능하다. 미래에셋증권도 위안화 환율이 1년 뒤 최초 기준환율보다 오르기만 하면 5.5%의 이자를 지급하는 DLB를 내놨다. 위안화 예금을 바탕으로 한 자산담보부기업어음(ABCP) 발행도 활발하다. 실제로 지난달 중국계 은행 서울지점은 전달보다 2배 이상 늘어난 1조2000억원의 신규 예금을 예치했다.



조현숙·정선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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