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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힘든 작품이네요 … 전도연이니까요

신작 ‘집으로 가는 길’에서 녹슬지 않은 기량을 보여준 전도연. ‘카운트다운’(2011) 이후 2년 만의 영화다. 그는 “진정한 감옥은 몸이 갇힌 공간이 아닌 가족에게 돌아갈 수 없는 고통”임을 되새겼다고 한다. [사진 전소윤(STUDIO 706)]
배우 전도연(40)은 자신의 말마따나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유독 힘든 작품”에 자주 출연했다. 아이러니하게도, 그가 연기하는 인물의 고통이 클수록 관객의 기대는 충만하게 채워졌다. 그를 ‘칸의 여왕’으로 만든 ‘밀양’ (이창동 감독·2007), ‘눈물의 여왕’이라는 호칭을 얻게 한 ‘너는 내 운명’(박진표 감독·2005) 등이 대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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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 같은 2년 세월 감정 묘사

 ‘집으로 가는 길’(11일 개봉, 방은진 감독)도 그 연장선에 있다. 2004년 발생한 일명 ‘장미정 사건’을 극화한 영화다. 난생 처음 여권을 만든 평범한 주부 정연(전도연)은 프랑스 오를리 공항에서 현행범으로 체포된다. 지인에게 속아 마약을 운반한 죄다. 이후 그는 말도 통하지 않는 채로, 외딴 섬 마르티니크의 교도소에 수감된다. 사랑하는 가족에게 돌아갈 수 없는 지옥 같은 시간이 흐른다.



 정연의 무사 귀환을 바라는 남편 종배(고수)의 헌신적 노력이나 외교 당국의 늑장 대응에 대한 비판도 영화에 등장한다.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정연의 처지를 뒷받침하는 요소다. 영화가 가장 주목하는 건 험난한 여정을 온몸으로 겪는 정연의 이야기, 정연의 마음이다. 사건 자체는 극적이되 전개 과정은 극적이지 않다. 전도연의 탄탄한 연기는 자칫 지루할 수도 있는 그 흐름에 정서적 변곡점을 빚어낸다.



 전도연은 “정연이 겪는 감정의 강도와 시간의 흐름이 모두 숙제였다”고 했다. 매 순간 낯선 두려움과 고통에 부딪히는 정연의 상황이 2년 넘게 이어지기 때문이다. 그는 “격한 감정도 시간이 지나면 조금씩은 다른 상태가 된다. 그걸 어떻게 표현할까 싶어 막막했다”고 털어놓았다.



 분초를 다투며 찍어야 했던 오를리 공항 현지 촬영도 답답한 기억으로 남았다. “촬영 허가 시간이 너무 야박했다. 약속한 것보다 30분이나 일찍 나가달라고 했다. ‘5분만요!’하면서 통사정을 해도 경찰을 부르겠다고 하더라. 분했다.”



 비록 상황이 그랬더라도, 최고의 연기를 보여줬으리라 믿게 되는 배우가 전도연이다. 그는 이런 기대를 덤덤히 받아들이면서도 속단은 섭섭해했다. “‘전도연이 출연했으니 좋은 작품이겠지’와 ‘안 봐도 연기를 잘 했겠지’ 사이에는 큰 차이가 있다. 후자는 싫다. 늘 전자의 기대감을 주는 배우이고 싶다.”



영화의 첫 장면. 정연이 마약 운반죄로 체포된다. 실제로 프랑스 오를리 공항에서 촬영했다.
 그는 스스로 “굉장히 직설적”이라고 했다. 연출가와 소통하는 방식도 마찬가지다. 이번 영화의 방은진 감독은 그가 처음 만난 여성감독인 동시에 선배 연기자다. “어떻게 대해야 좋을지 몰라 처음에는 좀 난감했다”고 고백했다. 그리곤 “지금껏 마음이 정말 잘 맞는다거나 눈빛만 봐도 통하는 감독은 한 명도 없었다”는 더 솔직한 말을 덧붙였다.



 여기에는 뚜렷한 이유가 있다. 그는 “서로를 끊임없이 의심하며 고민하는 현장”을 이상적으로 여긴다. “그래야 작품도 인물도 풍성해진다. 예전에는 감독은 답을 가졌고, 배우는 그걸 찾아가는 사람이라 생각했다. 아니라는 걸 이제는 안다. 이창동 감독에게 배웠다.”



 앞서 ‘카운트다운’(2011)의 저조한 흥행으로 잠시 회의감도 맛봤다.



“그 정도로 외면 받을 줄 몰랐다. 내가 감을 잃었나, 좋은 작품을 또 만날 수 있을까,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집으로 가는 길’은 더욱 중요했다. 다시 관객과 접속할 기회. 그는 “내 출연작은 여전히 내 최고의 기대작”이라고 말한다. ‘집으로 가는 길’은 그런 스스로의 기대에, 관객들의 기대에 부응한다. 15세 관람가.



이은선 기자



★ 5개 만점, ☆는 ★의 반 개



★★★☆ (김형석 영화평론가) : 집을 잃은 여인에 대한, 억장이 무너지는 드라마. 삶을 지킨다는 것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전도연의 연기에 경배를!



★★★ (임주리 기자) : 역시 전도연이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야기 자체의 힘도 강하다. 군데군데 영화 전체의 톤과 다른 연출은 다소 흠이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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