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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젊은 김정은'의 승부수

안희창
통일문화연구소 전문위원
북한의 권력 2인자였던 장성택이 온갖 수모를 당하면서 숙청된 사태는 향후 김정은 체제의 안정과 남북관계에 어떤 식으로든지 영향을 미칠 것이다. 일단 단기적으로는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권력안정 여부를 보면 장성택의 처참한 몰락이라는 ‘공포정치의 현장’을 두 눈으로 지켜본 핵심 당·정·군 간부들 모두 언동에 신중을 기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장성택의 몰락으로 권력 2인자로 부상한 최용해 인민군 총정치국장도 극도의 몸조심에 들어갈 것이 확실하다. 특히 1970년대 초 김정일의 권력승계를 위해 추진했던 ‘3대 혁명소조 운동’ 당시 최용해가 장성택의 밑에서 일했던 경험이 있어 더욱 그럴 것이다.



 주민들도 앞으로 직능별로 장의 숙청과 관련, 각종 사상교육을 받느라 정신이 없을 것이다. 벌써 어제자 노동신문에는 장성택을 ‘인간 쓰레기’로 비방하는 주민들의 반응이 줄을 잇고 있다. 장성택 죄상의 ‘새로운 버전’이 담길 새해 공동사설을 놓고 전 주민이 ‘자기 검열’을 하는 각종 총화가 상당기간 이어질 것이다. 이런 총화에서 핵심적으로 논의될 사안은 장성택이 혐의를 받은 ‘반당·반혁명 종파행위’의 근절책일 것이다. 그런데 이 사안은 워낙 폭발성이 강한 이슈여서 토론을 하다가 당할 주민이 속출할 수도 있다. 이렇게 ‘사상투쟁’의 광풍이 전국적으로 휘몰아치면 온 사회가 잠잠해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러나 장기적인 측면에서 보면 김정은 체제의 안정에 훼손을 가할 요인도 담겨 있다. 물론 그것이 어떤 식으로 구현될지는 불투명하다. 다만 이렇게 ‘전례가 없는 일’이 누적되는 것은 ‘화산폭발’의 전조가 될 수도 있다. 김정은 체제는 출범 2년도 안 되는 사이에 자신의 권력 후견인들을 포함해 당·정·군 간부의 절반을 숙청하거나 교체했다. 여기에 더해 장성택 숙청의 여파로 수많은 장성택 라인 인사가 숙청될 것으로 보인다. 황장엽 망명 사건으로 2000여 명의 인사가 숙청됐다는데, 이번엔 2만 명이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북한의 70년 정치사가 숙청으로 점철돼 왔지만 이번과 같이 처절한 사태는 처음이다.



 김정은 체제에 대한 중국의 향후 태도도 변수다. 중국은 아직까지 장성택 사태를 ‘북한 내부 문제’로 국한하고 있다. 그러나 그동안 장성택이 중국과 맺어 왔던 ‘끈끈한 관계’를 감안하면 김정은 체제의 향후 대내외 정책의 향방에 따라 다른 정책을 구사할 가능성은 상존한다고 봐야 한다. 지난 2월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할 때 장성택이 중국과의 관계악화를 내세워 김정은에게 자제를 권유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향후 남북관계 전망에서도 마찬가지다. 북한은 내부 정돈이 급선무이고 한국은 북한의 ‘대화 진정성’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에 남북대화는 내년 상반기 정도까지는 실종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북한이 장성택 숙청의 파장을 정리한다면 대화제의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김정은 체제의 안정성을 대내외에 과시하기 위한 효율적인 방편이기 때문이다.



 김일성의 사위이자 김정일의 매제로서 40여 년간 권력의 실세로 군림했던 장성택의 숙청이 가능했던 것은 김정은의 나이가 젊다는 점이 결정적 역할을 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권력은 부자간에도 나눌 수 없다’는 게 권력의 잔혹한 속성이다. 조카와 고모부 관계는 부자 관계에는 미치지도 못한다.



 여기에 더해 과거에 같이 일을 해본 경험이 없어 ‘과거의 추억’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젊은 지도자의 권력장악력이나 호전성은 상상을 초월한다는 사실이 이번 장성택 숙청에서 드러난 것이다. 이런 점에서 장성택 사태는 한국의 안보에도 간단치 않은 도전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만반의 대책이 요구된다. 북한이 군사적 강경노선으로 흐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안희창 통일문화연구소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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